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수성 부산은행, 이번에도? 막 오른 부산시금고 쟁탈전

김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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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0일 금고 신규 지정 공고
23일 설명회 열고 내달 접수
주금고, 부산·국민 치열한 경쟁
부금고, 국민·하나·농협 3파전
국민은행, 주·부금고 둘다 도전
하나은행, TF 신설해 적극 대응

15조 원 규모의 부산시 예산을 관리할 차기 부산시금고 관리 금융기관 지정 절차가 본격화한다. 자금력을 기반으로 시금고를 노리는 시중은행과 지역은행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24년간 시 주금고를 지켜 온 지역 대표은행 부산은행의 주금고 ‘수성전’과 부금고를 둔 시중은행 간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10일 부산시금고 신규 지정에 관한 사항을 공고했다. 시의 공고에 따르면 오는 23일 시금고 지정 관련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14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고 지정 신청서를 접수한다. 이후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꾸린 뒤 오는 10월 말까지 새로운 시금고 심의와 지정, 약정 체결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 기준’에 따라 시는 기존 시금고 약정 기간 만료 50일 전까지 새로운 시금고를 지정해야 한다.

시가 공고한 금고 지정 평가 항목·배점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 구조의 안전성이 100점 만점 중 25점 배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다. 이 항목은 금융기관의 주요 경영 지표, 신용도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금고 업무 관리 능력 23점 △시에 대한 예금·대출 금리 20점 △시민 이용 편의성 18점 △지역 사회 기여·시민 사회 협력 사업 7점 순이다. 지역 사회 기여·협력 사업 항목 평가를 위해 각 금융기관은 향후 금고 계약 기간 동안 집행할 협력사업비를 제안해야 한다.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되는 현행 시금고는 부산은행이 주금고, KB국민은행이 부금고다. 주금고가 전체 예산의 70%인 일반 회계와 19개 기금을 관리하고 나머지 30%인 14개 특별회계 예산은 부금고가 관리한다. 올해 부산시 전체 예산은 15조 6998억 원이다. 시금고 약정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말까지 4년이다.

금고 입찰의 최대 관심사는 부산은행의 주금고 수성 여부다. 2000년 옛 한빛은행과 경쟁 끝에 주금고를 차지한 뒤 줄곧 단독 입찰을 통해 금고 운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전국 단위로 영업 보폭을 넓히고 있는 국민은행이 주금고 도전을 공식화 하면서 경쟁 입찰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은행은 12년간 부금고 관리를 한 만큼 올해는 주금고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부금고는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금고, 부금고 복수 지원이 가능한 만큼 국민은행은 주금고에 공세를 펴고 부금고는 수성하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부금고 관련 TF를 영남본부에 신설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3차례 부금고 입찰은 국민은행과 농협의 2파전이었다. 올해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농협은 상대적으로 소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금융권은 농협의 입찰 여부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부금고를 맡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2001년부터 12년 내리 부금고를 관리하다 물러선 전력이 있다. 하나은행이 부금고에 응찰하면 이번이 첫 도전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 지자체 주금고에만 관심을 가지던 시중은행이 비수도권 지자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시 주금고에 전례를 깨고 실제로 도전할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가 금융권과 관가의 최대 관심사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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