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험한 얼음 지형을 자율적으로 탐사할 수 있는 뱀 모양 탐사로봇을 개발했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를 탐사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아고 스테군 바케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얼음 표면을 자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뱀 모양의 탐사로봇 'EELS(Exobiology Extant Life Surveyor)'를 개발했다고 1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로봇은 토성의 '얼음 위성'인 엔셀라두스 탐사를 목표로 설계됐다.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있고 그 안에 깊이 48km에 달하는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닷물은 지표 틈새로 분출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엔셀라두스의 바다에 유기화합물과 인(P) 등 생명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가 모두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엔셀라두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EELS는 길이 4m 무게 100kg 정도의 뱀 모양으로 설계됐다. 홈이 있는 10개의 관절이 뒤틀리며 추진력을 얻어 전진과 후진을 모두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뱀 모양이 복잡한 지형을 이동할 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꼬리는 유선으로 연결되고 머리에는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센서와 카메라, 조명 등이 달렸다.
연구팀이 캐나다 앨버타의 아타바스카 빙하의 얼음 지형에서 테스트한 결과 EELS는 능숙하게 빙하 표면을 가로질러 이동했다. 이 로봇은 화성과 같은 모래가 깔린 야외 환경에서도 비슷한 성능을 발휘했다.
연구팀은 "EELS가 지구와의 통신이 제한적인 엔셀라두스의 표면에서 자율적으로 탐사하고 갈라진 얼음 틈새로 들어가 바닷물 샘플 채취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로봇의 자율적인 움직임 제어를 개선하고 전력 관리와 통신 방법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