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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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동훈 당대표 후보(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동의 여부를 타 원외 인사들에게 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나경원 후보의 당대표 선출을 조직적으로 저지했던 ‘연판장 사태’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원외 인사들 사이에서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연판장을 작성하고 있다는 한국경제신문 보도(6일)와 관련해 7일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고 SNS에 올렸다. 그는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국민의힘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일부 원외 인사들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희룡 후보 측이 김건희 여사의 사과 요청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한 후보의 사퇴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를 받은 원외 인사들에 따르면 이들은 구체적으로 △회견장에 참가하거나 △이름만 올리거나 △참여하지 않는 안 등 세 가지 안을 두고 선택을 요구했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의혹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보낸 문자를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게 사퇴를 요청하자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총 30명을 목표로 원외 인사들의 동의를 모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관해 원희룡 캠프 측은 “캠프 내부를 전수조사한 결과가 원외 인사들이 연락을 하는데 전혀 관여한 적이 없으며, 7일 기자 회견을 잡을 계획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원희룡 후보는 그간 지속해서 '문자 읽씹' 사건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나경원 후보도 이를 '해당행위'라고 표현하는 등 다른 당 대표 후보들도 일제히 비판의 수위를 높여 왔다.

한 후보는 SNS에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사과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후보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스냐 노냐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며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연/정소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