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이튿날 전격적으로 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한 만찬을 주도하며 당 화합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대통령실과 정부, 당의 화합을 상징하기 위한 메뉴가 준비된 것은 물론 낙선한 당권 주자들도 함께 해 당정 결속을 다짐하는 상징적인 순간이 됐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신임 당 대표 등을 향해 '수고 많았다'는 뜻을 전했고 한 후보는 윤 대통령과 러브샷을 하는 등 화합의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및 당 대표 후보 출마자, 대통령실 참모 등과의 만찬 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만찬은 대통령실이 먼저 제안해 열렸고 메뉴로는 당·정·대 화합을 의미하는 삼겹살과 빈대떡, 미역냉국, 김치김밥, 모둠 상추쌈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맥주 등 주류와 함께 술을 못 마시는 한 대표를 위해 제로콜라 등 음료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오전에 소나기가 쏟아져 피해 지역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모두 수고 많으셨다"며 모든 당 참석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어 "지난 한 달 동안 한동훈 당 대표를 비롯해 여러분 모두 수고 많았다"며 "당내 선거는 선거가 끝나면 다 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 할까' 그것만 생각하자"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에 한 대표는 "윤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똘똘 뭉치자"고 당정 화합을 강조했다.
이번 만찬은 당이 전당대회를 끝낸 뒤 이례적인 수준으로 빠른 시점에 성사됐다. 전대 기간 당권 주자들 간 극심한 경쟁이 벌어졌고 한 대표 당선 뒤 당이 내홍에 빠지거나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조기 봉합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했던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 간 만찬이 5일 만에 열린 바 있다. 당시 낙선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만찬에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모두 참석해 당정 결속을 다지는 자리의 의미를 더했다. 나경원 의원은 "우리 모두 대통령의 수석대변인이 되자"고 했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우리는 하나되는 원팀"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대화하고 배려하고 격려하자. 대통령의 성공이 당의 성공이고 모두의 성공이다"고 했다.
오후 6시 30분쯤 시작된 이날 만찬은 2시간여 이어진 끝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가 하나가 돼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혼자 해결하도록 놔두지 말고 주위에서 잘 도와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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