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옷 여자옷 구분없는 ‘젠더리스’ 매장… MZ세대 핫플레이스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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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컨슈머가 온다]기업들도 경계파괴 트렌드 가세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3층 규모의 나이키 매장. 지난달 문을 연 이곳은 남성 의류와 여성 의류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그 대신 ‘로라이즈S’ ‘루즈핏L’ ‘오버사이즈M’ 등 스타일이 다른 의류들로 나뉘어 있다. 남성 의류 판매 코너와 여성 의류 판매 코너가 구분된 기존 의류 매장과 확연히 다른 셈. 이곳은 나이키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성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 매장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남녀노소 구분 없는 보더리스 소비가 확산하며 최근 기업들도 경계를 파괴하는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남성 주얼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3% 급증했다. 국내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에디션의 진주 목걸이는 남성 고객 구매 비율이 20%를 차지한다. 트렌비 관계자는 “남자답다, 여성스럽다는 표현은 이제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수식어가 됐다”며 “성별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속옷 시장도 비슷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자주’는 지난해부터 여성용 사각팬티를 팔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몸에 딱 달라붙는 하의 대신 품이 넉넉한 옷을 즐겨 입고 편안한 속옷을 선호하자 기존 남성용 트렁크나 드로즈로 나오던 사각팬티를 여성용으로 확대한 것. 반대로 몸에 딱 달라붙어 남성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이 높았던 레깅스는 남성에게로 확대되고 있다. 룰루레몬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마련한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2층 전체를 남성용 상품으로 가득 채웠다.

고객의 연령대별 고정관념처럼 적용되던 디자인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50, 60대 중년 여성의 취향이 ‘영’해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들도 상의를 엉덩이를 덮는 길이로 제작하는 대신 허리선에 맞춰 짧게 만들고, 20, 30대 여성을 겨냥한 옷은 과거와 달리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실루엣으로 제작한다”고 했다.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들은 MZ세대를 겨냥해 ‘에이지리스’라는 새 슬로건을 내걸고 전례 없는 광고모델을 발탁하기도 한다. 빈폴은 이달 유튜버 침착맨(웹툰 작가 이말년), 작사가 김이나 등 젊은층 호응이 높은 인플루언서 6명이 등장하는 브이로그 형태의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닥스는 올해 전속모델로 1990년대생 배우 김용지를 발탁했다. 과거 배우 김남주, 김성령 등을 모델로 기용했던 것과 대비된다.

#남자옷#여자옷#젠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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