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증상없어 놓친다? 올해 남성암 예측 1위…전립선암

2024년, 대한민국 가장 흔한 남성암이 된 전립선암
전립선 비대증과 유사한 불편감…국가 건강검진서는 다루지 않아
50대 이상 꾸준한 PSA 검사 필요…로봇수술 도입, 직관적 수술 가능

국립암센터가 올해 예측한 남성 암 발생률. 국립암센터 제공.
국립암센터가 올해 예측한 남성 암 발생률. 국립암센터 제공.

국립암센터는 2022년부터 암 환자 발생 비율 예측 통계를 발행하고 있다. 이 중 남성의 경우 올해 가장 많이 발생될 암으로 전립선암을 1위로 예측했다. 국립암센터가 예측한 전립선암 환자의 비율은 15.8%로 폐암(14.9%), 대장암(13.5%), 위암(10.7%) 등 전통적으로 많이 알려진 암보다 발생률을 더 높게 예측했다.

전립선암은 국가 건강검진에는 다루지 않다 보니 이를 늦게 아는 경우가 많다. 고영휘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진단에 꼭 필요한 피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국가 건강검진에 빠져있다 보니 '아는 사람만 알아서 해 보는' 검사가 돼 버렸다"며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교육 수준이 높고 수입이 높은 사람일수록 발생 비율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립선 비대증과 유사하거나 증상이 없는 게 특성

요즘 TV 광고 등을 통해 전립선 비대증은 고령화 시대에 노인 남성들이 앓는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통상 50대 후반 남성에게서 서서히 발생하는 배뇨의 불편감, 즉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현상,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남아 있는 듯하며 특히 야간에 1번 이상 화장실에 소변을 보기 위해 깨어나는 증상을 가진 대표적인 질환이 전립선 비대증인데, 이러한 증상은 전립선암에 의해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이 전립선 비대증과 초기 증상이 구별되지 않다 보니 전립선암이 발견될 때는 암의 전이로 인해 허리나 갈비뼈에 통증이 발생했을 때일 경우가 많다. 고영휘 교수는 "전립선암이 작거나 여러 개의 작은 암이 전립선 내에 산재해 있다면 소변을 보는데 불편감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며 "50세 이상 남성인 경우 PSA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어떤 예방적 방법보다 우선적으로 권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치료 수단 중 하나로 로봇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전립선암 치료 수단 중 하나로 로봇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21세기 치료 전략은 로봇 수술

2000년대 들어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PSA 검사 수치, 조직검사를 통한 전립선암 세포의 형태학적 지표, 전립선을 직접 만져 검사했을 때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세 가지 지표가 모두 낮을 때는 병원 방문을 통해 계속 상황을 살피는 '적극적 감시' 방식이 사용된다. 세 지표 중 하나라도 높을 때는 고위험도 암으로 정의해 수술, 방사선, 호르몬 치료를 모두 사용하는 입체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다른 장기보다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골반 한가운데에 있는데다 방광, 직장 등 주변 장기와 다닥다닥 붙어있는 탓에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수술에 속했다. 하지만 로봇 수술이 도입된 뒤부터는 전립선암에 수술을 적용하기가 더 쉬워졌다는 게 의료계의 평가다.

고영휘 교수는 "최근에는 하나의 구멍을 통해 여러 개의 로봇팔이 들어가 수술하고 같은 구멍으로 전립선을 체외로 빼낼 수 있는 단일공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잘라낸 조직을 몸 밖으로 제거할 수 있는 크기의 구멍 하나만을 필요로 하므로 절개창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고, 그럼에도 360도 회전하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장착해 집도의가 마치 인체 내에서 직접 보는 것처럼 직관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전립선암 발병률이 올라가는 요즘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검사이기도 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전립선암 발병률이 올라가는 요즘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검사이기도 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PSA 검사가 중요한 이유

고영휘 교수는 전립선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방법으로 PSA 검사를 꾸준히 강조했다. 전립선 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하다보니 PSA검사가 전립선암 발견과 예방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50대 이상 남성의 40%가 정기적으로 PSA 검사를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7.2%에 불과하다"며 "피검사로 시행할 수 있는 간단한 선별검사인 PSA 검사를 대략 2년에 한 번 정도 시행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PSA 검사는 전립선암의 발생을 의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가 매우 심한 경우, 요도에 대한 처치를 시행 받은 경우, 장기간의 자전거 타기 등으로 PSA 검사 수치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PSA 수치가 높게 나왔을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암 발생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고 교수는 전립선암의 경우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모든 종류의 전립선 수술은 단기간의 요실금, 사정불능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며 "따라서 수술, 방사선 치료, 적극적 감시 등 각 치료법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의료진과 대화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환자에게 나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휘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고영휘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도움말 고영휘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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