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양양군 “종합운동장 하자 있다” 인정…품질 검증 ‘수박 겉 핥기’ 지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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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수의 계약 시공업체와 종합운동장 합동 점검
기존 이음매 벌어짐에 더해 표면 부풀음 하자도 발견
양양군 “잔디 수분 작업과 날씨로 인한 하자로 추정”
업계 “시공 품질 불량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다” 반박
계약 심의 ‘서면’만으로 진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돼
양양군 정확한 하자 원인 규명 위한 2차 점검 계획

◇지난달 13일 양양종합운동장을 방문해 육상 트랙을 확인해 보니 이음매가 벌어져 있는 부분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조잔디 주변에 위치한 육상 트랙에서는 이음매의 벌어진 틈으로 들어간 빗물이 트랙 밑에 고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 기자가 손으로 벌어진 이음매 부분을 눌러 보니 찌걱찌걱 소리와 함께 빗물이 새어 나왔다. 사진=최두원 기자

속보=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개·보수한 양양종합운동장 육상 트랙의 하자발생(본보 6월14일자 5면 등 보도)에 대해 양양군이 뒤늦게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계약에 앞서 시공 품질 검증 과정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양군은 지난 1일 육상 트랙을 시공한 A사와 함께 양양종합운동장 육상 트랙 합동 점검을 벌인 뒤 본보가 지난달 13일 제기한 이음매 벌어짐 현상 등의 하자 사실을 인정했다. 양양군에 따르면 이날 점검에서 이음매 벌어짐을 포함, 아스팔트 바닥과 트랙 시트 사이에 공기가 차올라 표면(탄성포장재)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확인했다.

해당 트랙은 양양군이 지난해 12월 13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한 A사가 강원도민체전을 앞둔 5월 말 준공했지만 불과 2주 만에 하자발생 의혹이 제기됐었다.

양양군 관계자는 “트랙 개·보수 작업 당시 운동장 잔디에 물을 공급하면서 아스팔트 바닥에 물이 고이게 됐고 그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며 “무더위로 인해 바닥에 있던 수분이 기화되며 하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부실한 시공 품질이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던 때에 시공된 경기도의 한 육상 트랙에서도 이 같은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아스콘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트랙을 제대로 접착하지 않는 등 시공 품질 불량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초 계약 심의가 ‘서면’으로 진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올 2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양양군계약심의위원회 의결서를 보면 군은 지난해 12월 중순 위원회 구성 후 자체발주(1안), 조달청 계약의뢰(2안) 중 신속한 계약 진행 등을 이유로 1안으로 결정한 뒤 1주일여 만에 A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품질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채 위원들의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받았다.

군은 장마철이 끝나는 이달 중순 시공업체와 2차 합동 점검에 나서 정확한 하자 원인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점검을 통해 하자가 발생한 원인 분석을 마치고 시공업체인 A사에게 보수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본보는 A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양양종합운동장을 방문해 육상 트랙을 확인해 보니 이음매가 벌어져 있는 부분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조잔디 주변에 위치한 육상 트랙에서는 이음매의 벌어진 틈으로 들어간 빗물이 트랙 밑에 고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 기자가 손으로 벌어진 이음매 부분을 눌러 보니 찌걱찌걱 소리와 함께 빗물이 새어 나왔다. 사진=최두원 기자
◇양양종합운동장 육상 트랙 개보수 공사와 관련한 하자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지난 5월 23일 벌어진 트랙 이음매 부분에 검정 테이프가 붙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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