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노원구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영끌족 성지로 불리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2030 영끌족 매수세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전용면적 180㎡는 지난 5월 9억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2017년 종전 신고가인 7억3000만원보다 1억9500만원 오른 액수다. 같은 달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 전용 84㎡도 5억1300만원에, 도봉구 창동 '세인트라디움' 전용 52㎡는 2억375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이들이 늘면서 노도강 지역까지 온기가 퍼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법원등기정보에 공개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수한 비율이 42.8%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40%를 넘은 것은 2021년 10월(41.2%)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35%에 그쳤지만, 한 달 사이 7.8%포인트(p) 늘었다. 최저 연 1%대에 주택 구매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을 연 1.2~3.3%의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정책대출을 낀 내 집 마련 수요가 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도 6월 기준 전달 보다 6조원 늘며 7개월 만에 최대로 늘었다. 주담대 증가 폭이 5조7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반기에는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기준이 완화한다. 당초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보다 낮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 2억원, 내년부터 3년간은 2억5000만원으로 소득 기준이 상향된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영끌족 매수세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월셋값이 계속 치솟고 있는 것도 영끌족 주택 매수세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하락하면서 이 기회에 영끌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