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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대 싹쓸이라니"…기아 EV3 등장에 보급형 전기차 시장 '휘청'


입력 2024.07.07 06:00 수정 2024.07.07 06:00        박영국 기자 ([email protected])

3주 만에 사전계약 1만대 돌파…이달 출시

EV3 출시 앞두고 4000만원대 전기차 판매 부진

EV3.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기아의 E-GMP 플랫폼 라인업 막내인 EV3가 일찌감치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하며 경쟁차들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수요를 활성화시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탈출을 이끄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같은 차급에서는 ‘생태계 파괴자’급 위협 요인이 될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출고가격 4000만원대 전기차들은 올 들어 하나같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은 올 상반기 1121대의 판매량으로 월평균 200대에도 못 미쳤고, 같은 기간 기아 니로 EV는 609대가 팔리며 월평균 100대를 겨우 넘겼다.


KG 모빌리티가 2년 만에 야심차게 재출시한 코란도 EV는 판매 첫 달 15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그나마 같은 회사의 토레스 EVX가 상반기 3892대, 월평균 600대 이상의 실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엔트리(생애 첫 차)급의 부진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구매 가격 3000만원대 전기차 수요층이 기존 모델을 구매하기보다는 이달 중 출시 예정인 EV3를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V3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공간 활용이나 무게중심, 성능 면에서 파생 전기차에 비해 우위를 지닌 데다, 501km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롱레인지 모델 기준)를 제공하고, 유려한 디자인까지 갖춰 해당 가격대에서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 것으로 평가된다.


EV3와 ‘한 집안 식구’인 니로 EV와 코나 일렉트릭은 차급이 소형 SUV로 동일하고 가격도 비슷하지만, 내연기관차 기반의 파생 전기차인데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출시 후 상당기간이 지나 디자인 노후화가 진행됐다는 점도 한계다.


코란도 EV는 가격이 가장 저렴하면서 실내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은 준중형 SUV라는 장점이 있지만, 중국산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데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1km에 불과한 건 단점이다. 2022년 2월 출시됐던 초기모델(코란도 이모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 식상함도 판매량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성비가 장점인 만큼 향후 택시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려야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EVX의 경우 엔트리급 모델들과 가격 차이는 크지 않으면서도 차급은 차원이 다른 중형 SUV라는 점이 비교적 양호한 판매량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EV3 판매가 본격화되면 물량에 다소 영향을 받을 여지는 있어 보인다.


현재 사전계약 중인 EV3는 이달 중 정식 출시와 함께 출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달 4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26일까지 약 3주 만에 1만대를 넘겼다. 어느 정도의 고객 이탈을 감안하더라도 생산량만 뒷받침 된다면 연말까지 월평균 판매량 1000대 이상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 전기차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싹쓸이’에 가깝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V3쪽으로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는데, 기존 수요를 끌어오기보다는 전체 파이를 늘리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니로 EV와 코나 일렉트릭은 EV3와 디자인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다른 가치가 있기 때문에 판매 간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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