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민지(MZ)] 수성못 인근 터줏대감 '포켓'

도시적인 느낌과 편안함 공존하는 '젠' 스타일 인테리어…서울에서도 벤치마킹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한 커피, 어떤 직원 와도 맛 변하지 않아
"손님들에게 '젊은 카페'로 기억되고파"

카페
카페 '포켓'의 입구. 이화섭 기자.

수성못 인근에는 카페가 많은 건 이미 입이 아프도록 이야기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어지간한 브랜드는 모두 있고, 호텔수성 컨벤션센터 건물 1층에도 지난번 소개한 아트플렉스(지난해 11월 12일자 매일신문 8면)를 비롯한 카페가 수성못을 바라보며 입점해있다. 많은 카페들 중 두산오거리를 지나 호텔수성으로 들어오는 '수성못길'에 위치한 카페 '포켓'은 인근의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들 중 터줏대감 역할을 자처하는 곳이다.

◆ 서울에서도 벤치마킹한 인테리어

'포켓'의 위치는 이름과 달리 수성못길가에 접해 있어 찾기는 수월하다. 그도 그럴것이 '포켓'이 수성못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장 큰 요소는 하얀색으로 도배된 외관과 통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모던한 느낌의 인테리어다.

건물 외벽은 요즘 말하는 '빈티지' 감성도 느낄 수 있는 재질의 흰색 타일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하얀 건물을 훑어보다가 2층을 보면 영어로 'pocket'이라는 노란색 글자가 눈길을 끌고 손님들의 발길까지 끌어당긴다. 2층 면적의 절반은 테라스로 꾸며져 있는데, 이곳에는 빨간색의 의자들이 있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더군다나 2층의 경우 중간에 섬이 있는 수성못 동쪽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밤 시간의 카페
밤 시간의 카페 '포켓' 외부. 노란 빛의 은은한 조명이 포근함을 준다. 이화섭 기자.

해가 지면 '포켓'은 또 다른 느낌으로 변신한다. 낮에는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던 흰색 건물은 내부의 은은한 노란색 조명이 통유리창을 통해 뿜어져 나오면서 포근함을 더한다. 2층의 둥근 조명은 마치 달처럼 손님들을 반긴다. 그렇게 '포켓'은 밤이 되면 도시의 일과에 지친 사람들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쏙 들어가고픈 포켓 주머니처럼 변한다. 이곳을 들른 한 손님은 "포근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좋았다"며 "일 때문에 포장만 해서 나온 게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들르게 된다면 매장에 머물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포켓'의 외관과 인테리어는 도형윤 대표의 손길이 하나하나 닿아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카페도 함께 운영하는 도 대표는 '포켓'의 인테리어를 직선과 원이 어우러지는 '젠'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꾸몄다. 수성못이 도시의 쉼터이기 때문에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함께 주면서 편안한 곳으로 느낄 수 있게끔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도 대표는 "카페가 문을 열었던 초기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던 굉장히 독창적인 스타일로 평가받았다"며 "그래서 4, 5년 전에는 서울 등지에서 '포켓'의 인테리어를 벤치마킹하려고 내려와서 보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카페
카페 '포켓'의 직원들이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화섭 기자.

◆ 훌륭한 커피 맛 안 보고 가면 섭섭해

도 대표는 "'포켓'이 인테리어로 주목받긴 했지만 커피와 음료도 매우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커피 원두의 경우, 도 대표 뿐만 아니라 '포켓'의 직원들이 계속 확인해가면서 커피의 맛과 품질을 알게모르게 개선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켓'의 커피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할 경우 포타필터(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분쇄한 커피 원두를 담아 끼우는 도구)에 탬핑(분쇄한 커피 원두를 포타필터에 눌러다지는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에 어떤 직원이 와도 커피 원두가 변하지 않는 한 커피 맛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 방법으로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택했다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지점은 커피 종류에 따라 원두를 달리 쓴다는 점이다. 지난번 소개했던 대구지역 '라떼 3대장'(지난해 12월 10일 매일신문 8면)처럼 라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가 아닌 다음에야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라떼 원두를 구별해서 쓰는 곳은 찾기 힘들다. 거기에 디카페인 원두도 있어서 총 3종의 원두를 커피에 따라 달리 사용한다.

커피에 자신이 있었던지라 한 때 '포켓'에는 유럽의 카페처럼 에스프레소를 서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바' 공간도 있었다. 지금은 인테리어를 중간에 재정비하며 없어졌지만, 대구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한 시도이기도 했다.

바닐라빈 라떼도 주목할 만한 음료다. 바닐라파우더나 시럽이 아닌 바닐라빈을 직접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바닐라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료다.

카페
카페 '포켓'의 아포가토(왼쪽)와 아이스크림 라떼. 이화섭 기자.

◆ '젊은 카페'로 기억되고 싶은 곳

'포켓'의 메뉴 중에는 건물의 흰색 외관을 보면 떠올릴 수 있는 아이스크림 관련 메뉴도 다양하다. 아이스크림 라떼를 포함,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는 '아포가토'와 라떼 위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는 아이스크림 라떼도 여름이 되면 많은 손님들이 찾는 인기메뉴다.

베이커리 종류도 놓치면 아쉽다.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와 디저트 과자 종류가 있는데 때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찾던 당근 케이크와 딸기 철을 맞아 만든 딸기 케이크 등 4 종류의 케이크와 차게 해서 먹는 슈크림, 그리고 마들렌, 테린느, 버터바 등 다양한 과자류도 손님들의 눈길과 손길을 붙잡는다. 한 네티즌은 "치즈케이크가 겉보기에는 양이 적어보여서 맛 없으면 화내려고 했는데 맛을 보니 화를 낼 수가 없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카페
카페 '포켓' 2층의 모습. 통유리창 너머로 수성못 동쪽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화섭 기자.

독특한 외관과 인테리어,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커피의 맛, 다양한 베이커리류 때문에 '포켓'은 이미 대구의 젊은이들이 수성못에 오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됐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기반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도 '포켓'의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2층의 노란 'pocket' 간판과 통유리창 너머 보이는 수성못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젊은 손님들도 많다.

도 대표는 '포켓'이 대구시민들에게 '젊은 카페'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도 대표는 "수성못 인근의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들을 비교해보면 '포켓'이 가장 젊은 감각으로 승부하며 실제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젊은 사람들이 많다"며 "직원들에게도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도록 '젊은 카페'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