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들어선 새 정부들이 ‘독이 든 성배’를 건네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정지출이 사상 최고치로 늘어나 재정적자가 쌓이고 있지만 이를 개선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새로운 의회를 선출하는 영국 해협 양안의 유럽 국가는 공공 부채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과 예산 적자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난망하다. 국방비, 노령연금 등 공공 부문마다 돈이 들어갈 곳은 많아지고 있다.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차입 비용은 급증했다. WSJ는 “이 모든 상황은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하는 등 ‘재정 절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가리키지만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이에 대한 대비를 이해시키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지출 공약을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지난 4일 보수당을 제치고 14년 만에 집권에 성공한 노동당은 국민건강서비스 등 공공 서비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왔다. 이저벨 스톡턴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 선임 경제학자는 “공공 부채 이자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전후 그 어떤 의회보다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2007년 43%에 불과하던 영국의 GDP 대비 공공 부채 규모는 2019년 86%에서 올해 104%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리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