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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여친 임신 소식에 돌연 잠적한 30대 한국 남성 “나 유부남 아니다”

입력 | 2024-07-20 13:13:00


필리핀 여성과 연인이었던 A 씨(왼쪽). JTBC 사건반장 유튜브 캡처

필리핀 여자 친구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돌연 잠적한 한국인 남성 이 씨가 일부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유부남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신을 이 씨라고 밝힌 남성은 지난주 이메일로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씨는 자신의 SNS에 “먼저 물의를 일으킨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나이를 20대로 속인 것과 관련해 “나이를 속인 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생각 없이 만남 앱에 20대로 설정해 놓은 것”이라며 “피해 여성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다만 ‘유부남에 2명의 아들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비밀번호 설정이 안 된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며 “그걸 주운 누군가가 거주지, 결혼 여부, 자녀 등 모두 거짓으로 장난을 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필리핀 여자 친구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의아해했다고 한다. 그는 “쓰레기 같은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친자 확인까지 생각했다”며 “친자 확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 이미 얼굴이 팔렸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일을 못 한다. 필리핀으로 가서 그녀와 육아를 하며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씨의 해명에 피해 여성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제가 진실을 알기 때문”이라며 “전 그를 여기로 오게 하지 않을 거다. 저는 그가 필요 없다. 제가 원하는 건 양육비, 그게 전부다. 그가 더 이상 여기로 돌아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올해 23세로 밝혀졌고 그는 임신 7개월 차다. 이 씨는 이 여성이 19세 때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났고 당시 자신을 20대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 씨는 1년에 한 번씩 필리핀에 7~14일가량 머무르며 피해 여성 가족과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혼 얘기를 자주 꺼냈고, 제보자는 올해 1월 아이를 갖게 돼 그에게 임신 테스트기 사진을 보냈다.

하지만 이 씨는 돌연 입장을 바꿔 낙태를 권유하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잠적했다. 또 여성의 연락에도 응하지 않고 SNS 계정도 삭제했다.

유튜브 채널 ‘미스터원의 필리핀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씨를 추적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