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기

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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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7~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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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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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 퇴보시켜” vs “해리스는 급진 좌파” 독해진 맞불유세

    “해리스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같은 극단주의자가 미국을 퇴보시킨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4일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인디애나주에서 각각 ‘맞불 유세’를 벌였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대선 후보를 사퇴한 지 불과 3일 만에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짝 추격하자 일종의 ‘색깔론’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트럼프 후보가 흑인과 여성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반격했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N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트럼프 후보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한 부통령”이라며 “미국을 파괴할 ‘극단적인 좌파 미치광이(lunatic)’”라고 주장했다. 13일 피격 후 내내 붕대로 총알이 스친 오른쪽 귀를 덮었던 그는 이날 유세에서 처음으로 붕대를 벗어 던지고 살색 밴드만 붙였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층 또한 그의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가짜 진보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는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마르크스주의 지방검사’”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진짜 이유는 민주당의 정치 보스들이 내쫓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음모론도 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 등 이른바 엘리트 기득권 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바이든 대통령 대신 급진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낙태권에 긍정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해리스는 임신 8, 9개월에도 낙태가 허용되기를 원한다. 출생 전은 물론 출생 후에도 아기를 ‘처형(execution)’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흑인 여성’ 부각 해리스 “트럼프 美 퇴보시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흑인 여대생 클럽 ‘제타 파이 베타’ 주최 행사에서 유세를 벌였다. ‘제타 파이 베타’는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한 흑인 대학생 단체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의 유명 흑인대학인 하워드대를 졸업했다. 또 그가 재학 시절 활동한 ‘알파 카파 알파’ 클럽도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세 전면에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결집하면 미국이 바뀌고, 우리가 투표하면 역사가 바뀐다”고 외쳤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집권 당시 3명의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임명해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 법관으로 채워진 것을 들어 “트럼프가 택한 법관들이 낙태권 판례를 뒤집었다”며 진보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보수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이 트럼프 2기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프로젝트 2025’를 공개한 것을 두고 “이들 극단주의자는 우리를 퇴보시키려 하지만 우리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다음 달 7일 전 자신의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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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기는 게 美에 최선”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미국을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24일 대국민연설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건 어떤 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사퇴 사유를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지지를 선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면서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며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표현해온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 일각에서 나오는 대통령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또 총기 규제와 연방 대법원 개혁, 중동 전쟁 종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 등을 향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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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이 미국을 어린애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운데 대해 ”수치스러운 광경이었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를 어린애(bunch of babies)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성조기를 모독하는 행위를 하면 1년 이상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수천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의회 연설에 항의해 유니온스테이션 앞 광장에 게양돼 있던 성조기를 불태우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거는 등 격한 시위를 벌였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전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다”며 “김정은은 우리를 어린애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세계가 미국을 보는 시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을 어린애로 본다고 말한 근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 2019년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나고 58차례 친서를 교환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비판하며 김 위원장과 중국, 러시아 정상을 언급한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 때문에 이들이 미국을 얕잡아 본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선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그(김 위원장)과 잘 지낼 것”이라며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길 바라고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미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직후 “김정은이 말하면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여 앉는다”며 “나는 미국인들도 똑같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은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며 “전쟁이 너무 길고 과하다”고 말했다. 26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동에 앞서 이스라엘 전쟁이 조기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연설에서 “하마스 군사능력과 가자지구 통치 소멸이 완전한 승리이며 그 이하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진 사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에 대해 “친위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해리스가 대통령직을 승계해야 할 텐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나쁘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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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해리스는 좌파 미치광이” 해리스 “트럼프는 美 퇴보시키려 해”…맞불 유세

    “해리스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트럼프 같은 극단주의자가 미국을 퇴보시킨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4일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인디애나주에서 각각 ‘맞불 유세’를 벌였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대선 후보를 사퇴한 지 불과 3일 만에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짝 추격하자 일종의 ‘색깔론’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트럼프 후보가 흑인과 여성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반격했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N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트럼프 후보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한 부통령”이라며 “미국을 파괴할 ‘극단적인 좌파 미치광이(lunatic)’”라고 주장했다. 13일 피격 후 내내 붕대로 총알이 스친 오른쪽 귀를 덮었던 그는 이날 유세에서 처음으로 붕대를 벗어 던지고 살색 밴드만 붙였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층 또한 그의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가짜 진보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는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마르크스주의 지방검사’”라고 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출신 검사이자 자메이카계 흑인과 인도계 혼혈인 해리스 부통령을 ‘척결해야 할 사회주의자’로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또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진짜 이유는 민주당의 정치 보스들이 내쫓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음모론도 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 등 이른바 엘리트 기득권 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바이든 대통령 대신 급진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후보는 낙태권에 긍정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해리스는 임신 8, 9개월에도 낙태가 허용되기를 원한다. 출생 전은 물론 출생 후에도 아기를 ‘처형(execution)’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또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과 국경 정책을 담당하면서도 “국경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 ‘흑인 여성’ 부각 해리스 “트럼프 美 퇴보시켜”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흑인 여대생 클럽 ‘제타 파이 베타’ 주최 행사에서 유세를 벌였다. ‘제타 파이 베타’는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한 흑인 대학생 단체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의 유명 흑인대학인 하워드대를 졸업했다. 또 그가 재학 시절 활동한 ‘알파 카파 알파’ 클럽도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세 전면에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결집하면 미국이 바뀌고, 우리가 투표하면 역사가 바뀐다”고 외쳤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집권 당시 3명의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임명해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 법관으로 채워진 것을 들어 “트럼프가 택한 법관들이 낙태권 판례를 뒤집었다”며 진보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해리스 부통령은 또 보수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이 트럼프 2기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프로젝트 2025’를 공개한 것을 두고 “이들 극단주의자는 우리를 퇴보시키려 하지만 우리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다음달 7일 전 자신의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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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44%-트럼프 42%”… 美대선 다시 초박빙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기울던 선거 판세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둘러싸고 혼란을 겪던 민주당을 빠르게 안정시킨 해리스 부통령은 첫 유세부터 트럼프 후보를 정조준했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당초 충성스러운 지지층에 암살 시도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며 힘을 얻던 ‘트럼프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 일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1018명을 대상으로 22, 23일(현지 시간)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후보(42%)를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발표한 21일 이후 실시된 것이다. 트럼프 후보가 총기 피습을 당한 뒤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선 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선 지지율 42%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3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날 발표된 NPR-PBS 공동 여론조사에선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와 접전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의 공개 지지도 받았다.● ‘트럼프 범죄자’ 프레임 강조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유세를 가졌다.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날에 이어 또 한번 “트럼프는 3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며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또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며 “트럼프는 미국을 후퇴시키려 하지만 우린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은 검사 출신 여성 정치인이란 정체성을 내세우며 ‘검사 대 중범죄자’와 ‘미래 대 과거’, ‘자유 대 혼란’으로 대선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코로나19에서 회복돼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그는 X에 “남은 임기 국민을 위해 국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알리겠다”고 전했다. 후보 사퇴 배경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이유 등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막말 리스크’ 우려 해리스 부통령의 선전에 공화당도 대선 전략을 수정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불법 이민 대응 실패 책임자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여론조사 담당자인 토니 파브리지오는 “단기적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고 해리스의 지지 기반도 탄탄해질 수 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안 달라진다”며 “‘허니문(신혼여행)’은 끝날 것이고 유권자들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부조종사였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지도부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및 성별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표현을 ‘웃는 해리스’에서 ‘거짓말쟁이 해리스’로 바꿨다. 해리스 부통령의 함박웃음을 공격하는 게 흑인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경선에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의 인도식 이름을 조롱했다. 밴스 후보도 2021년 해리스 부통령이 출산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 “자식 없이 고양이와 사는 독신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은 자기 인생은 물론이고 국가를 위해서도 참담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암살 시도 사건을 겪은 트럼프 후보는 비밀경호국 권고에 따라 당분간 대형 야외 유세를 중단하고 대형 실내공간 위주로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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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44%-트럼프 42%”…美대선 다시 초박빙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기울던 선거 판세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둘러싸고 혼란을 겪던 민주당을 빠르게 안정시킨 해리스 부통령은 첫 유세부터 트럼프 후보를 정조준했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당초 충성스러운 지지층에 암살 시도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며 힘을 얻던 ‘트럼프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 일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1018명을 대상으로 22~23일(현지시간)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후보(42%)를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발표한 21일 이후 실시된 것이다. 트럼프 후보가 총기 피습을 당한 뒤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선 건 처음이다.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선 지지율 42%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38%)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날 발표된 NPR·PBS 공동여론조사에선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와 접전을 벌였다.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의 공개 지지도 받았다.● ‘트럼프 범죄자’ 프레임 강조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유세를 가졌다.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날에 이어 또한번 “트럼프는 3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며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또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며 “트럼프는 미국을 후퇴시키려 하지만 우린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적으로 젊은 검사 출신 여성 정치인이란 정체성을 내세우며 ‘검사 대 중범죄자’와 ‘미래 대 과거’, ‘자유 대 혼란’으로 대선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코로나19에서 회복돼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그는 X에 “남은 임기 국민을 위해 국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알리겠다”고 전했다. 후보 사퇴 배경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이유 등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막말 리스크’ 우려해리스 부통령의 선전에 공화당도 대선 전략을 수정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불법이민 대응 실패 책임자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여론조사 담당자인 토니 파브리지오는 “단기적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고 해리스의 지지 기반도 탄탄해질 수 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안 달라진다”며 “‘허니문(신혼여행)’은 끝날 것이고 유권자들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부조종사였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공화당 지도부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및 성별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표현을 ‘웃는 해리스’에서 ‘거짓말쟁이 해리스’로 바꿨다. 해리스 부통령의 함박 웃음을 공격하는게 흑인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란 대한 우려도 있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경선에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인도식 이름을 조롱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도 2021년 해리스 부통령이 출산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 “자식 없이 사는 고양이 여성(childless cat ladies)들은 자기 인생은 물론 국가를 위해서도 참담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한편 암살 시도 사건을 겪은 트럼프 후보는 비밀경호국 권고에 따라 당분간 대형 야외 유세를 중단하고 대형 실내공간 위주로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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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vs 트럼프’… 대진표 사실상 확정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한 지 하루 만에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것이다. AP통신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41분 현재 민주당 대의원 2668명의 지지를 얻었다. 대선 후보로 지명되려면 대의원 3949명 중 1976명의 지지가 필요한데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다음 달 7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 대선 후보를 공식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300명의 대의원 지지를 받아 출마 선언을 하는 인사가 있으면 공개 경선이 치러질 수 있지만 이미 해리스 부통령이 ‘매직 넘버’(과반)를 얻은 만큼 도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행보에 나선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곧 공식적으로 후보 지명을 수락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캠프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과거로 되돌리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자유를 누리는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돌처럼 멍청하고 완전히 실패한 돋보이지 않았던 부통령인데 (가짜뉴스가) 미래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바꾸려 한다”고 비난했다. 검사 출신 해리스 “트럼프 같은 유형 잘 안다” 첫날부터 정조준[2024 美대선 리셋]바이든 옛캠프에 본부 차리고 연설… 트럼프와 ‘검사 vs 범죄자’ 구도 세워낙태권 옹호 진보 유권자 겨냥도… 출마 24시간만에 1120억원 모금펠로시 지지 확보… 오바마는 침묵“검사로 온갖 범죄자(perpetrator)를 상대했다. 그래서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해리스 선거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옛 대선 캠프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하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정조준한 것. 대선 출마 선언 하루 만에 민주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 지지를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이 본격적인 ‘트럼프 대세론’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그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자신이 트럼프 후보의 맞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간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던 ‘민주당 원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지지도 확보했고, 조만간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도 만날 예정이다. ● 첫 행보부터 트럼프 정조준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거 캠프에서 연설을 하고 자신과 트럼프 후보의 대결 구도를 ‘검사와 범죄자’, ‘과거와 미래’, ‘자유와 억압’으로 규정했다. 흑인 여가수 비욘세의 ‘프리덤(freedom·자유)’을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 그는 “부통령과 상원의원이 되기 전 검사로 범죄자들을 상대했다. 여성을 학대하는 약탈자(predators),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기꾼(fraudsters), 규칙을 어기는 협잡꾼(cheaters) 등”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하자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초년 검사 시절 주로 성추행 사건을 전담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가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는 점도 부각시킨 것. 또 “‘생식의 자유(reproductive right)’를 위해 싸우겠다”며 2022년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반발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를 겨냥했다. 이어 “트럼프가 미국을 완전한 자유와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 이전으로 되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를 ‘과거’, 자신을 ‘미래’로 대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의 통화에서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지지를 약속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대선 출마 선언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약 1120억 원)를 모금해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의 하루 모금액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지지는 아직 민주당 주요 원로 중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내 권력자’가 아닌 ‘공정한 원로’로 비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경선을 거치지 않은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일부 민주당 지지층, 무당층 유권자가 이탈할 것을 우려하는 것. 해리스 부통령을 선뜻 지지하면 자신의 재임 중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적인 대선 후보 사퇴 요구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 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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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문병기]‘트럼프노믹스’ 흉물된 폭스콘 공장… 트럼프는 더 강한 ‘美우선주의’ 예고

    《17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인근의 마운트플레전트를 찾았다. 밀워키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의 한적한 마을이다.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 사이로 대형 지구본 모양의 유리돔 건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2021년 세워진 이 건물은 대만 정보기술(IT) 기업 폭스콘의 고성능 데이터 센터 ‘글로’다. 폭스콘은 2018년 이곳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첨단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건설해 1만3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폭스콘 투자 유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펼친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2018년 6월 이 건물의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과 황금 삽을 들고 첫 삽을 떴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연설에서 “이것은 세계 8대 불가사의”라며 “이제 우리의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가 아니라 ‘위대한 미국을 지키자(Keep America Great Again)’로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 축구장 250개 크기로 계획됐던 공장 건설 계획은 축구장 반 개 크기의 연구시설로 크게 축소됐다. 1만3000명을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던 계획은 지난해 기준 1000여 명 채용에 그쳤다.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폭스콘 공장 부지는 지난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미국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했다. 공장 부지 앞을 지나던 주민 켈리 갤러거 씨는 “주민 모두 폭스콘과 트럼프 행정부에 사기를 당했다고 느낀다”며 반감을 표했다. 15∼18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로 지명된 트럼프 후보는 올해 투자 유치를 다시 약속했다. 그는 18일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하면 위스콘신에 수만 개의 일자리를 다시 창출하겠다”고 했다. 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한층 강력해진 미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도 예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정책이 세계 경제에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 백지화된 폭스콘 美 공장 폭스콘 투자 유치 실패는 정치적 목표로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이 빚어낸 일종의 재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났다. 이에 더해 당시 로봇 산업 등에서 소프트뱅크와 제휴 중이던 폭스콘의 투자 유치도 끌어냈다.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 행정부는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며 당초 오하이오주에 투자를 검토했던 폭스콘을 위스콘신주에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위스콘신주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가 많아 민주당의 상징색인 ‘블루월(Blue wall·푸른 벽)’로 불린다. 하지만 급속한 세계화 등으로 지역 산업이 몰락했고 분노한 주민들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닌 트럼프를 지지했다. 자신이 ‘앵그리 화이트(angry white·성난 백인)’들의 지지로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후보 또한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을 위한 필승 카드로 폭스콘 투자 유치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위스콘신 등 소위 블루월 지역에서 크게 패했다. 폭스콘 투자 또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혜 시비 속에 투자 계획을 미루던 폭스콘은 2020년 대선에서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 후보가 패하자 데이터센터와 건물 몇 개만 남긴 채 빈 부지를 MS에 넘겼다. 당시 투자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앨런 융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개입하면서 폭스콘의 투자 논의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제조업 부활을 내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압박이 폭스콘 투자를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추락시켰다는 취지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폭스콘 등 트럼프가 약속한 투자 유치 약속은 완전한 재앙이었다.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독촉한 정책 역시 비참한 실패였다”고 평했다. 다만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장에서 만난 상당수 시민들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 불법이민자 추방 공약 등을 꼽았다. 조앤 매그노 씨(75)는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이 복원돼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인을 마지막에 두는(American last)’ 정책을 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으로 미 자동차 산업이 모두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중국에 뺏긴 미국의 일자리를 되찾아 올 것”으로 기대했다. 텍사스주 공화당 대의원인 스티븐 가너 씨(68)도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 동안 미국인의 살림살이가 모두 지금보다 나았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美서 제품 팔려면 美서 만들어야”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 시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동맹으로 간주한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이득을 취했다”며 “미국은 일자리와 수익을 잃었고 우리의 산업도 전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build)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미국에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른바 ‘빌드 인 아메리카(Build in America)’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또 관세 부과와 같은 ‘채찍’으로 미국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주요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당근’으로 미국 투자를 유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관세 우회를 위해 멕시코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우리는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100∼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맹목적인 관세 인상이 결국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프리 소넨필드 예일대 교수는 CNN에 “경영자들도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관세 인상은 세계 교역을 중단시키고 불황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밀워키에서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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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vs 트럼프’ 대진표 사실상 확정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한 지 하루 만에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것이다.AP통신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41분 현재 민주당 대의원 2668명의 지지를 얻었다. 대선 후보로 지명되려면 대의원 3949명 중 1976명의 지지가 필요한데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다음 달 7일 온라인 투표를 통해 대선 후보를 공식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300명의 대의원 지지를 받아 출마 선언을 하는 인사가 있으면 공개 경선이 치러질 수 있지만 이미 해리스 부통령이 ‘매직 넘버’(과반)를 얻은 만큼 도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행보에 나선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곧 공식적으로 후보 지명을 수락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캠프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과거로 되돌리려 하지만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자유를 누리는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돌처럼 멍청하고 완전히 실패한 돋보이지 않았던 부통령인데 (가짜뉴스가) 미래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바꾸려 한다”고 비난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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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vs 해리스?…美대선 107일앞 ‘리셋’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을 대신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당 안팎에서 거센 후보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그는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며 건강 이상 우려가 고조되자 대선일까지 107일을 앞둔 시점에 사퇴를 결정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중도 하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게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가 단결해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는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당시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미국을 단결시켜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시 대안 후보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민주당 내 ‘잠룡’은 물론이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당 안팎의 주요 인사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원로그룹’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후보 선정의 공정성 등을 위해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판세가 요동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선정 절차를 놓고 당내 갈등이 야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예 대통령직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바이든의 주변인이 그의 육체적, 인지적 소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대통령으로) 봉사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주장했다. 자메이카계 및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및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이 백인 남성인 트럼프 후보와 대결한다면 인종, 성별, 정치 성향 등에서 미 역사상 가장 대조적인 두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해리스 중심 결집”… 트럼프 “바이든보다 이기기 쉬워”[바이든 美대선후보 사퇴]클린턴 부부-의원들 잇단 지지 선언… 오바마-펠로시는 “후보 경선 거쳐야”민주당, 내달 全大까지 공식지명해야… NYT “트럼프 48% vs 해리스 46%”현직 대통령인 대선 후보의 중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미국 민주당이 대체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차세대 대선 주자로 꼽히는 주요 현직 주지사, 소속 상하원 의원의 절반 이상,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당 안팎 주요 인사가 대거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공정성 등을 고려해 ‘후보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초의 여성,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한창이다. 특히 백인 남성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까지 대선 후보 지명 방식 및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실제 후보 되기까지 걸림돌 많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당일인 21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받고 트럼프에게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직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등 그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모두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 또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캠프 이름과 선거 자금명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Harris for President)’로 바꾼 서류를 제출했다. 그가 실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당은 다음 달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해야 한다. 당 안팎의 여론이 ‘해리스 대선 후보 추대’로 모아지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전당대회 전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민주당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전당대회에선 공개 경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 경우 1차 투표 때 일반 대의원 3900여 명의 과반이 필요하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당 고위 간부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 739명까지 합한 전체 4600여 명의 과반(2300명)을 얻어야 한다.● 트럼프 “누가 나와도 이긴다” 트럼프 후보는 21일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더 쉽다. 좌파가 누굴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노쇠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운영에 깊숙이 참여했으며 불법이민 증가, 고물가 등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TV 광고도 내보내기로 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그가 부통령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못 냈다는 지적이 많다. 여성과 비백인이란 배경 때문에 중도층, 특히 백인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힘든 만큼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후보보다 18세 젊은 만큼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했던 ‘고령 리스크’가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반론이 맞선다. 21일 뉴욕타임스(NYT)가 기존에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트럼프 후보(48%)에게 2%포인트 뒤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뉴욕=임우선 특파원 [email protected]이청아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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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바람에 바이든 레임덕 위기까지… 韓방위비 협상 등 딜레마

    21일(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인 내년 1월까지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에선 “대통령직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데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에서 낙마시킨 인지기능 저하 논란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조기 레임덕에 빠지면 2021년 1월 출범한 뒤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주요 외교안보 정책들이 동력을 잃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정세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최근 대미 외교에서 공을 들여온 안보 정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제재 동력 상실할 수 있어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조기 사퇴도 주장하고 있다. 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 캠프는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 대통령으로 남아 있는 것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선 바이든 대통령 건강 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조기 사퇴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원활한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을 견제하고자 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을 비판하며 중국 은행 등에 대한 제재를 논의했다. 그러나 레임덕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정책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바이든 행정부의 레임덕을 틈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어려워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 한국, 확장억제 제도 등 영향 받을까 우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한국 정부는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 측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또 “타국의 정치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가 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협의 등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거란 취지로 읽힌다. 다만 정부 고위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대통령과 재선을 포기한 대통령 사이에 차이가 없을 순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이나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가 모두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미 외교에서 심혈을 기울여 온 확장억제(핵우산) 제도화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뒤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고, NCG 출범 1년 만인 이달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서명했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가이드라인은 일단 어느 정도 완성된 셈이다. 다만 한미는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확장억제 강화 노력이 뒷걸음칠 수 있는 만큼, 11월 5일 미 대선 이전에 실효적인 핵보복 등 확장억제 제도화 관련 협의를 최대한 진전시키고자 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미 (확장억제 제도화의) 큰 틀은 완성된 만큼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커질 순 있다”고 토로했다. 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레임덕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에서 애초에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하자고 했으니 협상에 힘이 빠질진 일단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후보 교체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홍정수 기자 [email protected]신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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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바람에 바이든 레임덕 위기까지… 韓방위비 협상 등 딜레마

    21일(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인 내년 1월까지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측에선 “대통령직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데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에서 낙마시킨 인지기능 저하 논란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조기 레임덕에 빠지면 2021년 1월 출범한 뒤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주요 외교안보 정책들이 동력을 잃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정세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최근 대미 외교에서 공을 들여온 안보 정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제재 동력 상실할 수 있어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조기 사퇴도 주장하고 있다. 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 캠프는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 대통령에 남아 있는 것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선 바이든 대통령 건강 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조기 사퇴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현실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원활한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을 견제하고자 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을 비판하며 중국 은행 등에 대한 제재를 논의했다. 그러나 레임덕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정책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바이든 행정부의 레임덕을 틈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어려워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선 적잖은 나라들이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을 피하고 트럼프 후보 진영과의 접촉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나토 정상회의 때도 헝가리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후보 측과의 접촉을 추진하는 등 확실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한국, 확장억제 제도 등 영향 받을까 우려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한국 정부는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 측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또 “타국의 정치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가 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협의 등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거란 취지로 읽힌다. 다만 정부 고위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대통령과 재선을 포기한 대통령 사이에 차이가 없을 순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이나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가 모두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정부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미 외교에서 심혈을 기울여 온 확장억제(핵우산) 제도화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뒤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고, NCG 출범 1년 만인 이달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서명했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가이드라인은 일단 어느 정도 완성된 셈이다.다만 한미는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확장억제 강화 노력이 뒷걸음칠 수 있는 만큼, 11월 5일 미 대선 이전에 실효적인 핵보복 등 확장억제 제도화 관련 협의를 최대한 진전시키고자 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미 (확장억제 제도화의) 큰 틀은 완성된 만큼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커질 순 있다”고 토로했다.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레임덕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에서 애초에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하자고 했으니 협상에 힘이 빠질 진 일단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후보 교체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홍정수 기자 [email protected]신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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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통령, 56년만에 재선 포기… 해리스 “트럼프 물리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을 대신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당 안팎으로 거센 후보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그는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며 건강 이상 우려까지 고조되자 사퇴를 결정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중도 하차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106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판세는 다시 출렁이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게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가 단결해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는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당시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미국을 단결시켜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시 대안 후보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민주당 내 ‘잠룡’은 물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당 안팎의 주요 인사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원로그룹’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후보 선정의 공정성 등을 위해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선정 절차를 놓고 당내 갈등이 야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예 대통령직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바이든의 주변인이 그의 육체적, 인지적 소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대통령으로) 봉사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특히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주장했다. 자메이카계 및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및 비(非)백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이 백인 남성인 트럼프 후보와 대결한다면 인종, 성별, 정치 성향 등에서 미 역사상 가장 대조적인 두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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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당내 압박에 완주 고집 꺾었다…대선 불확실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오전 3시 경)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미 대선이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였다. 대선 TV 토론 참패로 인지력 저하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후보교체론이 부상한 지 약 3주 만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신이 관두라고 하면 사퇴하겠다”며 강력한 대선 완주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에 이어 자신의 최대 우군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원로 그룹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사퇴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총기 피습 사건 뒤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107일 앞둔 미 대선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의 조기 레임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내 사퇴 압박에 대선 완주 고집 꺾은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 직접 서명한 사퇴 선언문을 올리며 재선 도전을 멈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언문에서 “후보직을 사임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직무에 전념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이익이 되는 일이라 믿는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한 달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하게 됐다. 지난해 4월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올해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했을 때부터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제기됐다.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교체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27일 대선 TV토론에서 해외 순방으로 인한 피로와 감기 등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 속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본격화됐다. 선거를 앞둔 경합지역 의원들을 시작으로 확산된 바이든 대통령 사퇴 공개 촉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와 기자회견으로 상황 반전을 시도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햇갈리고,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소개하는 등 계속해서 우려를 키웠다.특히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둔 13일 유세에서 총기 피습을 당하고도 피를 흘리며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치면서 지지층에 강인한 인상을 남기면서 고령 리스크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응하기 위해 ‘맞불유세’로 기획한 네바다주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내 사퇴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주요 후원자들의 기부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당 안팎의 비판에 ‘방패 역할’ 해온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이 사퇴 요구에 가세한 건 바이든 대통령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조기 레임덕’ 맞은 바이든, 대선 불확실성 더 커져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내년 새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길 때까지 대통령의 책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특히 대선이 107일 남은 가운데 대선 후보가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물론 행정부에서도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국정 공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자진 사퇴 절차에 대한 법적 문제 제기와 함께 건강 문제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가 확인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도 조기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무시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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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美 만들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현지 시간)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며 2016년, 2020년에 이은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다. 13일 피격 직후 처음으로 대중 연설에 나선 그는 대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대내적으로는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톱다운(하향)식 외교’를 재개할 뜻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2024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93분간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4개월 후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을 가장 위대한 나라로 만들자”고 외쳤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연설이 TV로 중계된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중 가장 길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많은 핵무기를 가진 이와 잘 지내는 것은 좋다(nice)”며 “(백악관에) 돌아갈 때 그와 다시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김 위원장)가 나와 잘 지낼 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며 “그도 내가 그리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을 외교 성과로 강조하며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도 예고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들어와 우리를 약탈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센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수용이 임박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수일 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 익명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는 CNN에 “향후 72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김정은도 날 그리워할 것, 핵 가진자와 잘 지내면 좋아”[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美우선주의 외친 93분 수락 연설“내 재임 중엔 北미사일 도발 중단”… 대북정책, 외교안보 우선순위 예고“동맹들 美서 이득, 우리 산업 전멸… 중국車에 100~200% 관세 부과”“신의 가호로 총알 4분의1인치 비껴”“북한의 김정은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다.” 미국 대선을 110일 앞둔 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는 93분간 이어진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집권 1기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북-미 정상외교 재개를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강조하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대북 정책이 미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 순위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총기 피습 이후 첫 공개 연설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이민, 안보, 경제 등의 이슈를 설명하며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대외 정책에서는 “중국산 자동차에 최대 200%의 관세를 물리겠다”며 집권 1기 때보다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브로맨스 복원’ 예고 총알이 관통한 오른쪽 귀에 붕대를 댄 채로 등장한 트럼프 후보는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언론은 싫어했지만 많은 핵무기를 가진 이와 잘 지내는 것은 좋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가 재집권하면 그와 잘 지낼 것이며 그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가 이날 직접 이름을 언급한 해외 지도자는 김 위원장,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단 두 명이었다. 재집권하면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Bromance·남성 간 친밀한 관계)’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킬 계획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가 이날 자신의 재임 중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고 언급한 것을 토대로 그가 북한 비핵화보다는 도발 중단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 대만,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분쟁의 망령이 자라고 있다”며 “지구가 제3차 세계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고 우려했다.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각종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동맹 약탈 막고 中 자동차에 최대 200% 관세” 트럼프 후보는 ‘동맹의 무임승차’를 막겠다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증액, 고율 관세 부과,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등을 시사했다. 그는 “동맹으로 간주한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이득을 취했다”며 “미국은 일자리와 수익을 잃었고 우리 산업은 전멸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가 미국에 들어와 우리의 일자리를 약탈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중국을 겨냥해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그들(중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100∼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미국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build) 것”이라며 “미국에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고도 했다. 고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에너지 가격을 언급하며 취임 첫날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에너지 시추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겠다며 “불법 이민자의 침공을 막지 않으면 미국에 어떤 희망도 없다. 남부 국경의 침략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피격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암살자의 총알이 4분의 1인치(약 0.64cm) 차이로 비껴가 살아날 수 있었다”며 신(神)의 가호와 애국자의 지지 및 성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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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미 테리, 美검찰에 체포됐다 보석금 7억 석방

    미국 연방 검찰은 17일(현지 시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으로 기소된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16일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테리 연구원은 FARA에 등록하지 않은 채 국가정보원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미 당국자 만남 주선과 비공개 정보 제공 등의 활동을 벌였다. 이에 대한 대가로 고가의 가방과 의류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테리 연구원은 체포된 당일 보석금 50만 달러(약 7억 원)를 내고 풀려났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장은 이날 “이번 기소는 자신의 전문성을 외국 정부에 팔고 싶은 유혹을 받는 공공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커티스 연방수사국(FBI) 뉴욕사무국 부국장 대행도 “FBI는 외국 스파이들과 협력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누구든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 CFR은 동아일보에 보낸 성명에서 “테리 연구원은 우리가 법무부 기소 사실을 알게 된 16일부터 무급 행정 휴직 상태”라며 “우리는 이 혐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최근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의 갑작스러운 사임도 테리 연구원 기소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소장엔 테리 연구원이 2021년 4월 16일경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위원회(NIC) 고위급을 지냈으며 한국 업무도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국정원 관계자와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계인 박 전 부차관보는 NIC 한국 담당 부정보관과 CIA 동아시아태평양 미션센터 국장 등을 지냈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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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의 일자리 파괴 지켜보며 커… 동맹국들 무임승차 더이상 없을것”

    “미국의 통합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요청에 응답하고 싶습니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17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 J 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트럼프 후보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자 대회장을 메운 대의원들은 ‘제이디(J D)’를 연호했다. J D는 제임스 데이비드의 약자다. 컨트리 음악 거장 멀 해거드가 부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를 배경 음악으로 무대에 오른 밴스 부통령 후보는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우리는 모든 미국 시민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13개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제시했다. 경제 공약에는 외국 노동력을 수입하지 않고, 미국에서 에너지를 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교 분야에선 동맹국에 대한 비용 분담 인상, 미군 개입 최소화 등 고립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이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부담을 나누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 납세자의 관대함을 배신하는 나라들의 무임승차(free-ride)는 더 이상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꼭 필요할 때만 미국의 자녀를 전쟁에 보낼 것”이라며 “적을 펀치로 때릴 때는 강하게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의 조기 종식을 공약한 가운데 국제 분쟁 개입을 최소화하겠단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의 연설은 과다량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담겼다”고 평했다. 불우한 가정 환경을 딛고 일어선 내용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주목받은 밴스 부통령 후보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조 바이든 대통령 비판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해 좋은 일자리를 멕시코로 보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에 달콤한 무역협정을 제공해 중산층 제조업 일자리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의 부인인 우샤 밴스도 이날 찬조연설에 나섰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우샤는 “오하이오 미들타운의 소년보다 아메리칸드림을 보여주는 더 강력한 사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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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국 무임승차 없다”…첫 연설부터 ‘美 우선주의’ 드라이브 건 밴스

    “미국의 통합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요청에 응답하고 싶습니다.”미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17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 J 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트럼프 후보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자 대회장을 메운 대의원들은 ‘제이디(J D)’를 연호했다. J D는 제임스 데이비드의 약자다.컨트리 음악 거장 멀 해거드가 부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를 배경 음악으로 무대에 오른 밴스 부통령 후보는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를 비전으로 내세웠다.밴스 부통령 후보는 “우리는 모든 미국 시민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13개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제시했다. 경제 공약에는 외국 노동력을 수입하지 않고, 미국에서 에너지를 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외교 분야에선 동맹국에 대한 비용 분담 인상, 미군 개입 최소화 등 고립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이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부담을 나누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 납세자의 관대함을 배신하는 나라들의 무임승차(free-ride)는 더 이상 없다”고 했다.그는 또 “꼭 필요할 때만 미국의 자녀를 전쟁에 보낼 것”이라며 “적을 펀치로 때릴 때는 강하게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의 조기 종식을 공약한 가운데 국제 분쟁 개입을 최소화하겠단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의 연설은 과다량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담겼다”고 평했다.불우한 가정 환경을 딛고 일어선 내용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주목받은 밴스 부통령 후보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조 바이든 대통령 비판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해 좋은 일자리를 멕시코로 보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에 달콤한 무역협정을 제공해 중산층 제조업 일자리를 파괴했다”고 말했다.밴스 부통령 후보의 부인인 우샤 밴스도 이날 찬조연설에 나섰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우샤는 “오하이오 미들타운의 소년보다 아메리칸드림을 보여주는 더 강력한 사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을 극복한 밴스 부통령 후보의 모친도 대회장에서 밴스 후보의 연설을 지켜봤다.밀워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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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미 테리, 7억 보석금 내고 풀려나…최근 사임 美대북고위관리와 연루설

    미국 법무부는 외국 대리인 등록법(FARA) 위반으로 기소된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16일(현지시간)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17일 밝혔다.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장은 이날 “테리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다”며 “이번 기소는 자신의 전문성을 외국 정부에 팔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공공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테리 연구원은 11년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자금 지원과 고가의 가방 및 의류를 제공 받고 미 당국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반영한 기고문 게재 등의 활동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테리 연구원은 기소 당일인 16일 체포된 뒤 당일 보석금 50만 달러(약 7억 원)를 내고 풀려났다.크리스티 커티스 연방수사국(FBI) 뉴욕사무국 부국장 대행도 “테리는 계속된 경고에도 10년 넘게 외국 정부를 돕기 위해 싱크탱크를 이용했다”며 “FBI는 외국 스파이들과 협력해 미국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누구든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 테리 연구원의 기소를 계기로 싱크탱크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이들을 창구로 미국 법을 어긴 정보 활동을 벌이는 해외 정보기관에 동맹국이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 검찰은 공소장에서 국정원 고위 간부들과 테리 연구원이 나눈 대화 내용과 사진 등 첩보 활동을 상세히 공개한 바 있다.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FARA법의 존재 이유는 정부 당국자들이 접촉하는 사람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기 위한 것”이라며 “법무부가 강력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테리 선임연구원이 소속된 CFR은 동아일보에 보낸 성명에서 “테리 연구원은 CFR이 법무부의 기소 사실을 알게 된 16일부터 무급 행정 휴직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테리 연구원이 받은 혐의는 CFR에 합류하기 전에 일어났다”면서도 “우리는 이 혐의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테리 연구원이 지난해 FBI 조사를 받을 당시 활동했던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는 “우리는 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사법 당국에 충실하게 협력해왔다”고 했다.한편 일각에선 최근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테리 연구원에 대한 기소가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소장에는 테리 연구원이 2021년 4월 16일경 국정원 간부와 과거에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위원회(NIC) 고위급을 역임했으며 한국 업무도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와 자신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계인 박 전 부차관보는 NIC 한국 담당 부정보관과 CIA 동아시아태평양 미션센터 국장 등을 지냈으며 이달 5일 국무부를 떠났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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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정보 활동, 美에 탈탈 털렸다

    미국 연방 검찰이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사진)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 위반 혐의로 16일(현지 시간) 기소했다.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해 사실상 한국의 불법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연방 검찰은 공소장에 ‘테리는 FARA에 등록하지 않은 채 사실상 한국 요원(an agent of the ROK)으로 활동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공소장에는 외교관 신분으로 미국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테리에게 줄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 양측이 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진 등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한국 정보 당국의 허술한 보안의식과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정보 활동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일종의 ‘정보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테리는 2013년부터 국정원 요원들과 접촉하며 비공개 정보 제공, 미 정부 고위 당국자와의 만남 주선, 의회 증언 및 기고문 작성 등을 대가로 보테가베네타와 루이뷔통의 가방, 돌체앤가바나 코트 등을 받았다. 또 테리는 국정원 자금이라는 것을 숨기고 자신이 속한 싱크탱크의 운영비 3만7035달러(약 5115만 원)를 지원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국정원 요원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테리에게 미 주요 매체에 한미핵협의그룹(NCG)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고문을 투고하도록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 정부가 지원해 온 싱크탱크 전문가를 불법 로비스트 혐의로 기소한 건 이례적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07년 재미교포 사업가 박일우 씨가 국정원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대북 첩보 활동을 벌였다며 기소했다. 하지만 유명 싱크탱크에서 활동하는 전직 관료 출신 전문가를 기소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테리는 1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와 보스턴 터프츠대를 졸업했다. 미국 국적자인 그는 CIA 대북정보 분석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일본 담당 국장,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정보관 등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우드로 윌슨센터 같은 싱크탱크에서 활동했다. 테리 측 변호사인 리 월러스키는 동아일보에 보내온 성명에서 “연방법원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테리 연구원은 언제나 한미동맹을 확고히 지지해 왔고 이 기소를 기뻐할 사람은 북한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혹들은 근거가 없고, 수년간 미국에 봉사해 온 학자이자 뉴스 분석가의 업적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를 대신해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간은 테리가 한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때”라고 밝혔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email protected]}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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