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정부에 '경북 난임 부부 확대 지원사업'(이하 난임확대사업) 신설 협의를 요청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석 달 째 묵묵부답이다. 이 때문에 복지부가 난임 부부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채아 경북도의원(경산)은 6일 경북도의회의 경북도 예산안 심사에서 "경북도가 난임확대사업 신설 협의 요청을 위해 직접 보건복지부에 방문하기까지 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것은 지방정부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경북도민 A씨 부부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
박 의원은 "경북도민 A씨 부부가 31세에 결혼해 유산과 조산, 시술 등의 노력에도 모두 실패해 내년이면 마흔살이 된다"면서 "시험관 한 번에 4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매번 부담하기 너무 어렵다고 한다. 돈 때문에 아이 갖는 것을 포기하는 절망적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 경북 난임 정책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달성한 한국의 절망적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자발적으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난임 부부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없는 것은 모순이다. 지방정부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른 예산을 줄여 재원까지 마련했음에도 중앙정부는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선 9월 경북도는 경북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난임 부부에게 시술 종류에 관계없이 총 22회,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난임확대사업을 결정하고 복지부에 사회보장 신설 협의를 요청했다. 그간 시술 비용 지원이 신선배아 9회, 동결배아 7회, 인공수정 5회로 제한됐다.
현행법상 자치단체가 사회보장사업을 확장하려면 복지부의 사회보장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도는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에서 이미 유사 사업을 하고 있어서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경북도는 지난달까지 복지부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는 사회보장제도 협의 절차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일반안건은 60일 이내에 처리하게 돼 있지만, 60일을 넘기고도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것이다.
박 의원은 "복지부의 늑장 대응으로 경북의 수많은 난임 부부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술을 받아야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기본 상식인데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정립하는 복지부가 이를 알고도 뒷짐만 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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