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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치킨 먹지 마" 제주 해수욕장 '평상' 갑질?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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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치킨 먹지 마" 제주 해수욕장 '평상' 갑질? 알고 보니…

입력
2024.07.08 16:30
수정
2024.07.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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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재해수욕장서 6만 원 평상 대여
"외부 치킨 먹지 말라더라" 하소연
평상 업체, 평소엔 외부음식 허용
직원-치킨집 업주 갈등 탓 손님 피해
직원 "손님과 사장님께 죄송" 사과

갑질 논란 의혹이 제기된 제주도 협재해수욕장 인근 한 업체가 운영 중인 평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갑질 논란 의혹이 제기된 제주도 협재해수욕장 인근 한 업체가 운영 중인 평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도 한 유명 해수욕장에서 내국인 관광객이 평상을 빌렸다가 갑질을 당했다는 후기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제주도가 비계삼겹살과 바가지 물가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와중에 갑질 의혹까지 제기되자 제주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은 누리꾼의 댓글이 잇따랐다. 그러나 한국일보 취재 결과 이번 사건의 진상은 '갑질'과는 조금 달랐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수욕장에서 갑질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원본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8일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 4인 가족은 최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 놀러 가 편의점 근처에 있는 B업체에서 6만 원을 주고 평상을 대여했다. 평상을 2시간 정도 사용한 뒤 해변에서 받은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 전단지를 보고 치킨을 주문했다.

그는 "샤워 후 치킨이 도착해 먹으려고 하니 주인이 오더니 자기네 가게와 연관된 업체가 아니면 평상에서 먹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 돈 내고 빌린 평상에서 먹는 건데 문제가 있냐'고 물었더니 무조건 안 된다고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있어서 돈을 더 주면 여기서 먹을 수 있는 거냐, 사전에 고지도 없이 갑자기 이러는 게 어딨냐고 얘기해도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며 "자기들과 제휴가 된 업체만 가능하니 OO치킨은 평상에서 먹으면 안 된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A씨 가족은 1시간이 지나 호텔에 가서 치킨을 먹었다고 한다.

A씨 가족이 호텔로 되돌아가 1시간 뒤 먹은 치킨. 온라인 커뮤니티

A씨 가족이 호텔로 되돌아가 1시간 뒤 먹은 치킨.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상에는 "그러니까 제주도를 왜 가냐. 이런 일 당하려고 가는 거냐", "제주도는 왜 매번 상인들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조용히 앉아만 있다가 가라는 건가. 마음대로 음식도 못 먹겠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나는) 협재해수욕장 가서 배달음식 잘 시켜 먹었는데 못 먹게 한 게 사실인가", "외부 음식이랑 싸온 음식도 잘 먹었는데 이날만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닌가" 같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B업체 "직원 개인 문제... 원래 시켜 먹어도 된다"

그러나 B업체는 일종의 해프닝이었을 뿐 외부 음식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는 평소 외부 음식을 허용하고 있지만, 문제의 치킨집 업주와 개인적 갈등이 있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이날만 유독 평상 내 취식을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가족이 방문했을 당시 응대했던 아르바이트생 C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치킨집 사장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 있는데, 마침 그분이 배달오신 것을 보고 당황해 외부 치킨을 먹으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원래는 음식을 싸 오셔도, 다른 치킨집에서 배달을 하셔도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사장님이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 묻기도 전에 손님이 10분도 채 안 돼 자리를 떴다"며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해 상황이 악화됐는데, 손님에게도 저희 가게 사장님께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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