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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차량 결함보다 가해 차량 운전자 쪽 과실에 무게를 둔 분석 결과를 경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목요일 국과수에서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전반적으로 실체적인 진실에 근접했다. 사고 운전자 조사를 하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조 청장은 “구체적 감정 결과는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수사 과정에 악용될 수 있어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도, ‘국과수 감정 결과가 운전자 과실’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 “오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운전자 쪽 과실에 무게를 둔 감정 결과가 나왔음을 시사한 것이다.

국과수 감정 결과에는 사고기록장치(EDR)분석 결과 운전자가 가속페달(액셀)을 밟았다는 취지의 분석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브레이크 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 또한 국과수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감정 결과에 대해 사고기록장치(EDR) 분석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근거가) 있었고,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서도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며 “(분석결과는) 심증을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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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사고기록장치가 사고 당시 조작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핵심적 자료로 여겨졌으나, 전자제어방식인 가해 차량(제네시스 G80)의 특성상 전자제어장치(ECU)를 포함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청역 인근 웨스틴 조선 호텔을 나서면서 시작된 급가속과 역주행 과정에서 대형 참사로 이어진 시청역 교통사고 원인과 관련해, 그동안 사고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딱딱했다’는 등 차량 결함을 주장해왔다.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해 차량 운전자 조사는 두 차례 진행됐다. 경찰은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따져 조만간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조 청장은 “사고 운전자를 상대로 확인은 안 할 수 없지만 더 이상 수사할 게 없을 거 같다”며 “(가해 차량 운전자의) 진술은 진술대로 존중하되, 우리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최종적 진실로, 자료는 진실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