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쉐린 가이드 라인업을 전적으로 신뢰하진 않아요. 참고만 할 뿐입니다.
지난달 28일 만난 김혜준 푸드콘텐트 디렉터는 약 20년간 미식업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음식 관련 콘텐트를 소비자에게 전해 왔다. 또한 내로라하는 국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의 브랜딩을 맡아 셰프의 철학과 지향이 레스토랑에 잘 담기게 돕는 역할도 해왔다.
강민구 셰프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mingles)’와 최근 뉴욕으로 이전한 신창호 셰프의 ‘주옥’(미쉐린 2스타), 박재형 셰프의 프렌치 레스토랑 ‘오네뜨장(Honnetes Gens)’ 등 유명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만큼 그가 미쉐린 가이드에 호의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는 의외로 “미쉐린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김혜준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파인다이닝 신(scene)의 명암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안성재·최현석 셰프가 주목받는 최근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까. 두 셰프가 지나온 여정을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파인다이닝 현장에서 그들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김 디렉터는 “한국에서 파인다이닝이란 개념은 외국과 비교해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파인다이닝’은 어떤 개념으로 통용되는지, 흔히 ‘오마카세’라 말하는 코스 요리는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파인다이닝은 ‘장사의 논리’와 거리가 멀고, 마진의 한계가 명확한 시장이라고 평가받는데, 이런 상황에서 셰프들은 어떤 자구책을 펴왔을까. 그는 “현실적으로 파인다이닝은 상식적으로 이걸 왜 해? 라는 질문이 나올 만큼 결코 현실적으로 운용되기 힘든 ‘순수미술’에 가까운 영역”이라며 “그런데도 셰프들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꿋꿋이 이어가는 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전후 파인다이닝 업계는 드라마틱한 급락을 겪었다. 해외, 특히 가까운 일본의 파인다이닝과 비교했을 때, 한국 파인다이닝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국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호텔,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호텔, 신라호텔 등 호텔과의 협업엔 어떤 맥락이 숨겨져 있을까.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CJ를 비롯해 ‘화요’를 만든 소주 회사 ‘광주요’ 등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운영에 진심을 다하는 기업이 있다. 이들은 왜 파인다이닝 운영에 심혈을 기울일까.
목차
1. ‘블루리본 서베이’와 ‘미쉐린 스타’ 결정적 차이는
2. “나 안성재랑 친한 거 알지?” 최현석이 미쉐린 별 못 받은 이유
3. “형식만 가져온” 오마카세, 왜 파인다이닝 상징 됐을까
4. “흑백요리사 소용없다” 한국 파인 다이닝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5. “절대 돈 벌 수 없는 구조” 파인 다이닝 마진율의 비밀
6. ‘미쉐린 별, 일본이 한국의 4배’ 차이 벌어진 결정적 이유
7. ‘화요’ 만든 소주 회사, 왜 파인 다이닝에 진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