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려동물 건강톡톡]강아지 산책 중 화단 내 유박비료 주의보

고소한 냄새 유박비료, 청산가리 6천배 독성
유박비료 해독제 없어 병원서 위세척 해야

강아지가 산책을 하다 화단에 뿌려진 유박비료를 먹을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강아지가 산책을 하다 화단에 뿌려진 유박비료를 먹을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날씨가 더워지면서 반려견들의 산책이 많아지고 있다.

강아지들은 산책을 하다 화단에 들어가 냄새를 맡는 것을 즐겨한다. 그러나 화단에 떨어진 음식물 등을 잘못 섭취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봄을 지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화단에 풀이 무성해 무엇이 뿌려져 있는지 알수 없다.

특히 고소한 냄새의 유박비료를 먹었을때는 생사 고비를 넘기는 일까지 벌어진다.

사료와 비슷한 모양의 유박비료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6천배 수준으로 식물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강민우 대구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강아지들이 산책을 하다 흙냄새를 따라 나무 아래를 즐겨 가는데 그곳에 개 사료와 모양이 비슷한 유박비료가 뿌려져있을 경우 낭패를 볼수 있다"며 "유박비료는 독성이 강해 식물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강아지나 고양이가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우 대구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대구 탑스동물메디컨센터 제공
강민우 대구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대구 탑스동물메디컨센터 제공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난 2021년 아파트에서 유박비료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당시 "유박비료 위험성을 공론화해 더는 뜻하지 않게 보호자 곁을 떠나는 반려동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유박비료는 피마자, 참깨 등의 기름을 짜낸 뒤 그 부산물을 주된 원료로 만든 비료로 국내 화단, 산책로, 공원 등의 생활 시설에서 흔히 사용되는 비료이다. 기름을 짜고 난 부산물로 만들어진 만큼 고소한 냄새가 나고, 형태도 사료와 흡사해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무심코 유박 비료를 섭취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유박비료가 중독 물질로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리신(Ricin)이라고 하는 독성 물질 때문이다. 리신은 피마자 씨에 함유된 수용성 단백질로 맹독이라 소량으로 사람까지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 만큼 유독하다.

유박비료에 중독된 강아지는 산책 후 몸이 축 늘어지거나 힘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구토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붓거나 근육통을 느낄 수 있다. 유박비료는 따로 해독할 수 있는 약물이 없어, 혈중으로 퍼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구토 유발과 위세척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민우 원장은 "유박비료가 흔히 뿌려지는 계절인 봄에 산책을 유의해야 한다"며 "유박비료를 먹은 것으로 의심될 때에는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처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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