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의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가 반경쟁 행위 혐의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의 모회사다.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ETR)에서 딜리버리히어로는 전 거래일보다 7.19% 하락한 19.5유로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7.42유로까지 떨어지며 하락 폭이 20%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최근 1년 딜리버리히어로 주가(사진=CNBC)
최근 1년 딜리버리히어로 주가(사진=CNBC)
전날 딜리버리히어로가 EU 집행위로부터 4억330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영향이다. EU 집행위는 경쟁 규칙을 위반한 기업을 조사해왔는데, 음식 배달 기업의 경우 서로의 직원을 채용하지 않기로 협의하고 사업 비밀을 공유했으며 경쟁 지역을 서로 합의한 혐의 등이 있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022년 7월과 작년 11월 두 차례의 조사를 받았다.

벌금 액수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투자업계는 벌금 부과 가능성 자체가 주가에 악재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한 애널리스트는 “벌금은 잠재적으로 그룹의 잉여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면서도 “벌금 부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딜리버리히어로는 2016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푸드판다를 인수해 아시아 사업을 확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을 2020년 4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황기였던 팬데믹 이후 성장 둔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일부 자산을 매물로 내놨다.

5월에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대만사업부인 푸드판다를 우버에 팔았다. 총 매각 대금은 12억5000만달러였다. 지난 1월에는 경쟁사인 영국 딜리버루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보통주 6820만주로 지분율은 4.5%, 당시 기준 8300만파운드(약 1400억원)어치로 계산된다. 이때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매각 대금을 통상 기업 활동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