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4개월來 최고가, 석유 버리는 美에너지 기업 [원자재 포커스]
체사피크, 석유 부문 구조조정
탈석유 나선 셰일가스 선구 기업
LNG 수출 기업으로 변신 중


미국의 대형 천연가스 생산업체 체사피크에너지가 석유 부문 자산매각에 따른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체사피크는 셰일 암석을 깨트려 석유와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공법인 프래킹 기술을 최초로 고안하며 미국의 셰일 가스 혁명을 선도했던 기업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사피크는 이글포드 자산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체사피크는 미국 텍사스 남부 이글포드 셰일 유전 다수 지분을 지난해 영국 화학기업 이네오스(INEOS)에 넘겼다. 이글포드 유전은 생산량 일일 약 3만6000배럴 규모며, 거래액은 약 14억달러에 달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지난해 연말 나머지 소수지분도 실버보우리소시즈에 7억 달러에 매각하며 순수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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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시티에 본사를 둔 체사피크는 지난 1월 천연가스 기업 사우스웨스턴에너지를 74억달러에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체사피크는 미국 최대 천연가스 업체에 등극할 전망이다. 해당 거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체사피크와 사우스웨스턴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총 일일 74억입방피트에 달해, EQT의 일일 생산량 55억입방피트를 크게 웃돈다.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가 커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캐나다에서 산불이 발생해 공급 차질이 예상되자 천연가스 가격은 강세로 전환했다. 이날 미국 헨리허브(HH) 천연가스 근월물 가격은 100만BTU(열량 단위) 당 2.65달러를 넘어서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아직도 미국 가스 재고량은 5년 평균 대비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1분기까지는 미국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은 따뜻했던 겨울 때문에 재고가 쌓이고, 수요도 예상보다 부진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천연가스 가격이 약 20% 하락하기도 했다. 체사피크와 EQT 등 다수의 회사는 이에 대응해 생산량을 줄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인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천연가스가 석탄을 대체하는 발전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