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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합병, SK온만을 위한 것 아냐...AI서 핵심 역할할 것"


입력 2024.08.20 13:56 수정 2024.08.20 14:08        정인혁 기자 ([email protected])

27일 임시 주총서 합병 안건 표결

'SK온 살리기' 외 AI서 역할론 제기

지난 19일 열린 SK그룹 이천포럼에 참석하는 최태원 회장.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안을 표결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합병 법인이 출범하면 배터리 자회사 SK온에 힘을 실어주는 데 더해 그룹이 최근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AI(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 E&S를 흡수 합병하는 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은 에너지 공룡 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 SK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창출 등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두 회사가 지닌 원유와 가스 자원 개발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면서 석유와 LNG 수급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 개선도 주목할 점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산만 100조원에 이르고 현금창출력의 대표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조9500억원에 이른다. 양사는 2030년까지 EBITDA를 2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이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SK온은 2021년 출범 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필요한 데 이를 SK E&S의 안정적인 수익이 보완해줄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도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E&S와) 합병을 통해 사업 규모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고, 현금 유입으로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어 신용등급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하며 SK그룹의 'SK온 살리기'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근 SK그룹 주요 수장들의 입에서 합병 법인의 'SK온 살리기'만큼 중요한 새 역할론이 나오고 있다.


전날 SK그룹은 핵심 연례행사인 이천포럼을 열고 AI(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겸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두고 "양사의 합병은 아시아 최대의 어떤 에너지 기업으로 AI 데이터센터에 있어서 액침 냉각, 혹은 LNG 발전, 태양광, 풍력,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들을 제공할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결정에 대해 "두 회사가 합쳐지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AI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최 회장은 "(추후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전력 문제가 불거질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며 "둘 중 어느 한 회사만 이를 가져갈 수 없으니 두 회사가 힘을 합해 솔루션을 만들어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그룹이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며 생태계 구축 청사진을 내놓은 가운데 AI에 필수인 전력 솔루션에 합병 법인이 역할을 할 것이란 뜻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전까지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합병이라는 데 이목이 쏠렸지만, 사실 더 큰 차원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면서 "SK그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AI 영역에서,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합병 법인의 역량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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