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원희룡 되면 당 파탄…내가 꼭 당대표 해야겠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4일 충남 대전 당원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나경원 캠프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경쟁 당권주자인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너무나 사생결단식으로 이전투구를 벌여 보기에 민망스럽다며, 자신이 꼭 당대표가 돼야할 당위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나경원 후보는 8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두 사람(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이 너무 싸워서 죄송하다"며 "내가 보니까 이제 내가 꼭 (당대표를) 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나 후보는 "둘 중에 하나가 (당대표가) 되다가는 이 당이 정말 파탄 날 것 같다"며 "싸워도 정도가 있고 상처가 아물 정도로만 싸워야 되는데, 지금 싸우는 것 보니까 죽기살기로 싸워서 당이 분열해서 망하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촌스러운 전당대회가 끝나고나면 계파 분열이 해소되지 않고 더 골이 깊어질 것 같다"며 "이번에는 꼭 내가 (당대표가) 돼야겠다는 당위성·필연론이 내 마음 속에서 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디오 출연에서 나 후보는 이번에 친윤(친윤석열) 성향 원외당협위원장들 일부가 한동훈 당대표 후보 사퇴 촉구를 하려고 겁박 문자와 전화를 돌리다가 적발돼 '제2연판장 사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두고서는,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원조 연판장 사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나경원 후보는 "(원희룡 캠프를 겨냥해) 연판장이라는 말도 할만은 하다. 작년에는 공천 압박해서 의원들이 서명하게 하고 이번에는 또 원외위원장들 압박하는 것 아니냐. 너무 촌스럽다"면서도 "(한동훈 캠프 측은) 작년 연판장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 써서 피해자인 것처럼 말씀들 하려고 하는데, 작년 연판장과는 다르니 '연판장 호소인' 같다"고 쌍방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건희 여사 당무개입 문자 의혹'에 관해서는 "(김 여사) 사과 한마디는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모두 그것을 기대했는데 공적 통로니 사적 통로니 이야기할 게 아니라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설득해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그분(한 후보)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가지 중에 하나다. 정치적으로 역시 아직 미숙하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차별화를 하려고 그랬다면 굉장히 더 나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후보를 거듭 겨냥해 "검찰에 있을 때는 (김건희 여사로부터 문자를 받은 게) 수백 통이라고 그랬지 않느냐. 그럼 그 때는 공적으로 했느냐 사적으로 했느냐"라며 "(명품백 논란의) 당사자가 직접 말을 하고 있는데 그 당사자와의 소통을 단절시켜놓고 그게 공적·사적이니 하는 걸 보면 한참 멀었다. 그래서 이번에 당대표 하시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