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팔이’ ‘이재명 뒷담화’로 강성 지지층과 대립
전대 현장 정견발표때도 당원들 비난·야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결국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초반 선두를 달리던 정 후보는 전당대회 중반부 ‘명팔이’(이재명 팔이), ‘이재명 뒷담화’ 논란 등으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사면서 득표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18일 정 후보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11.70%를 기록하며 당선권(5위) 밖인 6위에 그쳤다.
민주당은 대의원(14%)·권리당원(56%)·일반여론조사(30%)를 합산해 당 지도부를 선출했다.
정 후보 득표율은 대의원 9.17%, 권리당원 13.26%, 일반여론조사 9.98%였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당선권 5위에 올랐지만, 대의원 투표(7위)와 일반여론조사(6위)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최종 낙선했다.
경선 초반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득표율 1위였던 만큼 정 후보의 탈락은 전대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정 후보는 선거 도중 이 대표 뒷담화 논란으로 강성 당원들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정 후보가 논란을 해명하면서 강조한 명팔이 발언에 논란이 더 커지면서 누적 득표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박원석 전 의원이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며 “(정 후보가)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등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정 후보는 이를 해명하며 “이재명 전 대표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 하는 정치, 실세 놀이를 하는 이들을 도려내겠다”며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한 것이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 후보 정견발표에는 강성 당원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결과적으로 6위에 머무르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최고위원 경선 1위는 김민석 후보(18.23%)가 차지했다. 이어 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순으로 당선권에 안착했다.
특히 ‘강성발언’으로 주목받았던 후보들이 선전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의 경우 지난달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논평 속에 등장한 ‘한미일 동맹’ 표현을 지적하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발언해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가 늘었다.
전대 막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살인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전현희 최고위원은 최종 2위로 당선됐다.
나아가 김민석 최고위원과 한준호 최고위원 등 이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섰던 후보들이 나란히 지도부에 입성하며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총선을 전후해 힘을 잃은 비명계 입지가 전대를 거치며 한층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