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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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판하자 마리화나(대마)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부통령의 출마 가능성에 수혜주로 언급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제조 및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바이오가 29일 코스닥시장에서 9.18% 급등하며 52주 신고가인 46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ED 부품,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으로 의료용 대마 재배 및 대마 성분 연구를 준비 중이다. 최근 미국 대마초 합법화 수혜주로 여겨지면서 최근 한 달 사이에 59.72% 폭등했다.

의약품 및 화장품 수탁생산 기업 아이큐어는 6.30% 오른 3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이큐어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약류취급학술연구자' 승인을 받았다. 마약류로 분류된 대마초를 학술 연구 목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면허다. 이 회사는 대마의 주요 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을 활용한 경피흡수 패취제 등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다. 한 달 새 29.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필름 생산기업 오성첨단소재도 55.28% 뛰었다. 대마 연구·개발 기업 카나비스메디칼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서 관련주로 묶이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제조 및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바이오(59.72%)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현지에서 의료용 카나비스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애머릿지(170.33%)도 가파르게 올랐다. 캘리포니아 소재 판매점에서 식음료, 오일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소재 및 완제품 제조사 엔에프씨도 이날 3%대 강세를 보였다. 엔에프씨는 2021년 경북 안동에 '대마 천연물 연구소'를 열고 대마 추출 방법을 연구 중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소식에 대마 물질을 연구하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신 유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한 TV토론회에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과거 뉴욕시 라디오방송 WWPR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마초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대마초를 피운 적이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의 아버지는 대마초 사용이 합법화돼 있는 나라인 자메이카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대마초 사용·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주 정부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다. 미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프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대결에서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자 '해리스 트레이드' 수요가 몰린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책적인 이슈에 따라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현재 대마초 관련주의 주가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4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1억원의 적자를 냈다. 애머릿지도 1분기 34억원의 영업적자, 엔에프씨도 같은 기간 17억원의 손실을 봤다.

대마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시장 경보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26일 오성첨단소재에 대해 단기과열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우리바이오도 스팸관여과다종목으로 29일 하루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에 앞서 24일엔 단기과열종목으로도 분류됐다. 애머릿지도 이달 18일과 19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상위 20개 계좌가 애머릿지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매수 관여율)이 40%를 돌파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는)기업의 기본 펀더멘탈(기초체력)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이슈에 편승하는 '묻지마 투자'는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