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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5년짜리가 겁도 없이"…채상병 특검 부결·방송4법 '극한 충돌'


입력 2024.07.26 00:00 수정 2024.07.26 00:01        김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도 부결

민주당, 규탄대회 열고 강한 반발

'방송4법' 상정에 與, 필리버스터 대응

여야 고성·삿대질…본회의 아수라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개원식 취소와 의사 일정 파행,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으로 극한 대치를 이어가던 국회가 가까스로 본회의를 열었다. '채상병 특검법'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고,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방송 4법'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거야(巨野)의 일방적 폭주'로 보고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날 본회의장은 각종 쟁점을 둘러싼 여야 충돌과 막말이 이어지면서 여러 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5일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안건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및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일컫는 방송 4법 등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 전부터 규탄대회를 열고 신경전을 벌였다.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 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꼭두각시 공영방송 국민들은 거부한다" "방송 악법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검법 재의요구 이유를 설명하러 단상에 오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5년짜리 정권이 겁도 없이 어디서 함부로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느냐"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어나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 요구한 '채상병 특검법'은 재의 표결에서 출석 의원 299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1명으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것은 지난 21대 임기 말이던 5월 28일에 이어 두 번째다. 거대 야당이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을 거쳐 폐기되는 수순이 재연된 셈이다.


야당은 부결 직후 즉각 규탄대회를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심을 배신하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공정과 상식을 폐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수사 외압, 국정농단 의혹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는 그날까지 전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병대 예비역 "이 XX들아" 욕설
강민국 "개판…퇴거 명령" 요구
'일방적 규탄대회·인사 공방'에
與 "민주당은 항상 통보하는 식"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25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해병대 예비역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검법이 부결되자 본회의장 내부 방청석에 앉아있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지금 당장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 XX들아" "너희도 자식 있냐"라며 격분한 심정도 표현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우 의장에게 "퇴거 명령을 내려달라"며 "개판"이라고 항의했다. 우 의장은 "(해병대원들이) 나가고 있지 않느냐. 뭐가 개판이라는 것이냐"며 강 의원과 4분가량 설전을 벌였다.


규탄대회로 잠시 본회의장을 떠난 야당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여야 합의에 의해 정회하지 않고 대기하기로 했다"는 우 의장에 "대기 시간을 합의한 적이 없다" "20분 넘게 기다렸다"며 압박했다. 복귀한 민주당은 "치사하게 따질 걸 따지라" "정식으로 (수석들 간 합의를) 얻어서 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 공방'도 벌어졌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의 가장 기본은 예의"라며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의장석을 향해 인사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당 측 항의가 계속되자 "가르치면 배우세요"라고 신경전도 벌였다.


그러자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본회의 중간에 진행한 규탄대회가 정당한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항상 통보하는 식이다. 여지껏 민주당과 어떤 동의와 합의를 갖고 일을 할 수 없었다"고 앙금을 드러냈다. 또 "우리 의원들은 진심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려 하는데 민주당 여러분들은 폭압적으로 소수당을 누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 의장을 향해서도 "의장이 탈당을 해서 무소속인데도 일방적으로 민주당 편을 들고 있다"며 "인사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게 사회를 봐달라"고 촉구했다. 원내수석들이 발언하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 고성과 삿대질을 이어가면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방송 4법' 상정 과정 해프닝
김현, 4개 법안 한꺼번에 설명
민주당 "실수할 수도 있지"
국민의힘 "실수할 걸 실수해"


이른바 '방송4법' 중 하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방송 4법' 상정 과정을 놓고도 입씨름이 벌어졌다. 여야는 사전 합의를 거쳐 4개 법안을 하나씩 상정, 각각 토론과 표결 절차를 밟기로 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개 법안에 대해 한꺼번에 제안 설명을 하고 자리를 비우면서다.


우 의장은 "의장의 실수"라며 해명했고, 민주당 측은 "실수할 수도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실수할 걸 실수하라. 중요한 법안"이라며 다잡았다. 국민의힘 측에서 항의가 쏟아지자 김 의원은 "죄송하다"며 다시 단상에 서서 먼저 상정된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설명을 진행하고 내려갔다.


여당은 야당의 입법 강행에 필리버스터로 대응 중이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마자 소속 의원 170명이름으로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안에 대한 찬반 토론은 24시간 이후 강제 종료되며, 곧바로 표결에 돌입한다. 필리버스터와 토론 종결이 반복돼 최소 4박 5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개원식조차 열리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 따라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은 것 같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중요한 키를 쥐고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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