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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장에서 한바탕 폭소가 쏟아졌다. 난데없이 성경책도 등장했다. 성경책을 손에 쥔 전현희 최고위원의 말에 이재명 대표도 웃음을 터트렸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39권 929장 23145절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구약성경을 외우는 신공을 지금 당장 공직선거법 수사에 착수해서 검증하기 바랍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대선에서 손바닥에 ‘왕’자를 새겨서 무속 논란으로 위기에 처했다”며 “그랬더니 ‘배우자가 구약 성경을 다 외운다’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암시하는 윤석열 후보의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성경책을 들어 보이며 “제가 오늘 구약성경을 가져왔다. 저도 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절대로 못 외운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발언이 ‘당선 목적에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고 싶으면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39권 929장 2만3145절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구약성경을 외우는 신공을 지금 당장 공직선거법 수사에 착수해서 검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의원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자 시절 김건희 여사가 ‘구약을 다 외운다’고 말한 것을 들어,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꼬집은 것이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허위 사실 유포’에는 눈 감고,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을 ‘잘 알지 못 한다’고 발언한 것에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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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 발언 직후 이 대표는 표정을 가다듬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사실 이런 거짓말을 해도 죄가 안 되는 것”이라며 “선거법에 이런 것은 처벌하지 못하게 돼 있다. 인식에 관한 것이고, 종교 신앙에 관한 것이라서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이렇게 했으면 아마 외우냐, 못 외우냐 해서 징역 5년쯤 구형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옆에 앉은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을 번갈아 보면서 “지금 하필이면 양쪽에 안수집사님들이 계신데, (구약성경을) 외우십니까? 못 외우시지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저도 군대에 있을 때 구약 39권 중 한 권인 시편 150편을 한 번 외워보려고 도전해 본 적이 있는데, 김 여사께서 구약 39권을 다 외웠다니 존경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대표는 “저희가 웃고 있지만 검찰 권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인데 공정이 생명”이라며 “성경을 다 외운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은 처벌 대상도 아니고 웃어넘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것을 불공평하게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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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폐기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대표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라고 하는 상하이가 28일에 소비촉진을 하기 위해서 약 5억 위안의 쿠폰을 발급한다고 한다”며 “중국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안 하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역시 “식용 개 한 마리당 60만원 지원이 되고,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은 절대 할 수 없다는 태도에 국민이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는 농장주에 1마리당 폐업 시기별 최대 60만원을 지원하는 ‘개식용종식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민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