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종류의 레스토랑이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한 번 외식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가 홍콩이다. 홍콩에서는 먹는 게 국민 스포츠라고 해야 할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환경인가.
홍콩섬 센트럴에 있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안도’의 오너 셰프 아구스틴 발비(36)가 홍콩백끼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아구스틴 발비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다. 음식은 일본에서 배웠다. 일식이 기본이지만, 스페인 레스토랑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이 범지구적인 요리 이력을 바탕으로 그는 2022년 홍콩에서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리고 6개월 뒤 “독보적인 비전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미쉐린 별점을 받았다. 여기서 홍콩백끼의 질문이 출발한다. 안도의 음식은 홍콩 음식인가, 아닌가.
홍콩이 세계적인 미식 도시라는 명제는, 홍콩 음식이 맛있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선다. 홍콩은 지구촌 각 나라의 맛있는 음식이 집결한 도시라는 뜻도 포함한다. 올림픽 경기에 온 나라 운동선수가 참가하듯이, 제주도보다 작은 섬 홍콩에 별의별 나라의 음식이 죄 모여든다. 단순히 집합만 하는 게 아니다. 홍콩이라는 멜팅 포트(Melting Pot) 안에서 엉키고 섞이고 버무러져, 미쉐린 가이드가 말한 것처럼 “독보적인” 음식을 재창조한다. 하여 홍콩에는 음식에 관한 어떠한 편견도 없다. 맛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다. 『미쉐린 가이드 홍콩‧마카오 2024』가 주목한 홍콩 미식의 특징도 바로 이 ‘다양성(Diversity)’이다.
홍콩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에서 온 요리사들을 편견 없이 포용하는 도시다. 그리하여 음식 문화에 굉장한 저력과 창의성을 불어넣는다.
홍콩백끼는 지난 2주일간 광둥 요리로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 9곳을 소개했다. 오늘부터 2주일은 글로벌 요리 차례다. 전통의 광둥 요리가 아니라 다른 나라와 문화의 요리로 홍콩에서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 9곳을 소개한다. 오늘은 그중에서 아시안 레스토랑 5곳이 출연한다.
홍콩의 아시안 요리라면 일식을 첫손에 꼽는다. 미쉐린 가이드도 인정한다. 홍콩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78곳 중 일식집이 10곳이다. 의외의 발견은 한식이다. 몰랐다. 홍콩에 미쉐린 별을 거느린 한식당이 버젓이 영업 중인 사실을. 전통 한식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배운 콩국수를 기본으로 미쉐린 별을 받은 콩 요리 전문점도 있다. 잠깐, 홍콩까지 가서 굳이 다른 나라 음식을 먹고 와야 하느냐고? 다시 말하지만, 그건 정말이지 홍콩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홍콩백끼⑮ 미쉐린 산책 - 아시안 요리 목차
📍그래픽: [홍콩백끼 PICK]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18선
- 홍콩 유일의 한식 미쉐린 스타 - 한식구
- 콩국수의 재발견 - 모라
- 홍콩 힙스터의 아지트 - 야드버드
- 동서양의 맛깔스러운 만남 - 안도
- 펀자브를 아시나요 - 뉴 펀자브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