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건부 휴학 승인, 의대 교육 정상화로 이어지길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길게는 9개월째 수업을 거부해 온 의대생의 휴학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별개로 의대 교육의 질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서울대 의대가 최근 의대생 휴학을 전격 승인한 데는 이런 교육적 고민이 바탕에 깔렸다고 본다.

    2024.10.07 00:44

  • 가자 전쟁 1년…미래의 전쟁 대비에 주는 교훈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이스라엘을 향한 기습 공격으로 중동의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오늘로 1년이 지났다. 이스라엘이 전쟁 상대인 하마스와 헤즈볼라 수장의 은신처를 급습한 과정에서 보여준 막강한 정보력은 국정원 등 우리 정보당국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정보 장사, 정보 수집 활동 발각으로 체면만 구겨 온 우리의 정보당국이 유사시 대비를 위한 정보력 강화의 교훈과 전기로 삼길 바란다.

    2024.10.07 00:44

소리내다 (Make Some Noise)
  • [리셋 코리아] 경직된 노동시장이 자영업 위기 불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자영업이 위기다. 자영업은 서민 경제의 역동성을 대변해 왔다. 기업가 정신의 표상이기도 했다. 지금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자영업자의 수는 2017년 568만명까지 증가했다가 2018년 최저임금 상승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2022년 551만명으로 떨어졌다. 이후 자영업자의 수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으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19%대로 떨어졌다.     ■  「 생계 때문에 창업하는 사람 늘며 자영업 무한경쟁에 생존 어려워 노동시장 유연화로 취업길 열어야 」    김지윤 기자 우리나라는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다. 각종 인허가와 규제를 극복하고 사업을 시작해도 종업원을 고용하는 것이 두렵다.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75%는 고용원이 없는 사업자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 어려우면 창업을 권한다. 창업 정책은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창업 이후 살아남는 것은 창업자의 몫이다. 생계 걱정으로 사람들이 창업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폐업을 걱정해야 한다. 일자리 정책의 막장이 창업 정책이 된 지 오래다.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너무도 많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다가 혹은 퇴직 이후 창업을 시도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업으로 고통이 시작된다. 정부의 수박 겉핥기식 교육 훈련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올라서 어렵고, 자고 나면 근처에 생겨나는 가게가 더 무섭다. 차별성 없는 가게들이 무한 경쟁하는 시장에서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 사태를 빚으로 견뎠지만, 이제 빚을 갚을 여력이 없다.   정부의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돈이 풀리고, 임대료가 올랐다. 빈 상가가 늘었지만, 임대료 상승으로 자영업도 어려워졌다. 임대료만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일상화한 배달 영업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배달앱을 이용한 배달 영업으로 비용만 늘어났다. 배달 영업은 사업 성장의 기회를 주지만, 다른 업체도 경쟁적으로 배달 영업을 채택한다. 추가적인 이익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는 더 커진다.   SNS의 발달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을 어렵게 만든다. 실내 장식을 새롭게 하고 SNS로 인기몰이하는 효과도 단기적일 뿐이다. 유행에 따라 계속 비용을 더 들여 생존하더라도, 남는 것이 없다. 누구나 쉽게 진입하고 차별화하기 어려운 자영업의 본질적 한계 때문에 위기가 발생한다.   정부는 자영업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보다는 대증요법에 매달렸다. 공공 결제 앱, 카드 수수료 인하, 도서정가제 등 대증요법은 실패했다. 인위적 수수료 인하 정책은 소비자 간 교차 보조 방식으로 시장만 교란한다. 배달 수수료 인하 등 대증요법은 단기적으로 환영받을지 몰라도, 업종 내 경쟁으로 개별 자영업자의 시장이 줄어드는 효과를 막지 못해 결국 실패한다. 생계형 소상공인 적합업종 정책은 소상공인들이 아니라 상권을 장악한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소상공인이란 이름만 빌렸지, 대기업과 협업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오히려 해를 입혔다. 사회적기본법은 자영업을 차별하는 불공정한 법이다. 대증요법은 문제를 악화할 뿐이다.   자영업 문제는 노동시장에서 풀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취약 근로자들은 갈 곳이 없다. 일할 곳을 찾다가 창업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노조, 중소기업의 노사 관행, 최저임금의 노동시장 왜곡으로 고용하기 어려운 나라다. 노동시장의 정상화가 자영업의 무한 공급을 막을 수 있다.   자영업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 근로자의 20%가 일하는 산업에서 구조조정과 경쟁력 정책이 없다. 기업형 임대업, 기업형 법률서비스, 대형 병원과 협업하는 의료서비스업, 혁신적 음식·숙박업 등으로 기존의 자영업자들이 힘을 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만이 자영업을 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 서비스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인정하고, 다양성으로 경쟁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규제와 보호가 아니라 크고 작은 사업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자영업은 생계를 위해 할 수 없어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2024.10.07 00:35

  • [리셋 코리아] 자원의 보고 몽골과 전략적 협력 나서자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몽골은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로 광활한 자연이 숨 쉬는 나라다. 이 드넓은 대지의 광활함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그 땅속 깊이에는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자원들이 숨어 있다. 몽골의 80%가 넘는 국토가 초원 지대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평온한 지표면 아래에는 청정에너지산업 발전을 견인할 핵심 광물과 우라늄 같은 전략적 자원들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이러한 자원들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들로, 세계가 새로운 기술과 에너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몽골은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초원의 광활함처럼 몽골의 자원 매장량도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으며, 그 가치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  「 우라늄 등 핵심 광물 풍부한 몽골 한국 미래 산업의 자산 될 수 있어 몽골과 에너지 협력 구축해야 」    김지윤 기자 이러한 자원의 보고인 몽골과의 협력은 한국에도 중요한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청정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선도하기 위해 핵심 광물과 에너지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지·배터리·원자력 등 한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은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없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몽골은 그 자원의 풍부함으로 한국의 에너지와 첨단 기술 산업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협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원 개발을 넘어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몽골의 자원 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실질적인 정보 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몽골에 매장된 자원들은 완전히 발굴되지 않았으며, 한국은 몽골과 함께 탐사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자원 개발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몽골과의 에너지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기적인 자원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몽골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협력 구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원자력 산업뿐 아니라, 청정에너지 및 기술 산업 전반에서 한국은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몽골 방문을 통해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라늄 개발 사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몽골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3일 울란바토르 몽골정부청사에서 냠오소르 오츠랄 몽골 내각관방부 장관과 양자회담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셋째, 한국은 몽골과의 양자 협력을 넘어 다자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몽골과 에너지 자원 개발에 관심이 있는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와 함께 협력하는 것이 자원 개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자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원 개발과 활용을 넘어 비현물 차원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국과 몽골은 기술 협력, 정책 교류, 인적 자원 개발 등 비현물 협력을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몽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기술 개발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면 양국은 청정에너지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수 있다. 또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양국이 함께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양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3일 몽골 울란바토르 몽골정부청사에서 냠오소르 오츠랄 내각관방부장관과 '한국형(K) 주소기반 몽골 주소체계 현대화 사업추진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울란바토르에서 두 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연 한·몽 미래전략포럼 같은 교류의 장은 이러한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국과 몽골은 에너지 안보와 청정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몽골과의 협력을 통해 자원 공급망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몽골의 자원들은 천연자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 산업을 책임질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 안보와 청정에너지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한국과 몽골이 손을 맞잡고 도전적인 여정을 함께 헤쳐 나간다면, 양국 모두에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2024.09.30 00:38

  • [리셋 코리아] 한류는 경제·외교의 지렛대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리셋 코리아 자문위원 몇 년 전만 해도 소프트파워를 믿지 않았다. 한류가 한국에 긍정적 국가 이미지를 제공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며, 문화산업에서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문화 강국이 소프트파워를 사용해 다른 국가의 경제적·외교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을 품었다.   내 생각이 틀렸다. 수년에 걸쳐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실제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류는 한국에 실질적인 경제적·외교적 이익을 가져다줬다.     ■  「 한류가 긍정적 국가 이미지 조성 외국인의 한국 투자에 기여하고 외교 정책 목표 달성에도 도움 줘 」    김지윤 기자 댄스 안무 사업을 하는 내 제자가 서울대에서 여름 학기 수업을 가르친 적이 있다. 유럽 출신인 그는 K팝의 창의적 안무가 세계 다른 지역의 댄서들에게 어떻게 새로운 기준을 설정했는지 나에게 설명했다. 다른 나라의 안무가들이 SM엔터테인먼트 같은 회사와 협력하고 배우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자국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 더 많은 사업을 의미한다.   이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한국 콘텐트 수출이 13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기자동차나 가전제품의 가치를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역을 훨씬 넘어선 사례도 있다. 한국은 지난해 기록적인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한국의 첨단 기술과 혁신 경제,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 미·중 경쟁이 한국의 성공에 기여한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기여했다. 한국 문화의 매력은 잠재적인 투자자·기업가와 그 가족이 서울과 한국 전역의 다른 도시로 이주하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몇 년 전 용산 서울글로벌스타트업센터에서 외국 기업인들과 인터뷰를 했다.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게 된 주요 이유는 한국의 창의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경제, 한국 정부의 지원, 한류 세 가지였다. 이들 상당수가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K팝을 듣거나, 한국 웹툰을 읽으며 자랐다. 이는 외국인 기업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다른 국가보다 한국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됐다.   외교의 세계에서 한국 정부가 한류를 이용해 긍정적 국가 이미지를 만들고,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중국에 안보 문제에서 덜 공격적 입장을 취하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이긴다면 미국이 한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프트파워는 다른 면에서 한국에 도움이 된다. 한국의 미래 대전략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많은 외국 외교관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한류와 관련해 한국에 따뜻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한류를 즐겼다. 그들이 당연히 자국의 입장을 옹호하고 홍보해야 했지만, 소프트파워는 한국 측에 협상에서 얼음을 깨는 출발점이 됐고, 때로는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공통의 관심사와 경험을 제공했다.   또 한류 스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외교 정책 우선순위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배우 이정재나 K팝 스타 ITZY 등 여러 아티스트를 동원해 부산 2030 엑스포 입찰을 지원했다. 결국 실패했지만, 이 스타들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BTS를 미래 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임명했다. BTS는 유엔에서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한국을 더 인정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정부와 아티스트 간의 이러한 협력은 일부 팬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가 많은 한국으로서는 외교적 이니셔티브 홍보에 큰 이점을 가진다.   K팝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한국인들은 BTS·블랙핑크·스트레이키즈·에스파 같은 K팝 스타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들은 한국 문화산업뿐 아니라 한국 전체에 세계인이 주목하게 한다. 이는 다시 한국인에게 더 큰 기회로 이어진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라몬 파체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리셋 코리아 자문위원    

    2024.09.23 00:32

  • [리셋 코리아] ‘모두를 위한 승리’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 2024 파리올림픽·패럴림픽이 세계인의 환희와 함께 나누는 자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관객들을 사로잡은 화려한 경기장의 웅장함과 함께 이번 올림픽은 포용성·공정성·지속가능성이라는 보편적 가치들이 조명을 받은 행사였다. 올림픽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선수들의 경기는 도전적인 세상에서 스포츠가 갖는 단합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  「 평등·포용성·친환경 올림픽 자부 한·프랑스, 우수성과 우호 다져 2030 알프스올림픽도 기대 커 」    파리올림픽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든 대륙에서 수십억 명의 관객이 인간 잠재력의 경계를 넓힌 선수들의 숨 막히는 경기를 지켜봤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열정적인 교류·응원 및 축하로 들끓었고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전 세계의 의식에 미친 깊은 영향을 강조했다. 빛의 도시와 일드프랑스에 위치한 상징적 장소인 센강, 트로카데로 광장, 콩코르드 광장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진행된 개막식·폐막식은 행사의 마법 같은 모습을 잘 담아냈다.   이번 올림픽 조직은 세심함과 대담한 선택 양면에서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프랑스는 선수·관람객·시청자들에게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경기장을 제공하기 위해 건축적·문화적 유산을 활용했다. 파리·베르사유·릴·마르세유뿐 아니라 남태평양의 타히티섬이 올림픽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등 73개 도시가 참여해 나라 전체가 이번 올림픽을 국제 축제로 만들었다. 대중적인 축제의 상징 중 하나는 3만5000명 이상의 주자들이 지난달 10일 프랑스 전역에서 모여 파리 시내에서 마라톤 선수들의 트랙을 따라 달린 ‘모두를 위한 마라톤’이었다.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프랑스의 지속적인 노력에 발맞춰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 대회를 위해 야심 찬 친환경 계획을 세웠다. 파리올림픽위원회는 광범위한 조치를 통해 이전 올림픽과 비교하여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조직위원회는 파리 시내와 파리 근교에 있는 기존 스포츠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1000대 이상의 그린 택시를 제공하는 등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프랑스 당국은 수영 종목이 펼쳐지는 독특한 경기장으로 삼은 센강 정화를 위해 역사적인 노력을 했다. 수십 년이 걸린 센강 정화사업은 다음 세대에도 유익한 사업이 될 것이다.   역사상 최초로 이번 올림픽·패럴림픽에서 여성과 남성 선수의 수가 같아 숫자 면에서 성 평등이 이루어졌다. 이번 올림픽은 또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더 많은 혼성 및 여성 경기를 도입함으로써 모든 종목이 균형 있게 보도되도록 노력했다.   동일한 포용 정신으로 프랑스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 장려라는 목표를 가지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동등하게 대했다. 패럴림픽 대회의 조직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권리와 기회를 증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온 4400명 이상의 패럴림픽 선수들을 맞이했고, 이들은 가장 포용적이고 그 어느 때보다 접근성이 높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파리 패럴림픽 경기 티켓은 200만장 이상 판매되었다. 패럴림픽 경기만 300시간 이상 TV 중계가 이루어졌다. 패럴림픽은 이 중대한 이슈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게 하는 독특하고 중대한 행사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 1월과 2월에 개최된 성공적인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이어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은 스포츠에서 양국의 우수성과 친밀한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다른 사례였다. 한국 대표단은 양궁에서 사격·펜싱·태권도에 이르기까지 권위 있는 스포츠 분야에서 엄청난 수의 메달을 획득하고 파리를 떠났다. 한국 선수들의 놀라운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   파리라는 특별한 장소가 선수들의 기량에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더했다. 알테아 로랭 선수의 금메달은 그랑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종목에서 빛났고, 궁사 김우진과 임시현 선수는 앵발리드 광장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잊을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랑스는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며 다시 한번 한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영광을 가질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     

    2024.09.09 00:33

중앙일보 주요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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