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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 추출물로 만든 필름, '완전 생분해'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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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 추출물로 만든 필름, '완전 생분해' 달성

2024.09.25 12:04
갑오징어. 위키미디어 제공
갑오징어가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국내 연구진이 생분해 가능한 미래 전자 소재를 개발했다. 완전히 생분해가 되는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AIST는 명재욱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클라라 산타토 캐나다 몬트리올공과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대부분 생분해되는 '세피아 멜라닌' 소재 기반 전기 활성 필름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매년 약 6000만 톤에 이르는 전자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전자폐기물은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납(Pb), 카드뮴(Cd)과 같은 중금속이나 폴리염화비닐(PCB) 등 유해 화학물질을 자연에 유출해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생분해성 유기전자소재가 기존 전자제품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유기전자소재란 멜라닌, 타닌, 이모딘, 리그닌, 도파민 등 화학 구조상 전자공액계인 물질을 뜻한다.

 

KAIST-몬트리올공과대 연구팀은 갑오징어에서 추출할 수 있는 세피아 멜라닌 성분에 집중했다. 세피아 멜라닌은 생분해성, 저독성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 전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세피아 멜라닌을 이용해 친환경 필름을 만들었다. 세피아 멜라닌-셸락 잉크 복합체를 은 기반의 전극 패턴의 종이 위에 인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퇴비화 조건에서 분해를 시작해 85일 만에 약 97%가 생분해됐다. 육안으로 봤을 때를 기준으로는 20일 이내에 완전히 분해됐다. 연구팀은 주사전자 현미경을 통해 박테리아가 인쇄 필름의 생분해에 관여해 퇴비 미생물 군집이 표면에 형성된 점도 확인했다. 

 

인쇄 필름의 생분해 산물이 생태독성을 띠는지 조사하기 위해 쥐보리, 메리골드 2개 식물을 대상으로 독성 실험을 진행했다. 생분해된 필름을 퇴비로 뿌린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라는지 관찰하는 실험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각 식물은 잘 자랐으며 독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필름의 전기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0-4지멘스퍼센티미터(S/cm)의 전기전도도를 나타냈다. 일반 금속이나 고성능 전자 재료에 비해 낮은 전기전도도지만 생분해성 및 친환경 특성 덕분에 환경 센서, 생체 디바이스, 일회용 전자제품 등 응용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명 교수는 “세피아 멜라닌, 셸락과 같은 널리 쓰이지 않는 바이오 기반 물질을 활용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기활성 필름을 구현한 최초 사례"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전자 디바이스 구현을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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