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열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열전 신소재를 개발했다. 버려지는 열에너지(폐열)를 회수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인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열과 전기를 상호변환할 수 있는 열전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줄(Joule)'에 지난 7일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열전 기술은 열과 전기를 변환하는 기술로 고체 형태의 열전 반도체 소재로 구현된다. 발전 과정에서 소음이나 진동, 화학 물질 등이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이지만 재료의 성질에 좌우되고 열전 소재의 성능이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열전 소자는 각각 정공( 전하)이 많은 p형, 전자(-전하)가 많은 n형 반도체를 접합해 만든다. 접합면에 열을 가하면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정공과 전자가 각각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 최근 열전 성능이 높은 p형 소재는 개발되었지만 이와 함께 쓰일 n형 소재가 그동안 개발되지 않았다.
열전 소재의 성능은 전기전도도가 높으면서 열전도도는 낮을수록 성능이 좋다. 연구팀은 고체의 결정구조를 원자 단위에서 조작하며 열적 성질과 전기적 성질을 독립적으로 제어해 열전성능지수를 2.23까지 끌어올렸다. 열전성능지수는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을 나타내는 지수다. 연구팀은 학계에 보고된 n형 소재 중 최고 성능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전에 가장 성능지수가 높았던 PbTe계 열전 소재는 성능지수가 1.9 정도"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우주선과 탐사 로버에 사용된 소재"라고 말했다. 이어 "PbTe계 열전 소재는 매우 희귀한 원소인 텔루륨(Te)이 필요해 값이 비쌌지만 이번에 개발한 열전 소재는 주 재료인 셀레늄(Se)이 텔루륨보다 60배 정도 많이 매장돼 있어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의 약 80%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생산된 에너지의 67%는 열에너지로 버려진다고 알려졌다.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하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