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지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계엄령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개인투자자가 국내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탄핵 가결' 냄새 맡았나…개미들 뭉칫돈 들고 베팅한 곳이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4~13일 8거래일간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를 각각 897억2153만원, 1583억749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ETF는 각각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비상계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투자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에 진입하지 않는 한 코스피지수의 고점 대비 최대 하락 폭은 25% 내외로 결정되곤 했기 때문이다. 2004년 ‘차이나쇼크’ 및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23.1%),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및 유로존 사태(-25.9%), 2018년 미·중 무역전쟁(-26.6%) 등이 대표적 사례다. 계엄령 사태로 코스피지수는 7월 고점(2896) 대비 연저점(이달 9일·2360)까지 18.51% 하락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0.5% 상승한 2494.46에 거래를 마쳤다. 계엄령 직후인 4일 이후 9일까지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는 각각 4.2%, 7.4% 하락했다가 10일 이후 각각 4.86%, 3.17%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는 계엄령 직전(2500.10) 부근까지 회복을 마쳤다. 9일 저점 이후 KODEX 레버리지는 10.08%,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14.48% 급등했다.

특히 14일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돼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계엄령 사태가 정점에 달하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지만 계엄 사태 수습 과정이 가속화하며 증시도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