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경기 지역서 중형버스 운전
단순 '고령자 운전미숙' 탓 어려워
가해자 "차량 급발진" 주장에
"브레이크 등 들어왔었다" 반박
1일 밤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사고의 가해자 A(68)씨가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 운전기사로 확인됐다. 사고 원인을 두고 A씨가 고령임을 감안해 운전미숙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론 경력이 많은 전문가로 평소 무사고 운전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A씨는 경기 안산 소재 한 버스회사에서 1년 4개월째 촉탁직으로 근무했다. A씨는 평소 승객 20여 명이 탑승하는 9m 길이의 중형버스를 운행했다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본보에 "과거에도 버스운전 경력이 상당한 직원이었고, 근무하는 동안 다른 사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사고 직후 A씨와 연락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A씨에 대한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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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가해, 전체 교통사고 5건 중 1건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전날 A씨가 몰던 제네시스는 사고 직전 웨스틴조선호텔 쪽에서 시청역 방향으로 역주행을 했다. A씨 차량은 다른 차들을 차례로 추돌한 뒤 횡단보도로 돌진하면서 인도 위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개된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보면 A씨 차량이 행인들과 충돌한 뒤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면서 멈춘 정황이 나타나 "급발진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한 누리꾼은 "왜 급발진 사고는 모두 60대 이상 운전자들이 주장하는지 의심스럽다"며 "공개된 영상만 보면 A씨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한 것 같다"고 했다.
A씨의 사고로 고령자 운전에 따른 사고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야기한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17.6%)보다 늘었다. 정부는 현재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 갱신 땐 인지능력 검사 및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의 경우 교통안전교육이 의무가 아닌 권장 대상이다.
다만 A씨가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일반적인 고령 운전자가 아니라 무사고 운전을 해 온 전문 운전기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고령자의 운전 미숙 탓으로 몰아가기는 어려우며,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 "철저한 사고 진상규명 필요"
당정은 대규모 참사를 부른 사고의 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관계당국은 사고 경위를 철저히 파악해 유사사고의 재발 방지 및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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