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청년 사이에서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가능한 한 많이 저축하는 ‘보복 저축’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팬데믹 이후 억눌린 소비 심리를 분출하며 월급보다 비싼 물건을 사던 ‘보복 소비’가 유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월 지출 5만원’ 같은 극단적인 저축 목표를 설정하는 중국 청년을 SNS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인정에서 식사하거나 쇼핑할 때 할인과 혜택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SNS에서 매일 예산과 지출을 공유하며 서로의 충동 구매를 막아주는 ‘저축 파트너’도 중국에서 인기다. 작년 한국에서 유행하던 ‘거지방’과 비슷하다. 중국 SNS 샤오훙슈에서 ‘샤오자이자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26세 여성은 월 지출을 300위안(약 5만7000원)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하루 세끼를 9.5위안(약 1800원)에 해결하는 모습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CNBC는 보복 저축이 확산하는 이유로 중국 청년의 일자리 부족을 지적했다. 중국에서 16~24세 실업률은 지난 5월 14.2%로 평균 5%를 훨씬 웃돌았다. 중국 교육 컨설팅 기관 마이코스에 따르면 작년 중국 대졸자의 평균 월급은 6050위안(약 114만원)에 불과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위안화 예금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지아 먀오 미국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 조교수는 “청년이 소비를 거부하는 것은 중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이들은 일자리를 찾기 힘들거나 소득을 늘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 돈을 아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