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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6·25 참전유공자… 빈곤과의 전쟁 ‘여전’
사회 사회일반

줄어드는 6·25 참전유공자… 빈곤과의 전쟁 ‘여전’

도내 전국 최다 거주… 10년 새 2만명 타계
평균 연령 93세 빈곤율 36.7%·무소득 64.2%
道 지급 명예수당 월 3만3천원… 전국 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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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단칸방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 경기일보DB

 

“제대로 된 처우도 받지 못한 채 한분, 두분 그리고 이제는 대부분의 6·25 참전 유공자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민족 최대 비극으로 꼽히는 6·25 전쟁 74주년을 앞두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허망하게 세상을 등지고 있다.

 

이제 70대마저 찾아볼 수 없는, 남아 있는 6·25 참전유공자들 역시 허락된 여생이 다 되어가지만, 이들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마저도 빈곤과 불행으로 채워지고 있다.

 

2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는 8천830명(올해 5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참전유공자가 거주 중이다.

 

대부분 1930년대생 전후인 참전용사들의 평균 연령은 93세다.

 

참전용사들이 최고령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는 탓에 최근 들어 타계하는 참전유공자들의 수가 많아졌고 속도도 빨라졌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6·25 참전용사는 2014년에는 3만1천347명, 2019년에는 2만1천960명이었지만 올해에는 8천830명으로 10년 사이 2만명가량이 타계한 것이다.

 

많은 전우들을 떠나보낸 가운데 아직 우리 곁에 남아있는 참전용사들에게 주어진 세월마저도 녹록치 않다.

 

국가보훈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참전유공자(한국전, 월남전 포함)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율은 36.7%로 다른 보훈대상자보다 월등히 높다.

 

다른 보훈대상자의 경우 빈곤율은 10% 중반에서 20%초반에 머물고 있다.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중위소득 30% 미만의 빈곤층의 경우도 참전유공자가 5.5%로 1~3%에 머무는 다른 보훈대상자 보다 비중이 높았다.

 

또 참전유공자의 64.2%는 소득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연평균 소득은 2천149만원으로 보훈대상자 가운데 가장 적었다.

 

빈곤문제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감도 떨어진다.

 

‘2021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 삶의 행복을 측정하는 대리지표인 ‘삶의 만족’에서도 참전유공자의 지표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 지표에서 참전유공자는 전체 10점 만점에 5.1점으로 다른 보훈대상자의 삶의 만족 평균인 5.5점이며 비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에서 지급하는 참전용사 명예수당은 월 3만3천여원으로, 전국광역지자체 가운데 하위 수준의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참전명예수당의 경우 지자체의 재정 상황보다는 지자체장의 의지에 달린 경우 많다”면서 “의외로 재정이 넉넉한 수도권에서 참전유공자에 대한 지원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의지를 가진다면 참전유공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보훈부 역시 앞으로 참전 명예수당을 비롯해 의료지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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