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 만류로 복귀한 김경목 검사는 오찬 불참
검찰 관계자 "남은 수사에만 집중하자는 분위기"
김건희 여사 비공개 방문조사 관련 수사팀 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과 도시락 오찬을 진행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김 여사 명품백 의혹 수사팀과 함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점심 자리에는 사의 의사를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만류로 복귀한 김경목(연수원 38기) 부부장검사는 자리하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팀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동요하지 말고 앞으로 남은 수사를 철저하게 해서 잘 마무리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그는 수사팀과 향후 수사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김 부부장검사가 복귀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수사에만 집중하자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패싱 논란으로 불거진 '검-검 갈등'은 중앙지검 수사팀이 사전 보고 없이 지난 20일 김 여사를 방문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이 총장은 이 지검장으로부터 경위를 보고받고 대검 감찰부에도 진상 파악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이 '진상 파악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였다.
이 과정에서 김 부부장검사는 대검 진상 파악에 반발하며 사직 의사를 밝혔었다. 그는 '사건을 열심히 수사했는데, 감찰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주변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검 감찰부에서 '수사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진상 파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이 총장이 김 부부장검사의 복귀를 요청하면서 갈등은 소강 국면에 접어든 듯 했다.
하지만 일부 수사팀이 대검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앙지검 내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이 지검장은 이런 상황 등을 고려해 수사팀과 오찬을 함께하고 당부의 말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이 총장이 지시한 진상 파악 결과가 책임을 묻는 상황으로 이어지거나, 김 여사 사건 처분 과정에서 대검과 중앙지검의 의견이 갈릴 경우 추가 잡음이 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