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박경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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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6-25~2024-07-25
사회일반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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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7648명 사직처리… “병원들 7707명 충원 신청”

    전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만3531명 중 7648명이 수련병원에서 사직 처리됐다고 보건복지부가 18일 밝혔다. 복지부는 22일부터 수련병원이 신청한 하반기 추가 수련 인원(7707명) 모집 절차에 착수한다. 하지만 사직 전공의 대부분은 올해 복귀에 미온적이라 당분간 의료공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대 교수들은 “병원 경영진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제자들이 돌아올 길을 막았다”며 반발했다.● 전공의 56.5% 사직 처리 복지부는 18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전체 전공의 중 56.5%인 7648명이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턴은 3068명 중 2950명(96.2%)이 사직 처리됐고, 레지던트는 1만463명 중 4698명(44.9%)이 사직 처리됐다. 전공의를 채용한 병원 151곳 중 110곳이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서울대병원이 806명 중 739명(91.7%)을 사직 처리하는 등 5대 대형병원의 경우 사직 처리 비율이 90% 안팎이었다. “사직 처리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압박과 하반기 전공의 충원을 통해 의료공백을 조금이라도 정상화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의 경우 사직 처리 비율이 부산대병원 25.4%, 경북대병원 28.8%, 전남대병원 31.3% 등으로 낮은 편이었다. 사직 처리 후 결원을 모집하더라도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수련병원들은 올 9월부터 수련을 받을 전공의 총 7707명을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사직 처리된 인원보다 59명 더 많다. 복지부는 “사직자 외에 기존 결원까지 뽑겠다는 병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충원 규모 역시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다. 부산대병원은 외과 전공의 1명만 충원하겠다고 밝힌 반면에 삼성서울병원은 사직자(505명)보다 많은 521명을 충원하겠다고 신청했다. 다만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영진이 신청한 모집 규모와 관계없이 교수들은 뽑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히는 등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 충원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방 사직 전공의 수도권 병원 지원 가능 사직 전공의 대다수는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15일)까지 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고 버틴 경우다. 그런 만큼 하반기 모집에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전공의는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근한 전공의 역시 17일 기준으로 8.5%에 불과해 의료공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하반기 전공의 복귀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련병원에서 1명이라도 더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역 제한은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방 의료 살리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에도 사직한 지방 전공의들이 5대 대형병원에 지원할 수 있게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성모병원 등 8곳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019명을 모집하겠다고 하는 등 5대 대형병원은 전공의 2883명을 충원할 방침이다. 김 정책관은 또 “9월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하지만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어 입대해야 한다”며 “추가 유인책은 없다”고 압박했다. 박성민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김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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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대형병원 전공의 10명중 4명 사직처리

    수련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해 사직 처리를 본격화하며 16일 기준으로 5대 대형병원 전공의 10명 중 4명꼴로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들은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선 사직 처리 및 결원 보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은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병원장들의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반발했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전국 수련병원 211곳에서 사직 처리된 레지던트는 1302명(12.4%)으로 전날보다 1216명, 11.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5대 대형병원의 경우 전체 레지던트 1922명 중 732명(38.1%)이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까지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서울대병원도 17일 사직 규모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들이 사직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사직서 수리에 미온적이었던 지방 수련병원들도 사직 처리 및 결원 확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인턴을 포함해 16일 기준으로 미복귀한 전공의 1만2599명 대부분은 수련병원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날까지 병원들로부터 제출받은 결원 규모를 바탕으로 하반기 전공의 추가 채용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올 9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들을 모집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종 결원 현황은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는 여전히 소수에 그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출근한 전공의는 1157명(8.4%)으로 전날보다 2명 늘었다. 문제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 중 얼마나 하반기 수련에 참여할 것인지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사직서 수리 일자가 6월 이후로 정해지면서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며 “병원에 돌아갈 이유가 사라진 만큼 하반기 수련을 재개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수련에서 전공의들이 충원되지 않으면 의료 공백 역시 해결되기 어렵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수련병원들의 사직서 수리 움직임과 관련해 “불합리한 정책과 위헌적 행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거대 권력에 굴복한 병원장들에게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퇴직금 지급 지연, 타 기관 취업 방해 등 전공의들의 노동권을 침해한 병원장에 대해 형사 고발,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수 단체도 “사직서 수리를 강행할 경우 필수의료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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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선 하루도 못 간 금연… 함께 버티니 성공 예감”

    “암에 걸릴까 두려운 마음에 꼭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금연캠프에 참여했습니다.” 11일 경기 안양시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에서 만난 문근식 씨(62)는 “금연캠프 4일 차인 흡연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40여 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는 문 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폐 질환으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던 그는 지인으로부터 ‘금연캠프에 참여하면 성공률이 높다’는 말을 듣고 참여를 결심했다. 문 씨는 “매일 상담사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니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며 “과거 금연을 시도했을 때 하루를 넘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4일째인데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욕구가 크지 않다”고 했다. 또 “이번 기회에 꼭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증 흡연자 참여하는 ‘금연캠프’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금연캠프’는 중증·고도 흡연자 금연을 위해 4박 5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1갑씩 20년 이상 흡연을 이어왔거나, 흡연 관련 질병을 진단받은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자는 전국 지역금연지원센터 17곳에 입소해 전문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집중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다. 11일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경기남부센터에는 참여자 17명이 둘러앉아 센터장인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었다. 백 교수는 흡연이 뇌신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캠프 참여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한 참여자는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백 교수는 “(금연 시에는) 불안하고 우울한 것이 보편적”이라며 “호르몬 조절을 위해 나가서 운동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센터장 외에도 금연캠프에는 의료진 3명과 금연상담사 3명, 간호사 1명이 배치돼 참여자들을 수시로 관찰한다. 참여자들은 캠프 입소식 때부터 ‘금연출정선언’을 통해 금연 결심을 알린 뒤 매일 일산화탄소 검사를 통해 흡연 여부를 확인한다. 캠프 측에선 금연을 돕는 니코틴 패치·금연껌 등 니코틴 보조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금연 약물 치료도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특히 캠프에서 제공되는 상담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캠프 내에선 흡연 패턴과 연령대 등 특성에 맞춰 개별 상담과 집단 상담이 진행된다. 50여 년간 담배를 피우다 금연을 결심했다는 박권 씨(70)는 “개별 심리 상태에 맞게 일대일 심리 상담을 여러 번 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4주 성공률 97.4%, 반년 성공률 70.3% 장우성 씨(40)는 지난해 7월 장애인 역도 선수인 아버지와 함께 금연캠프에 참여해 금연에 성공했다. 장 씨의 아버지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역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역도 선수다. 흡연으로 인해 호흡이 가빠지며 역도 실력이 퇴보하는 걸 느낀 아버지는 장 씨에게 금연캠프 동반 참가를 권유했다. 장 씨의 아버지는 캠프에서 이뤄진 건강검진과 다양한 강연 등을 통해 금연의 중요성을 깨닫고 금연에 성공했다. 퇴소 후에는 여러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다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장 씨는 “아버지가 체육관 동료들에게도 금연캠프를 추천했다. 아버지의 조언에 지금까지 여섯 분이 금연캠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올 2월 금연캠프에 참여한 주홍식 씨(57)는 금연캠프 내 건강검진 과정에서 당뇨 전 단계를 진단받기도 했다. 주 씨는 “현재 계속 금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단 음식을 자제하려 하고 있다”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금연을 시도하니 더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찾은 캠프에서도 참가자 17명 중 5명이 당뇨 전 단계를 새로 진단받았다. 양소이 간호사는 “환자들이 기저질환을 최소 하나씩은 갖고 있지만 담배로 인한 것으로는 인식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저질환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본인이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복지부 금연캠프의 금연 성공률은 6개월 기준으로 평균 44.2%다. 경기남부센터의 경우 4주 성공률은 97.4%, 6개월 성공률은 70.3%에 달한다. 상담사들은 캠프가 끝난 후에도 캠프 참여자들에게 2주∼한 달 주기로 전화 상담을 통해 금연 여부 등을 확인한다. 2023년 기준 누적으로 총 6822명이 금연캠프에 참여했다. 안양=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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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대형병원 전공의 10명중 4명 사직처리

    수련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해 사직 처리를 본격화하며 16일 기준으로 5대 대형병원 전공의 10명 중 4명꼴로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들은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선 사직 처리 및 결원 보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은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병원장들의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반발했다.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전국 수련병원 211곳에서 사직 처리된 레지던트는 1302명(12.4%)으로 전날보다 1216명, 11.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5대 대형병원의 경우 전체 레지던트 1922명 중 732명(36.7%)이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16일까지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서울대병원도 17일 사직 규모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들이 사직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사직서 수리에 미온적이었던 지방 수련병원들도 사직 처리 및 결원 확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인턴을 포함해 16일 기준으로 미복귀한 전공의 1만2599명 대부분은 수련병원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날까지 병원들로부터 제출받은 결원 규모를 바탕으로 하반기 전공의 추가 채용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올 9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들을 모집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종 결원 현황은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는 여전히 소수에 그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출근한 전공의는 1157명(8.4%)으로 전날보다 2명 늘었다.문제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 중 얼마나 하반기 수련에 참여할 것인지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사직서 수리 일자가 6월 이후로 정해지면서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며 “병원에 돌아갈 이유가 사라진 만큼 하반기 수련을 재개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수련에서 전공의들이 충원되지 않으면 의료 공백 역시 해결될 수 없다.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수련병원의 사직서 수리 움직임과 관련해 “불합리한 정책과 위헌적 행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거대 권력에 굴복한 병원장들에게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퇴직금 지급 지연, 타 기관 취업 방해 등 전공의들의 노동권을 침해한 병원장에 대해 형사 고발,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수 단체도 “사직서 수리를 강행할 경우 필수의료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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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복귀 44명 그쳐… 대형병원, 사직처리 착수

    정부가 제시한 사직 시한인 15일까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부분이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자 대형 병원들이 이들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오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사직 합의서를 보내 “응답이 없으면 사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16일 보건복지부는 15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공의 1만3756명 중 1155명(8.4%)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레지던트 기준으로는 1만506명 중 1046명(10%)만 출근했다. 이날은 정부가 제시한 ‘복귀 마지노선’이었지만 전날 대비 복귀 전공의는 4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사직 의사를 밝힌 레지던트는 86명(0.8%)으로 전날보다 25명 늘었다. 여전히 89.2%의 전공의가 복귀도 사직도 택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에 5대 대형 병원은 내부적으로 무응답 전공의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전공의들에게 발송한 사직 합의서에서 “사직서 수리 시점은 7월 15일로 하되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은 2월 29일자로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사직서를 낸 2월을 사직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전공의와 명령이 철회된 6월 이후를 사직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전공의들에게 “16일까지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17일 오전 사직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반면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전공의들이 의사를 밝힐 시간을 더 주겠다’며 사직 처리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사직 처리를 안 할 경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며 병원을 압박하고 있어 의료계에선 이들 병원도 조만간 사직 처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일시적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충남대병원이 이달 말 현금이 떨어져 다음 달 직원 급여 및 약품 대금 지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히는 등 대형 병원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조유라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주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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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복귀 44명에 그쳐 대형병원, 사직처리 착수

    정부가 제시한 사직 시한인 15일까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부분이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자 대형병원들이 이들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오후 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사직 합의서를 보내 “응답이 없으면 사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16일 보건복지부는 15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공의 1만 3756명 중 1155명(8.4%)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레지던트 기준으로는 1만506명 중 1046명(10%)만 출근했다. 이날은 정부가 제시한 ‘복귀 마지노선’이었지만 전날 대비 복귀 전공의는 4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사직 의사를 밝힌 레지던트는 86명(0.8%)으로 전날보다 25명 늘었다. 여전히 89.2%의 전공의가 복귀도 사직도 택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것이다.이에 5대 대형병원은 내부적으로 무응답 전공의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전공의들에게 발송한 사직 합의서에서 “사직서 수리 시점은 7월 15일로 하되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은 2월 29일자로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사직서를 낸 2월을 사직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전공의와 명령이 철회된 6월을 사직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전공의들에게 “16일까지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17일 오전 사직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반면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전공의들이 의사를 밝힐 시간을 더 주겠다’며 사직 처리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사직 처리를 안할 경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며 병원을 압박하고 있어 의료계에선 이들 병원도 조만간 사직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정부는 17일 결원 규모가 확정되면 22일부터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착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의료공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오자 “(전공의들을) 계속 설득하고 복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한편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일시적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충남대병원이 “이달 말 현금이 떨어져 다음 달 직원 급여 및 약품 대금 지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히는 등 대형병원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조유라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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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병원 5곳 “사직시한 복귀 전공의 10명 미만”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15일까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부분이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대형병원의 경우 시한을 앞두고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병원마다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수련병원은 복귀와 사직 중 어떤 의사도 밝히지 않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정부 방침대로 일괄 사직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5대 대형병원 “복귀 전공의 10명 미만”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날까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병원별로 10명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병원의 전공의는 총 2745명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답변 기한인 15일 낮 12시까지 복귀 및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각각 한 자릿수”라고 했고,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복귀 전공의는 한 자릿수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답변이 저조하자 당초 이날 낮 12시였던 회신 기한을 밤 12시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7명만, 고려대 안암병원은 1명만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날 오후 열린 수련병원장 온라인 회의에선 약 180곳에서 이탈 전공의 중 99%가 회신을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사직 여부를 파악해 17일까지 하반기(7∼12월) 충원 인원을 보건복지부에 알려야 한다. 최종 복귀 인원은 16, 17일경 취합될 예정이지만 의료계에선 복귀 전공의가 많아야 수백 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전체의 8.1%인 1111명이다. 결국 전체 전공의 1만3756명 중 1만2000여 명은 사직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의사 부족이 심각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공의 복귀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복귀할 경우 수련 규정을 고쳐 9월부터 수련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등 유화책을 내놨지만 거의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 “일방적 사직 처리 사태 악화시킬 것” 수련병원들은 정부 방침대로 미복귀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답변을 안 한 전공의들까지 일괄 사직 처리할 경우 의대 교수 등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병원은 복지부에 “사직 처리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 40개 의대와 78개 수련병원 교수 대표는 성명을 내고 “복귀·사직 여부에 대한 응답 없이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하는 건 현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사직 시점 역시 전공의 의견을 존중해 2월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공의들은 처음 사직서를 낸 2월을, 정부는 명령이 철회된 6월을 사직 시점으로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자체 조사에서 사직 전공의 96.3%가 미복귀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당수 전공의는 내년도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연내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달 말까지 9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를 모집하더라도 지원하는 전공의는 소수일 가능성이 높고, 일부 과에선 추가 모집을 아예 안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의료공백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 대학병원 4년 차 레지던트는 “전문의 취득이 코앞이긴 하지만 1년은 늦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동기들도 다들 뭉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성민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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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의료계 협의체, 전공의-의대생 불참에 회의 중단… “의협 주도 단일대오 좌초 위기”

    의대 교수와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범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정기회의를 잠정 중단하며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 단일대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게 “15일까지 미복귀 시 사직처리할 것”이라고 속속 통보 중인 가운데 전공의 대부분은 “버틸테니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특위는 13일 예정됐던 정기회의를 취소했다. 정기회의를 불과 3번 연 후 내린 결정인데 다음 정기회의일인 20일에도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의협 관계자는 “20일 회의 개최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20일 구성된 올특위는 의사단체 전체를 아우르며 대정부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의협 산하에 설치됐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 대신 시도의사회장, 의대 교수단체 대표, 전공의 대표, 의대생 대표 등이 참여해 의료계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전공의 대표와 의대생 단체가 잇달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 3차례 회의에서 휴진 등 향후 투쟁 방향을 두고 위원 간 의견도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특위 내부에선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이 불참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회의를 운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나왔고 13일 회의를 중지하기로 했다. 올특위가 좌초될 경우 임 회장이 강조했던 ‘대정부 투쟁 단일대오’ 구상은 무산된다. 또 지난주 의대생 단체가 임 회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을 계기로 의협 내부에선 임 회장에 대한 탄핵 움직임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기한(15일)이 다가오면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복귀나 사직 중에서 택할 것을 통보 중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의대 수련병원들은 사직 시점 역시 정부 방침대로 6월 4일 또는 7월 15일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미미하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복귀율은 8%에 불과하다. 전공의들은 “끝까지 버틴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사직 전공의는 “주변에 돌아갈지 고민하는 전공의는 거의 없다. 사직 처리되면 해외 의사 시험을 보거나 일반의로 취업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이 이날부터 자율적 진료 축소를 시작한 가운데 현장에서 실제로 진료나 수술을 취소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조유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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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범의료계 협의체 회의 ‘잠정 중단’…전공의·의대생 불참에 내부 파열도

    의대 교수와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범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회의 3번 만에 정기회의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3일로 예정됐던 회의는 열리지 않게 됐다. 회의가 취소된 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불참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회의를 운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회의체 내부에서 의대 교수와 개원의 사이 의견도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특위는 최근 정기 회의가 예정됐던 13일 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 정기 회의일인 20일에도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20일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니고 일정 논의 중”이라고 했다.지난달 20일 구성된 올특위는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의협 산하에 설치됐다.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다가 내부 반발에 철회한 임현택 의협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 대신 시도의사회장, 의대 교수단체 대표, 전공의 대표, 의대생 대표 등이 참여하며 의료계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그런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위 출범 직후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학생들이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었다”며 불참을 결정했다. 올특위는 고육지책으로 의대생과 전공의 회의 참관을 허용했으나 참관 인원은 한 자리 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특위 관계자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여기에 3차례 회의를 하는 동안 향후 투쟁 방향을 두고 의대 교수와 시도의사회 의견도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대학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 여부를 놓고 “더 이상의 휴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개원의 의견과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는 교수단체의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올특위가 중단될 경우 임 회장이 강조해 왔던 ‘대정부 투쟁 단일대오’ 구상은 무산된다. 최근 최창민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장도 올특위 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측에서는 올특위가 좌초 위기에 놓인 것에 대해 난감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 의협이 배제된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가 진행될 경우 법정단체라는 위상도 추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협 관계자는 “일단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올특위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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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고려대 의대 교수들 “휴진 대신 진료 재조정”

    ‘12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던 고려대 의대 교수들이 휴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대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진료 재조정’을 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전면 휴진이 현실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데다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고려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휴진을 예고한 12일을 앞두고 막판 내부 논의 끝에 11일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박평재 공동 비대위원장은 “휴진이란 단어를 쓰지 말자는 논의가 내부에서 있었다”며 “일방적으로 외래진료를 중단하는 건 지양하되 누적된 피로도를 감안해 중증 환자의 진료에 집중하는 진료 재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고려대 의대 교수들은 12일부터 자율적으로 중증 환자 진료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의 진료 재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증 환자의 경우 1, 2차 병원으로 회송하되 중증 기저 질환이 있는 경증 환자의 진료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점진적으로 중증 환자 1인당 진료 시간을 늘린다는 방침도 세웠다.서울아산병원에 이어 고려대 교수들까지 휴진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주요 대학병원 중 무기한 휴진을 이어가는 곳은 세브란스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정도만 남게 됐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진행 중인데 실제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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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년만의 폭우… “멈춰선 장마전선에 저기압 유입, 물폭탄 키워”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 변수들이 모두 합쳐져 나타난 결과다.”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며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기록적 폭우가 전북, 충남 지역 등을 강타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와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까지 모두 결합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유입됐다.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밤 한반도 북쪽에 건조한 공기가 강하게 자리 잡은 탓에 장마전선은 북상하지 못했고, 그 대신 저기압과 결합하며 커진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 여기에 ‘야행성 폭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했다. 하층제트기류는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이다. 낮에는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진입을 가로막아 힘을 못 쓰다 밤에 난류가 약화되면 상륙해 폭우를 쏟아낸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146mm)와 익산시(125.5mm), 충남 서천군(111.5mm)과 부여군(106.0mm) 등이 모두 서해에 몰려 있는 것도 하층제트기류의 상륙 지점이기 때문이다. 장마전선과 하층제트기류가 한반도 장마 공식의 상수였다면 올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저기압은 새 변수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유입원이 늘었다”며 “저기압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청도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146mm는 관측 사상 최고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100mm 이상이 내리면 약한 구조물이 파손될 수 있다”며 “어청도에 내린 비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21년 7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시간당 20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바로 옆 사람 손도 안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인접 지역에서 ‘극과 극’ 날씨를 보이는 것 역시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0일 어청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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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청 120mm 예보했던 서울, 밤사이 12mm 내려

    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 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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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측불허 ‘야행성 폭우’의 습격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재난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 군산시 내흥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부터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흥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 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4526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 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벽 물폭탄에 저수지 둑 붕괴 “깨어보니 이웃집 사라져” [야행성 폭우의 습격]중부-남부 기습폭우 잇단 인명피해산사태로 매몰… 급물살에 휩쓸려오피스텔 승강기 침수돼 사망도… 철도 일부구간 한때 운행 중단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 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 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 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mm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모 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 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 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mm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 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안 KTX 40개 열차와 일반열차 16개가 20분∼1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수서발 고속철도(SRT)는 이날 오후 4시까지 19개 열차가 1∼3시간가량 지연됐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 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서천=이정훈 기자 [email protected]대전=김태영 기자 [email protected]완주=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옥천=장기우 기자 [email protected]대구=명민준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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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mm 온다더니 12mm 찔끔…빗나간 예보에 시민들 “어떻게 믿나” 불만

    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에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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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앙적 수준”…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 강타, 이유는?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 변수들이 모두 합쳐져 나타난 결과다.”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며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기록적 폭우가 전북, 충남 지역 등을 강타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와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까지 모두 결합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유입됐다.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밤 한반도 북쪽에 건조한 공기가 강하게 자리 잡은 탓에 장마전선은 북상하지 못했고, 대신 저기압과 결합하며 커진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여기에 ‘야행성 폭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했다. 하층제트기류는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이다. 낮에는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진입을 가로막아 힘을 못 쓰다 밤에 난류가 약화되면 상륙하며 폭우를 쏟아낸다.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146mm)와 익산시(125.5mm), 충남 서천군(111.5mm)과 부여군(106.0mm) 등이 모두 서해에 몰려 있는 것도 하층제트기류의 상륙지점이기 때문이다.장마전선과 하층제트기류가 한반도 장마공식의 상수였다면 올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저기압은 새 변수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유입원이 많아졌다”며 “저기압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어청도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146mm는 관측 사상 최고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앞이 잘 안 보이고 100mm 이상이 내리면 빗방울을 맞았을 때 몸에 통증이 느껴진다”며 “어청도에 내린 비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21년 7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시간당 20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바로 옆 사람 손도 안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인접 지역에서도 ‘극과 극’ 날씨를 보이는 것 역시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0일 어청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 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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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집 순식간에 사라져”…마을 삼킨 ‘야행성 폭우’의 습격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으로 하늘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군산시 내홍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오전 2시 42분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홍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3568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지역에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 모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이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달았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농로로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동면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무궁화호, ITX-새마을호의 장항성(천안~익산)과 경북선(김천~영주)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운행이 중단됐고, 충북선(조치원~봉양)도 오전 9시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박성진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서천=이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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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전공의 사직 처리 안하면 정원 감축” 병원들 “1주일내 무리”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 221곳에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사직 처리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전날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을 안 하는 대신 15일까지 돌아오든 그만두든 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수련병원들은 “일주일 만에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전공의 거취를 모두 정하라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기간 연장 및 사직 시점 조정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련병원 “2월 기준으로 사직서 일괄 수리” 보건복지부는 전날 미복귀 전공의 대책 발표 직후 각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15일까지 소속 전공의 복귀 및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수련병원에서 기한을 지켜 조치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압박했다. 정부는 이달 15일까지 결원을 확정해야 22∼31일 추가 모집을 거쳐 9월부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해 사직 전공의가 원하는 어느 병원이든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공을 넘겨받은 수련병원들은 난감한 모습이다. 전공의에게 사직 의사를 확인하려 해도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미복귀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하자니 결원이 채워질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전공의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결국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9일 온라인 회의를 열고 “미복귀 전공의 사직서를 병원 이탈 직후인 올 2월 29일자로 일괄 수리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여부 확인 시한을 22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은 15일까지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수련병원 사이에서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의료계 “전공의 수도권 쏠림 가속화” 협의회에서 사직 시점을 올 2월 말로 정한 것은 전공의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전공의들은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부당한 만큼 해당 명령을 철회한 6월이 아닌 실제 사직서를 낸 2월을 사직서 수리 시점으로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그래야 병원 이탈에 따른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고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수련병원에 보낸 공문에서 “병원-전공의 당사자 간 법률관계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2월 말 수리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는 또 사직한 전공의가 9월부터 다른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경우 “같은 권역, 같은 전공일 때만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방침대로 어느 병원이든 옮길 수 있게 하면 전공의들이 서울 소재 5대 대형병원으로 몰리며 지방 의료공백이 더 악화될 것이란 취지에서다. 대한의학회도 이날 “(정부 방침대로라면) 지방 전공의 또는 비인기과 전공의가 서울의 대형병원이나 인기과로 이동 지원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어 지방 필수의료의 파탄은 오히려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협의회가 제안한 전공의 복귀 여부 확인 시한 연장과 권역 제한 등을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공의 대다수는 정부와 수련병원 방침과 관계없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한국 의료와 정부의 대응에 실망했다”며 “사직서가 수리되더라도 다시 필수의료 수련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조유라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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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환자 재이송 40% “전문의 없어 옮겨”

    119구급차로 이송된 응급 환자가 옮겨진 첫 병원에서 치료를 못 받고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되는 경우 10건 중 4건은 ‘전문의 부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9구급차 재이송 건수는 전국적으로 422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한 번 옮긴 1차 재이송은 4113건, 두 번 옮긴 2차 재이송은 84건이었다. 3차 재이송은 14건, 4차 재이송은 16건이었다. 재이송 사유로는 ‘전문의 부재’가 1771건(41.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병상 부족’ 635건(15%), ‘1차 응급처치 완료’ 476건(11.3%), ‘환자 보호자 변심’ 141건(3.3%), ‘(응급처치가 필요하지 않은) 주취자’ 43건(1.0%) 순이었다. 병상이 부족한 635건 중에는 응급실 병상이 부족한 경우가 454건으로 10건 중 7건 이상을 차지했고 입원실 부족(89건)과 중환자실 부족(75건)이 뒤를 이었다. 올해 1∼6월 재이송 사례도 전국적으로 2645건에 달했는데 역시 ‘전문의 부재’가 원인인 경우가 1081건(40.9%)이나 됐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전문의 부재로 인한 재이송은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더라도 신경외과나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영역에서 배후 진료를 볼 전문의가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현재와 같은 의료공백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병원 응급실 진료에 필요한 전문의를 확보해야 한다”며 “전문의 부재로 인한 재이송 증가를 막기 위해 관계 부처가 응급의료체계를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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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물러난 정부… “전공의 면허정지 철회, 15일까지 거취 정해라”

    정부가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해 의사 면허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15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사직 처리’를 해 달라고 각 수련병원에 요청했다. 복귀한 경우에만 면허정지를 안 하겠다던 기존 태도에서 한발 더 물러서며 ‘돌아오든 그만두든 이제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정부 “복귀 관계없이 면허정지 처분 철회”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정확하게 말하면 행정처분이 철회되는 것으로 앞으로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 2월 의료공백 사태 발생 전후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진료유지 명령,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고 이를 지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달 4일 조 장관은 이 명령들을 취소하면서 “전공의가 복귀하면 (면허정지)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당시 복지부는 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을 안 하면 30%가량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복귀한 레지던트는 73명에 불과했다. 5일 기준으로 근무 중인 레지던트는 9.4%뿐이다. 결국 정부는 이날 “복귀하든 안 하든 면허정지 처분을 철회하겠다”며 다시 물러섰다. 면허정지 처분을 중단한 경우 언제든 재개할 수 있지만 철회하면 재개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복귀 전공의와 미복귀 전공의 처분에 차등을 두겠다”고 했던 조 장관은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전문의가 제때 배출될 수 있도록 수련체계 연속성을 유지하는 게 공익에 보다 부합한다는 판단하에 고심 끝에 내린 정부의 결단”이라며 “비판을 각오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정부 “미복귀 시 15일까지 반드시 사직 처리” 정부는 이날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15일까지 미복귀한 전공의를 사직 처리하고 결원을 채워 9월 하반기 전공의 수련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15일까지 반드시 병원에서 확정을 지어 달라”며 “그래야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하반기 수련 전공의를 모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전공의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9월부터 다른 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현재 내과 2년 차 레지던트가 사직하고 다른 병원 내과 2년 차로 복귀하려면 내년 9월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한시적으로 규정을 완화해 올 9월 다른 병원에서 같은 연차로 수련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9월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내년 8월까지 수련을 받고 추가 전문의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이날 전공의들에게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2026학년도 이후 (의사 수) 추계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고도 제안했다.● 전공의 “큰 영향 없을 것” 다만 수련병원들은 일주일 만에 미복귀 전공의를 모두 사직 처리하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를 수리하기 전 한 번은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 연락도 잘 안 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5일까지 사직 처리를 하지 않는 수련병원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압박했다. 전공의 사이에선 ‘정부가 양보안을 내고 있으니 계속 버티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을 사직한 4년 차 레지던트는 “전공의 거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일부 인기 학과에만 전공의가 복귀하거나, 지방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수도권 인기과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소영 기자 [email protected]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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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의대교수협 등 “정부, 의평원 흔들기 멈춰라”

    정부가 최근 의대 평가·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이사회 개편 방침을 밝히자 의사단체들이 “의평원 흔들기를 중단하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사들은 정원이 대폭 늘어난 의대들의 의평원 인증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정부가 기준을 바꿔 부실 의사를 양산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의학 교육의 위기는 모든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교육부는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3일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충분한 지원이 없다면 비수도권 의대 상당수의 교육·수련 질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그러자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4일 브리핑에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의평원 이사회 구성 개편 계획을 밝혔다. 이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며 ‘교육부가 의평원 평가에 개입하려 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의대가 의평원 인증을 못 받으면 정원 감축, 모집 정지, 졸업생 국가고시 응시 불가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박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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