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주중 수영, 주말 등산 25년… 건강하니 사는 게 즐거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8일 2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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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여 씨가 서울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수영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양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2000년부터 수영을 시작한 그는 25년째
 주중엔 수영, 주말엔 등산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선여 씨가 서울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수영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양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2000년부터 수영을 시작한 그는 25년째 주중엔 수영, 주말엔 등산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email protected]

김선여 씨(63)는 남편 신재철 서울 동대문60대축구상비군 단장(66)이 축구를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남편이 주말마다 축구하러 가면서 산악회를 따라나섰던 것이다. 그리고 2000년 집(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근처에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이 생기면서 새벽에 수영도 하고 있다. 25년째 매일 새벽 수영하고 주말엔 산을 타고 있다.

“제가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요. 주말을 함께 보내던 남편이 축구한다고 나가면서 저도 뭔가를 해야 했고, 주변에 등산하는 사람들이 있어 산을 타게 됐죠. 또 제가 물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집 근처에 수영장이 생긴 거예요. 바로 등록했죠.”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약 4개월 만에 4개 영법(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을 다 배웠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매일 새벽 수영장으로 가 1시간씩 물살을 갈랐다. 전신 운동인 수영을 하면서 체중도 약 5kg 늘었다.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늘어서다. 근육이 지방보다 더 무거워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몸매도 탄력적으로 바뀌었다. 이렇다 보니 주위에선 “나이보다 훨씬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20년부터는 수영을 할 수 없어 남편 따라 축구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스포츠 시설이 거의 다 폐쇄됐는데 지방에선 축구장을 개방하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토요일엔 남편 축구하는 곳에 따라가 응원하게 됐다. 이젠 주말 토요일은 남편 축구 응원하고, 일요일은 등산하는 게 루틴이 됐다.

“축구가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어요. 운동장을 누비는 남편 팀을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당일 일정은 물론 강원 평창 등 1박 2일 일정도 따라다녔죠. 1박 2일로 갈 땐 펜션에서 여러 사람과 맛있는 것 먹으며 수다도 떨어 좋더라고요. 제가 따라다니니 다른 회원들 아내들도 나와서 3, 4명의 응원단이 꾸려졌어요. 상대 팀에 음식과 음료수 등도 나줘 주죠. 이제 상대 팀에서도 저 모르면 간첩이에요. 상대 팀 회원들이 회장품과 영양제 등도 가져다 줘요. 토요일엔 맘껏 소리 지르며 응원하고, 일요일엔 조용히 산을 오르죠.”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손흥민(토트넘)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국내 프로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도 남편과 함께 자주 관전한다. 축구를 직접 해보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많다고 받아주는 팀이 없어 포기하고 응원만 한다고 했다.

등산하며 정확하게 수를 세지는 않았지만 전국 100대 명산은 다 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약 30년을 매월 4회씩 산을 탔으니 일 때문에 몇 번 빠졌다고 해도 산행 횟수가 1000번을 훌쩍 넘는다. 산은 그에게 많은 것을 줬다. 산에 오를 때 평균 4∼5시간, 길게는 6∼7시간 타기 때문에 심폐지구력 등 체력이 좋아졌다. 이 때문에 수영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산은 공기도 좋은데 꽃과 나무, 돌, 개울 등 볼 것도 많다. 올라갈 땐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볼 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성취감도 느낀다”고 했다. 최근에도 제주 한라산을 다녀왔다.

김 씨는 5년 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으로 이사 간 뒤에도 새벽 수영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다. 그는 “새벽에 지하철을 타고 제기동으로 와서 오전 6시부터 수영을 시작한다”고 했다. 수영은 삶의 활력소다. 하루라도 안 하면 몸이 찌뿌드드해 하루가 엉망이 된다. 물속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샤워를 마치면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그럼 하루가 즐겁다. 수영한 뒤에는 복지관 근처 남편 공장(스카프 손수건 등 제조)으로 가서 일을 거든다. 김 씨는 “우리 부부는 제가 수영하고 등산 갈 때 빼고는 붙어 다닌다. 남들은 ‘아직도 그러느냐’고 말하면서도 부러워한다”며 웃었다.

김 씨는 요즘 퀼트(바느질로 무늬 만들기)도 배우고 있다. 그는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해서 취미 삼아 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 신 씨는 “아내는 하루 종일 움직인다. 쉬는 것을 못 봤다”고 했다. 김 씨는 “정말 집에서 노래 틀어 놓고 왔다 갔다 하더라도 낮잠은 안 잔다. 뭐든 하며 움직일 때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신 씨는 “아내가 뭐든 건강하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김선여#수영#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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