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 금지하더니 재고 쌓여…인도, 수출 제한 해제 검토[원자재 포커스]
‘쌀 수출 금지’ 1년…재고 쌓인 인도
전년 대비 재배 면적도 확대
수출제한 완화 시 국제 쌀 가격 하락 기대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지난해 7월 쌀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공급 과잉 사태를 맞이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수확기 이전에 일부 품종의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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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인도 정부가 고정 관세를 부과해 백미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반숙 쌀(패르보일드 라이스) 수출에 대한 20% 세금을 폐지하고 대신 화물의 과소 송장을 막기 위해 고정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인도가 국내 식량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쌀 가격은 치솟았다. 인도 정부는 작년 7월에 인도 전체 쌀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비(非) 바스마티 백미 수출을 금지했고, 8월에는 양파에 수출 관세 40%를 부과했다. 반숙 쌀에 부과하던 20% 관세는 올해 3월 말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인도 정부는 이를 무기한 연장했다.

하지만 이는 공급 과잉을 낳았다. 미국 농무부(USDA) 추산 결과 해당 조치로 인해 기록적인 쌀 재고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일 기준 재고는 전년 동기(4142만톤) 대비 21.8% 증가한 5046만톤으로 집계됐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4~5월 총 쌀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290만톤, 비 바스마티 쌀의 수출량은 같은 기간 32% 급감한 193만톤이다.

시장에서 쌀 가격은 약 2개월 만에 연중 최저치에 근접했다. 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국제 쌀 선물(10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cwt(1cwt=45㎏) 당 0.07달러(0.41%) 상승한 17.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4달러대를 기록했던 1년 전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5월 초보다는 8.8% 떨어지는 등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블룸버그 통신은 수출 제한 완화 조치가 아시아 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쌀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는 남아시아 국가에 식량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베냉,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토고 등 서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에도 호재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쌀 파종이 한창이다. 7월에 파종은 최고치를 찍고 9월부터 수확에 돌입한다. 인도 농업부는 강수량이 회복하면서 8일 현재 쌀 재배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600만헥타르라고 조사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