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31일 “분리막을 제조하는 충북 청주공장 유동화를 추진 중”이라며 “연내 (매각) 계약 체결이 목표”라고 밝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분기 FCW(플렉시블 커버 윈도) 사업을 중단한 뒤 매각 절차를 밟는 데 이어 청주공장까지 매각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FCW 설비는 잠재 매수 기업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었고, 연내 매각 계약을 체결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만큼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非)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국내엔 충북 청주와 증평에 분리막 공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대 납품처인 SK온이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자 분리막 공급도 감소하고 있다. 2분기 기준 국내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30%에 그쳤다. 중국 공장은 20%대 초반, 폴란드 공장은 40%대 초반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2분기 매출 617억원, 영업적자 587억원을 냈다고 공시한 배경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적자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회사 측은 유럽 배터리 기업과 북미에 공급하기 위한 중장기 계약을 이르면 8월 맺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6월 공급 계약을 맺은 북미 기업엔 이달부터 제품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북미 5개 배터리, 완성차 기업과 신규로 장기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북미에 분리막 코팅 설비 건설 여부를 내년 1분기에 결정할 예정이다.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의 향방과 전기차 수요에 따라 코팅 공장을 신설할지는 가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 고객사들이 중국산 제품 사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을 통해 현지에서 코팅한 분리막을 이용해 전기차를 만들 경우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팅 라인만 지으면 투자비를 크게 아낄 수 있지만, 중국 분리막 원단(원재료)를 원천 차단할 수 없는 점은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