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어획 급감, 대형 어선 무더기 폐업 눈앞
최근 고수온으로 인해 어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연근해 대형 어선들의 줄폐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해마다 어업 생산성이 악화하고 인건비나 유류비 등 고정비용까지 치솟자 대형 어선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대형기선저인망수협(저인망수협)은 내년도 감척 수요를 조사한 결과 소속 어선 136척 중 74척(54%)이 희망했다고 6일 밝혔다. 2년 전과 지난해 수요 조사에서는 희망 어선이 각각 6척, 15척에 불과했다. 저인망수협은 대형트롤, 대형쌍끌이, 대형외끌이 등 3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대형트롤은 38척 중 무려 34척이 감척을 희망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18척이 부산 선적이다.이들 3종 어선은 주로 60~140t으로 국내 연근해 어선 중 규모가 큰 편이다. 오징어, 갈치, 삼치, 조기 등 대중성 어종을 주로 잡으며, 지난해 기준 생산액은 2940억 8215만 원에 이른다. 저인망수협 임정훈 조합장은 “어민에게 감척은 폐업이나 다름 없는데 이번처럼 절반 이상의 선박이 한 번에 폐업하겠다고 나선 적은 처음”이라면서 “시대에 뒤처진 낡은 수산업법을 개정해 대형 어선들이 받는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해수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해수부는 어업인 간 지나친 조업 경쟁을 막고 국내 수산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매년 감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근해 어선 524척, 연안 어선 1500척 등 총 2024척을 감척할 방침이다. 현재 저인망수협 어선은 일부만 감척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워낙 생산성이 떨어진 탓에 감척 사업에 포함되지 못한 어선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자체 파산할 수 있다.저인망수협이 주로 잡는 오징어, 삼치 등은 모두 회유성 어종인 탓에 적정 수온을 찾아 북상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70여 년 전 제정된 수산업법에 따라 업종별 조업 구역은 고정돼 있어, 어선의 어획량은 갈수록 떨어진다. 지난해 저인망수협이 잡은 살오징어는 6451t이었지만 올해는 1561t으로 75.8% 줄었다. 같은 기간 삼치도 3164t에서 1451t으로 반토막 났다.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치솟고 인건비가 해마다 오르면서, 기름과 인력 소요가 많은 대형 어선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은 조업 구역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2월 일본 원양선망어협과 공동으로 한일어업협정 재개를 양국 정부에 건의했지만 관련 논의는 제자리 걸음이다.내년 대형 어선 줄폐업이 현실화하면 지역 수산업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선원 등 일자리가 감소할 뿐 아니라 부산 수산물 위판량이 줄며 지역의 수산 유통·가공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는 수산물 수급에도 영향 끼쳐 ‘밥상 물가’를 흔들 수 있다.수산업계는 급격한 산업 침체를 막기 위해 유류비 보조, 조업 구역 탄력적 조정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감척 지원 예산 확대 등으로 어업인의 퇴로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한다.국립부경대 김도훈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수산 자원을 관리하고 어업인들의 경제 여건을 개선하려면 현재보다 30% 정도 감척이 이뤄진 뒤, 장기적으로 어획 허용량을 매매할 수 있는 어업 할당제(ITQ)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정구청장 보선 '2파전 확정' 레이스 이제부터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대진표가 6일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국민의힘 윤일현(기호순) 후보가 열흘간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민주당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과 혁신당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두 당의 단일 후보로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당은 단일 후보 선출을 두고 협상 발표와 번복, 재협상을 이어가며 진통을 이어온 끝에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마무리했다. 선거가 2파전으로 흘러가면서 판세는 예측불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자체 내부 조사에서도 선거가 양자 대결로 진행될 경우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의힘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있는 데다 정부여당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인 의정갈등과 당정갈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그렇다고 단일화에 성공한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도부 차원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7일 열리는 두 사람의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회에 시선이 쏠린다. 1시간 10분간 진행되는 TV 토론이 팽팽한 승부의 판세를 결정지을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토론회에서는 금정구의 지역특화 발전 방안 외에도 재래시장, 주택가 주차문제 해결 방안, 쇠퇴하는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일대 발전 방안 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서는 최근 투표율 상승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사전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양당의 선거전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2대 첫 국감 7일 시작…김 여사 의혹·이 대표 사법 리스크 충돌 전망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 시작된다. 국민의힘은 “국익을 지키는 국감”을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폭주를 끝장 내겠다”고 벼르는 모습이다. 여야의 정쟁이 국감에서도 계속되면서 행정부 견제라는 국감의 취지가 흐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국감은 내달 1일까지 총 26일간 17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된다. 국감 전략과 관련, 여권에서는 당정이 한 목소리로 “생산적인 국감”을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감을 5일 앞둔 지난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만나 “야당과 정쟁하고 싸우는 국감이 아닌 국익 우선의 민생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일당백의 생산적인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6일 논평을 통해 “국감을 온통 정쟁으로 채우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야당에게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국감에서 각종 의혹을 정조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국감을 통해 윤석열 정권 2년 6개월의 폭주를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365 국감’을 하겠다며 끝장 감사, 국민 눈높이 국감, 민생 국감이라는 국정감사 3대 기조를 밝혔다. 또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경제‧민생대란’ ‘정부의 무능‧실정’ ‘권력기관 폭주’ ‘인사참사‧폭거’ ‘국권‧국격 추락’ 등 6대 의혹을 밝히고 ‘민생회복지원금 확충’ ‘자영업자‧중소기업 보호 육성 및 대‧중소기업 상생’ ‘불투명한 낭비 예산 대폭 삭감’ ‘티메프‧전기차 등 사회적 재난 재발 방지’ ‘기후‧인구‧지역 미래‧위기 대응’ 등 5대 대책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특히 이번 국감 기간에 김 여사 의혹 총공세에 나서며 이를 발판으로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당내에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 본부’(김건희 심판본부)를 구성하고 국감 기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 주가 조작 의혹 등을 파헤칠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각종 혐의 재판들에 따른 사법 리스크를 이번 국감에서 집중 추궁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비롯한 전임 정권 실정 이슈도 추궁하며 역공을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가 여야 충돌의 최전선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법사위 국감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 씨,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를, 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부산시가 3년 만에 행정안전위원회의 ‘지방국감’ 대상에 올랐다. 행안위는 오는 21일 울산시와 울산경찰청 국감에 나서고 22일에는 22일에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국감을 실시한다. 부산시는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감 대상에도 선정돼 오는 14일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국토위 국감이 진행된다. 국토위와 행안위의 부산시 국감에서는 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가덕신공항 건설, 지방 재정 악화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수도권 의대 지원 10명 중 9명 학생부전형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비수도권 의대에 지원한 학생 10명 중 9명가량은 학생부 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의대 증원 속에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이 크게 늘면서 내신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비수도권 의대에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이 6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의대 전형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비수도권 의대 27곳에 지원한 학생 3만 3347명 중 89.1%(2만 9719명)가 학생부 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별로는 △학생부교과전형 56.4%(1만 8815명) △학생부종합전형 32.7%(1만 904명) △논술전형 10.9%(3628명) 순이었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자는 지난해 2024학년도 수시모집 당시 9235명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 역시 지난해 7618명보다 3200명 이상 늘었다. 반면 수도권 의대 12곳에서는 논술전형 지원자가 전체 3만 9004명 중 66.2%(2만 5834명)로 가장 많았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은 각각 3.4%(1321명), 30.4%(1만 1849명)로 적었다. 이런 현상은 비수도권 의대들이 의대 증원에 맞춰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의대 6곳 2학기 등록률 3.2%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증원을 둘러싼 오랜 갈등 여파로 부산·울산·경남 6개 의대 학생 중 2학기 수업을 등록한 학생이 3%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학생까지 감안하면 지역 의료 교육 파행이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6일 의대생들의 조건부 개인 휴학 승인을 담은 비상 대책을 내놨지만, 의료계 반발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지영(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울경 6개 의대 학생의 올해 2학기 수업 등록률은 3.2%에 그쳤다. 지난달 2일 기준 6개 의대 재적생 2872명 중 2학기 수업을 등록한 학생은 92명이었다. 대학별로는 △부산대 2.3%(재적 756명·등록 18명) △인제대 5.3%(620명·33명) △고신대 2.9%(476명·14명) △경상국립대 4.6%(472명·22명) △동아대 0%(301명·0명) △울산대 2.0%(247명·5명)로 집계됐다. 입대와 재수 등을 이유로 2학기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 비율도 7.1%로 조사됐다. 재적생 2872명 중 206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학생과 휴학생이 전체 재적 학생의 90%에 달하면서 지역 의료 교육은 사실상 파행하고 있다. 전국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동맹 휴학을 선언하고, 지난 2월부터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서울대 의대가 집단 휴학을 승인한 여파가 다른 의대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놨다. 교육부는 6일 오후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기존 ‘동맹휴학 불허’ 원칙을 지키되, 미복귀 학생에 대해 내년 3월 수업에 복귀하는 것을 조건으로 휴학을 1년간 승인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교육부는 “미복귀 학생은 휴학 의사와 사유를 철저히 확인하고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동맹휴학이 아닌 휴학을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의료 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대 교육과정 단축 운영 방안도 마련한다. 예과 2년·본과 4년인 현재 교육과정을 5년으로 줄여 의정 갈등 여파를 최소화하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의사 국가시험과 전공의 선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1만 1355명 사망… 5차 중동전쟁 위기감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7일로 개전 1년을 맞았다. 휴전은커녕 이스라엘의 전선 확대로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가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최악에 치달은 상황이다. 제5차 중동전쟁이 발발 직전까지 다가오면서 전운이 잔뜩 드리운 상황이다. ▶관련 기사 12면 ■사망자만 4만 명 넘어서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하며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약 1200명이 숨지고 250명 넘게 인질로 가자에 끌려갔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2014년 ‘50일 전쟁’ 이후 9년 만에 지상전을 선택했다. 전쟁 발발 초기만 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 종료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같은해 11월 24일 양측이 일시 휴전에 합의해 인질 일부와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맞교환하면서다. 하지만 일주일 만인 12월 1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작전을 재개했고 무력 충돌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가자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는 15만 명에 달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5일 기준 팔레스타인 주민 중 전쟁 사망자가 4만1825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지난 8월 31일 기준 신원이 확인된 3만 4344명의 사망자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 1355명이 어린이다. 여성은 6297명, 노인은 2955명이다. 부상자는 이보다 많은 9만 6910명이다. 치열한 교전으로 인해 인프라가 무너지면서 가자지구 내 식량 상황도 크게 악화했다. 유엔의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식량 위기 상황을 정상-경고-위기-비상-재앙·기근 등 5단계로 분류하는데, 가자지구 인구의 96%는 위기 이상 단계로 분류됐다. 이 중 기아가 실제화한 재앙·기근 인구는 49만 5000명에 달한다. 비상 인구는 74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4개 전선서 초유의 동시 전쟁 이처럼 인명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전쟁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로 눈을 돌리면서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영사부 건물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다수가 죽었다. 이에 이란은 같은 달 13~14일 미사일과 드론 320여 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습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에 만성적 위협으로 꼽혀왔던 이란 대리 세력의 수뇌부를 겨냥했다. 지난 7월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하루 뒤엔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폭사했다. 지난달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달 23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각지를 융단폭격하며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했고 나흘 뒤인 27일 베이루트 남부를 폭격,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숨통을 끊었다. 헤즈볼라 지휘부가 와해됐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보병·전차 병력을 투입,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지상전을 시작했다.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전쟁은 국경을 넘어 레바논과 이란으로까지 확전하며 예멘 친이란 반군까지 포함한다면 이스라엘은 동시에 4개 세력을 상대하는 초유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중재국 만류도 무용지물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이후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이 휴전 재합의 중재에 나섰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이라며 단계별 휴전안을 공개했고 석 달 뒤인 8월 하마스가 그간 고집하던 선제적 영구 휴전 요구를 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집트-가자 국경의 길이 14km, 너비 100m의 좁은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논의는 다시 평행선을 달리기 시작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무기 밀수를 막으려면 이곳에서 절대 병력을 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8월 31일 가자에서 인질 시신 6구가 발견되자 이스라엘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열리며 전쟁을 강행해 온 네타냐후 총리가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레바논 지상전 이후로는 지지율이 상승하며 다시 동력을 얻은 상황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지난 9월 레바논과 3주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전쟁으로 해결하기로 결심한 이스라엘은 거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포기한 후 급속히 힘이 빠지면서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잘나가는 워케이션, 그 뒤엔 부산 스타트업 있다
부산형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스타트업의 역량과 지원이 워케이션 사업의 부흥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6일 부산시가 공개한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 파급효과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거점센터 개소와 함께 지난 7월까지 워케이션 참가자는 총 2289명에 이른다. 이들이 부산에서 지출한 총금액은 1인 평균 114만 원이며, 워케이션 사업을 통해 유발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224억 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2022년까지 워케이션 관련 지역 관심도에서 7위를 차지하던 부산은 올해 4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부산이 워케이션 최적지로 우뚝 서게 된 배경에는 지역 스타트업의 협조와 노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한 달 살기’를 유행시킨 부산의 숙박 플랫폼 스타트업 ‘미스터멘션’이 대표적이다. 미스터멘션은 인구 감소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 달 살기 관광, 빈집 재생 등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기업이다. 정성준 미스터멘션 대표는 “생활인구 확대라는 목적은 워케이션 사업과 미스터멘션이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라며 “워케이션 사업 초창기 때부터 함께해오며 시스템이 안정화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워케이션 이용자들을 위한 관광 프로그램, 숙박 프로모션 발굴에는 부산의 관광 기업 ‘에스에스컴퍼니’가 활약하고 있다. 코티스앰버서더그라운드, 그랩 디 오션 송도, 윈덤 그랜드 부산 등 원도심에 있는 숙박업소들과 제휴를 맺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갈치 크루즈, 송도 케이블카 탑승권 등 관광상품을 연계해 워케이션 이용자들이 부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백승환 에스에스컴퍼니 대표는 “타지역 기업에게 부산 워케이션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며 워케이션 생태계 확장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워케이션 이용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들도 부산 곳곳에 확장되고 있다. 워케이션 전문 스타트업 스트리밍하우스는 2022년 영도구 봉래동에 부산 워케이션 위성센터 중 하나인 ‘더휴일X데스커 워케이션’을 오픈했다. 위성센터는 워케이션 거점센터와 사업을 연계하며 운영되는 민간 센터를 말한다. 스트리밍하우스는 부산 센터를 자회사 개념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도에 위성센터를 둔 것은 워케이션 장소로서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매력 때문이다. 정용채 스트리밍하우스 대표는 “오랜 기간 체류하며 일과 휴가를 즐기는 게 워케이션인데, 부산은 관광 인프라와 교통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제주도나 강원도 보다 더 매력적인 도시”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구 송정동에도 워케이션 센터가 들어섰다. 그 중심에는 부산의 대표 서핑프랜차이즈 기업 ‘서프홀릭’이 있다. ‘해운대 워케이션 센터’는 부산 전역에 워케이션 문화를 확장하기 위한 일종의 서브센터다. 서프홀릭은 3층 사옥 ‘홀리라운지’를 리모델링해 집중 근무를 위한 1인 좌석, 회의실, 대형 스크린 등을 조성했다. 신성재 서프홀릭 대표는 “민간공모를 통해 서브센터로 선정됐다. 홀리라운지를 이용하는 워케이션 참여자들에게 서핑강습권, 해운대 해변열차, 클럽디오아시스 등 관광시설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거점센터에서 열리는 워케이션 참가자 간 네트워킹 행사인 ‘W-DAY’ 프로그램에도 부산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가해 워케이션 문화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정주연 모모스 공동대표가 ‘4평 테이크아웃 카페에서 부산 로컬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라는 주제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정 공동대표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참가했다. 세미나 이후 온오프라인 창업에 대한 고민 등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서면은 일본·대만인이, 해운대는 미국·중국인이 북적
서면 일대에는 일본·대만 관광객이, 해운대 일대에는 미국·중국 관광객이 북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로는 10~30대는 서면 일대에, 40대는 해운대 일대와 기장 오시리아에, 60대 이상은 자갈치·국제시장을 주로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관광공사는 6일 지난해 부산 지역 관광지 44곳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주요 관광지 심층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KT 이동통신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됐으며, 내외국인을 포함해 부산에 방문한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관광지별로 살펴보면, 부산 서면의 경우 일본인 관광객이 8만 명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 미국, 홍콩 등이 뒤를 이었다. 내국인 관광객 중에는 경남 거주자가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 키워드 순으로는 ‘카페’ 검색이 가장 많았고, 토픽별로는 ‘음식’ 빈도가 가장 높았다.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비중은 백화점, 면세점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방문객의 수는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지출액에서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건수는 일본이 가장 많았으며, 지출 건당 지출액은 중국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미국, 일본, 중국, 태국 순으로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관광객 중에는 서울·경기 거주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 순으로는 ‘호텔’ 검색이 가장 많았고, 토픽별로는 ‘관광’ 빈도가 가장 높았다.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은 호텔·콘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 지출 건수는 미국이 가장 많았으나, 신용카드 지출액의 경우 싱가포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광안리해수욕장은 미국, 중국, 태국, 일본 순으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은 경기·서울·경남 순이었다. 키워드 순으로는 ‘카페’ 검색이 가장 높았고, 토픽별로는 ‘관광’과 ‘음식’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 건을 살펴보면, ‘외식업 기타’ 분야와 ‘한식’에서 가장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모텔·여관·기타 숙박은 지출 건수에 비해 지출액이 높게 나타나 금액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적별로는 방문객이 가장 많은 미국이 가장 높은 건수와 지출액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중국 순이었다. 자갈치·국제시장의 경우 일본, 대만, 홍콩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고, 감천문화마을은 대만, 일본, 태국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다. 국적별 외국인 관광객 숙박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대만 관광객은 주로 원도심 위주로 높았으며, 미국·중국 관광객은 해운대 일원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국적 관광객은 해운대해수욕장(2만 2218명), 해운대시장(1만 9932명) 순서로 높게 나타났으며, 중국 국적은 해운대시장(1만 93366명), 해운대 해수욕장(1만 8234명) 순으로 높았다. 일본과 대만 국적의 외국인 방문객 숙박 인구는 서면, 자갈치국제시장, BIFF광장 일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면 일대의 경우 일본인 국적 관광객은 5만 명 이상, 대만 국적 관광객은 3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부산의 재방문 여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리적으로 부산과 가까운데다 항공 노선이 편리한 일본·대만의 경우 부산을 재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 만큼 주요 랜드마크보다는 지역적 색채가 강한 곳을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 첫 방문일 확률도 높은데다, 첫 방문이 아니라 하더라도 패키지 상품에 맞춰 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부산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위주로 방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비짓부산패스를 통해 방문을 유도하는 등 관광객들이 부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결제한 신용카드 지출액은 3450억 원으로, 서면에서 지출한 비용이 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해운대해수욕장(15.3%), 오시리아(14.0%) 순이었다. 이 세 곳에서 지출한 비용이 전체 지출액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센텀시티, 서면, 오시리아에서 지출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내외국인 전체 연령대별로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을 살펴본 결과, 10대 이하부터 30대까지는 부산 서면을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대와 30대의 경우 부산 서면, 해운대시장, 해운대해수욕장 순으로 방문했으며, 20대의 경우 부산 서면, 광안리해수욕장, 해운대시장 순으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경우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시장, 오시리아 순으로 집계됐고, 부산 서면은 4위를 기록했다. 50대는 부산 서면, 해운대시장, 해운대해수욕장, 자갈치·국제시장 순으로 방문했고, 60대 이상은 자갈치·국제시장, 낙동강생태공원, 부산 서면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리스크'에 단일대오 균열…여권 출구전략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떠안은 여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과 윤석열 대통령의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국회 본회의 특검법 폐기를 단계로 밟으면서 여론은 점차 악화하고 야당은 국정감사 총공세를 벼르고 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이탈표’ 속출에 당내에서도 출구전략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중진 의원들까지 김 여사 사과를 촉구하면서 당 지도부의 입장 정리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졌다. 무기명 투표 결과 ‘김 여사 특검법’(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채 상병 특검법’(찬성 194, 반대 104, 무효 2)·‘지역화폐법’(찬성 187, 반대 111, 무효 2) 등 3개 법안은 모두 부결됐다. 거부권 행사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려면 재적(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결국 세개 법안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지만, 여권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탈표가 나오면서 정국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다. 김 여사 특검법의 경우 반대가 104표에 그치면서 국민의힘(108명)에서 이탈표가 많게는 4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상병 특검법 역시 여당 이탈표가 최대 4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가 의원들을 접촉하며 부결을 거듭 촉구했지만, 완전한 당내 단일대오가 흔들린 셈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부결에 의미를 두면서 단일대오 균열에 선을 그었지만, 이탈표 파장은 여권의 김 여사 리스크 부담을 한층 키운 형국이다. 민주당은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 총공세에 나선 뒤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여권에서는 검찰이 향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불기소 처분할 경우 여론이 더욱 악화해 특검법을 방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이른바 윤·한 갈등은 물론 10·16 재보궐선거 민심에도 김 여사 리스크가 적잖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더이상 이대로 김 여사 문제를 안고 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를 두고 “경고성 이탈이라고 봐야 한다. 특단의 조처를 하라는 주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김 여사 리스크 부담을 해소할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중진 의원들도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사과에 관해 “이제 한 번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김 여사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며 “시기나 방식,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명확하게 사과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친한계 일각을 넘어 김 여사 사과 요구가 당내 곳곳에서 퍼지면서 당 지도부도 조만간 입장을 좁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당의 김 여사 국정감사 집중 조명 이후 특검법 재발의에 따른 거부권 행사와 부결 방침은 여권 내에서도 어려운 선택지로 꼽힌다. 이에 김 여사 사과가 불발될 경우, 조속한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등 대안도 거론된다. 여권 안팎에서 김 여사 리스크 탓에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조명되지 않고 있단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통령실도 김 여사 사과 등 방안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여사)사과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여겨지는 신평 변호사는 “김 여사 사과는 탄핵 정국을 조성하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김 여사 사과에 대한 의견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윤 대통령 동남아 3개국 순방 출국…대북 경고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의 첫 행선지인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도착해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순방길에 올랐다. 이날 서울공항에 국민의힘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가,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고 있어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인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AP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핵 시설 공개는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규범을 위반하면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reckless actions)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 지역을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핵 개발 이유가 같은 민족인 남한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북한 정권의 과거 주장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 감시정찰 자산을 통해 북한의 동태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새로 선출된 일본의 신임 총리와 새로운 내각과도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IFF 2024] 벌써 반환점? 영화인도 관객도 영화에 취해 ‘시간순삭’
지난 2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흥겨운 분위기 속에 반환점을 돌았다. BIFF 기간 중 주요 행사가 몰려 있는 주말엔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BIFF 광장을 중심으로 국내외에 부산을 찾은 관객은 물론 유명 스타와 배우, 제작자들로 북적였다. 대다수의 상영작은 일찌감치 매진 행렬을 이루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영화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주요 행사들은 초반에만 몰려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웃음꽃’ 가득 스타 총출동 행사 BIFF 2~4일 차인 지난 3~6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는 유명 감독과 배우, 제작자가 무대에 올라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도 야외무대가 열려 천만 감독과 인기 배우들이 잇따라 등장해 관객과 호흡했다. 관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무대 앞쪽에 마련된 객석을 가득 메웠다. ‘오픈토크’에선 자신의 작품 세계에서부터 신작 소개, 촬영 뒷이야기 등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개막작 ‘전,란’을 포함해 ‘리볼버’,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 킬러스’, ‘여행자의 필요’, '강남 비-사이드', '좋거나 나쁜 동재', ‘지옥2’, ‘침범’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와 감독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반갑게 인사했다. 관객들도 좋아하는 배우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강남 비-사이드’와 ‘침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등 공개를 앞둔 작품의 주역들이 무대에 올랐을 땐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대화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열린 ‘강남 비-사이드’ 오픈 토크에서는 작품을 연출한 박누리 감독과 배우 조우진, 지창욱, 하윤경을 만날 수 있었다. 지창욱은 이 작품을 ‘눈덩이’에 비유하면서 “진실들이 밝혀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어디론가 흘러가며 눈덩이가 커지는 듯한 느낌”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여배우들의 연기 합을 볼 수 있는 ‘침범’ 주연 곽선영, 이설, 권유리, 기소유도 부산의 가을을 꾸몄다. 이설은 “한겨울에 촬영했고 쾌활하고 유쾌한 내용은 아니어서 현장 분위기가 어두워지면 어쩌지 고민했는데 권유리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며 “그 덕에 즐겁게 촬영했다”고 했다. 배우 정우의 특별한 부산 사랑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팀으로 무대에 오른 정우는 “부산은 나의 고향이자 엄마의 품 같은 곳”이라며 “부산 영화제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자리라 영광이고 기분도 좋다”도 전해 박수를 받았다. ■궂은 날씨도 막지 못한 소통의 현장 해외 거장 감독들의 깊은 작품 세계는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감독들은 자신의 작품 세계와 대표작, 신작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미겔 고메스 감독은 5일 오후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으로 홍상수 감독을 언급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미겔 감독은 “영화 현장에 나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일주일간 촬영을 이어가는 홍상수 감독만의 작법과 자유로움이 내가 추구하는 제작 방식과 가장 닮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 세계를 듣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관객도 많았다. 6일 오전 마스터클래스로 관객 앞에 선 감독은 “내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발견한 영감으로 영화를 만든다”며 “영화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이 함께 보이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고 영화라는 형태를 만들어가는 걸 ‘장르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부산 사랑도 특별했다. 감독은 “부산에 오면 아직도 많은 분이 영화를 보고 있고, 앞으로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강조했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도 극장에서 관객과 마주 앉아 속내를 털어놨다. 자신의 작품 등을 되돌아보는 ‘액터스하우스’에는 지난 3일 설경구를 시작으로 4일 박보영-황정민, 6일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지난 4일 밤 관객 앞에 선 황정민은 “무대에서 연기할 때 내가 배우구나,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살아 있음을 느끼려고 계속 작품을 하는 것 같다”고 했고, 같은 날 먼저 무대에 오른 박보영은 스스로의 강점으로 ‘밝은 에너지’를 꼽으며 그는 “서서히 다른 색깔들도 보여주면서 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주요 행사 거의 끝나” 아쉬움도 BIFF가 반환점을 돌 때까지 축제 열기는 계속해서 뜨거웠다. 많은 영화가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다른 지역에서 온 관객도 많았다. 서울에서 온 김지현(36) 씨는 “올해는 예매하기가 어느 때보다 힘들 정도로 대부분 영화가 인기 있었다”며 “부산에 온 김에 다른 축제들도 한번 둘러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온 에이바(25) 씨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영화 '그랜드 투어'를 봤다”며 “BIFF와 부산에 처음 와봤는데 날씨도 좋고 멋진 도시에서 열리는 행사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쉬움을 느끼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선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하는 주요 행사가 초반에 집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는 9일에도 휴일이 예정돼 있지만, 영화의전당 ‘오픈 토크’와 ‘야외무대인사’ 등이 지난 6일에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행사 초반에 주요 행사가 몰려있는 것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는 올해뿐 아니라 관객 사이에서 몇 년째 계속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대전에서 BIFF를 찾은 서민정(38) 씨는 “일이 있어 첫 주에 오지 못했더니 관심 가는 행사가 거의 끝났더라”며 “7일부터는 작품 상영과 작은 대담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BIFF 2024] 별은 밤에 더 빛난다… 영화인 모임들로 해운대 밤 ‘들썩’
영화의 바다를 찾은 영화인들은 어느 때보다 바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관객과 함께 영화의 바다를 항해한 뒤 저녁엔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며 부산의 가을밤을 진하게 물들였다. 인기 감독과 제작자, 배우들이 해운대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자 영화팬과 부산 시민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함께 사진을 찍거나 설레는 표정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6일 영화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BIFF 저녁 행사들이 올해 행사에서 온전히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BIFF 리셉션’ ‘CJ의 밤’ ‘SLL·플러스엠의 밤’ 등 공식·비공식으로 진행된 각종 모임과 파티는 영화제 기간 특유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갖게 했다.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은 영화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한국 영화계 침체를 함께 이겨낼 방안을 고민하고 다시 한번 나아갈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저녁 행사인 이른바 ‘OO의 밤’은 BIFF를 찾은 영화 배급사, 제작사, 영화 관련사 혹은 영화인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해운대 포장마차촌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해운대 해수욕장 부근과 광안리 등에서 더 폭넓게 진행되며 영화의 밤 풍취를 더욱 끌어올렸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오랜만에 BIFF다운 밤인 것 같다”며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행사들이 이제 다시 자리를 잡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다른 영화 감독도 “영화제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여러 나라의 영화인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영화인들과 오가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고, 팬데믹 이후 힘든 시기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 있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영화인들은 이 자리에서 달라진 영화 시장과 콘텐츠 흐름을 논의하면서 오랜시간 침체해 있는 한국 영화계의 재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영화인들은 또 배리어프리 상영, 커뮤니티 비프, 관객과의 대화(GV) 등 여러 BIFF 행사에서 나온 관객의 목소리를 공유해 보다 폭넓은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독은 “GV 등에서 나온 여러 관객의 말들을 공유하면서 달라진 관람 형태 등 앞으로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이야기를 했다”며 “배리어프리 영화를 앞으로 더 확장시킬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고 전했다. 영화인이 모여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해운대의 한 꼬치집 사장은 “일단 영화제 기간에는 손님이 많다. 20년 동안 영화제 기간 우리 가게를 찾는 관객들도 있다”며 “밤새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걸 살짝살짝 들으면 가게 안에서도 영화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또다른 횟집 사장은 “영화인뿐 아니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늦은 시간까지 북적북적해 매출에도 도움이 크다”며 “영화제 이후에도 스타가 다녀간 집이라는 소문이 나면 해외에서도 팬들이 많이 찾아와 음식을 먹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했다.
[부산 '빈집 SOS'] 주민 떠난 곳 영락없이 방치… 남은 자들에겐 허무함만
빈집은 지역 소멸을 알리는 경고이자 삶의 질을 낮추는 주범이다. 빈집 대책이 제자리걸음을 반복(부산일보 9월 2일 자 1면 보도 등)하는 가운데 ‘빈집 지대’ 주민들은 생기를 잃어가는 자신의 동네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은 빈집 지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부산 서구 남부민1동 주민 9명을 인터뷰했다. 남부민1동은 〈부산일보〉와 부산연구원이 산출한 ‘빈집 SOS 지수’ 조사에서 고령화 비율, 건축 연도, 경사도 등이 높게 나와 빈집 발생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분류됐다. ■빈집은 왜 생기나 빈집 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대개 고령층이고 궁핍하다. 가장 젊은 주민이 60대이고, 주민 80% 정도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동네에 빈집이 새로 생기면 대개 좋지 않은 이유 때문일 때가 많단다. 더 좋은 동네,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는 이야기는 드물다. 빈집 지대 주민이 몸을 옮기는 장소는 대개 요양 병원 아니면 장례식장이다. “집이 비면 두 가지야. 요양 병원에 갔거나 죽었거나.” “저기 파란색 지붕 집도 아무도 안 살아. 저 집 살던 조 씨 할머니가 두 달 전에 돌아가셨어.”(54년 거주 주민) 주민이 여러 이유로 떠나면 집만 남아 방치된다. 가족이 있는 주민도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연락이 돼도 그들이 집을 정비하거나 철거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나이 든 주민이 하나둘 동네를 떠나면 빈집도 그만큼 늘어난다. 최근 10년 새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식당, 이발소도 덩달아 사라져 “여기 동네 경치는 좋아. 외국 관광객도 여기 와서 사진을 찍을 정도니까.”(이 모 씨·78) 이 씨 말은 경치 말고는 동네 자랑할 건덕지가 없다는 의미였다. 빈집 지대 주민들이 가장 먼저 겪는 불편은 기초적인 생활 인프라 축소다. 식당 이발소 세탁소 목욕탕도 덩달아 줄어든다는 말이다. “집 유리창이 깨졌는데, 유리 갈아주는 가게가 없어서 그냥 두고 있어.” “이발소가 없어져서 옆 동네까지 가. 아내한테 바리캉이라도 사줘서 밀어 달라고 해야 할까.”(김 모 씨·81) 남부민1동에도 15년 전에는 구멍가게를 포함해 동네 마트가 15개가량 있었다. 지금은 단 한 개만 남아있다. 주민들은 장을 보러 걸어서 20분 걸리는 자갈치시장까지 간다. 특히 올해는 폭염 속에 장을 다녀야 했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형편이 안 되는데, 참고 살아야지요.”(65년 거주 입주민) ■빈집 옆에서 산다는 것 빈집은 동네 쓰레기통 신세가 된다. 종량제봉투 살 돈이 아까워 빈집 담을 넘어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문 앞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수거해 가는데, 꼭 쓰레기를 빈집에 버리더라고. 쓰레기 투기 금지 안내문도 별 소용 없어. 악취는 물론이고 벌레가 진짜 문제야.”(정 모 씨·58) 빈집에 쌓인 쓰레기는 벌레들을 불러 모은다. 쓰레기 악취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지만 빈집은 엄연히 사유지여서 청소도 못 한다. 빈집 지대마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든 하수구에 덮개가 덮여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지네, 바퀴벌레, 모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하수구에 덮개라도 덮을 수밖에 없다. 붕괴는 더욱 직접적인 위협이다. 지붕이나 담벼락에 금이 간 집이 부지기수다. 오랫동안 전혀 관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어진 지 50년이 훌쩍 지난 집들도 대다수이고 집이 부실하게 지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 태풍이나 폭우가 온다면 빈집이 무너져 자신의 집을 덮칠까 봐 노심초사하기 일쑤다. 실제 지난해 7월 영도구에서는 빈집이 무너져 인근 주민이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기엔 1973년에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이야. 철근을 땅 깊숙이 안 박고 그대로 집을 지은 경우가 많아. 땅 위에 이층집을 그대로 쌓아 올린 셈인데, 태풍이나 폭우가 오면 불안하지.”(이 모 씨·65)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빈집 옆에 산다는 것은 불안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주민들이 빈집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사라지는 이웃, 남는 건 허무 사회적 관계의 단절은 빈집 지대 주민들이 겪는 공통의 어려움이지만 아직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문제다. 동네 곳곳에 빈집이 늘면서 주민들이 고립되는 셈이다. “저녁이면 되면 갈 곳이 없어. 집에 고립되는 거지.” “이웃? 바로 옆집이 텅텅 비었는데, 이웃이 어딨노?”(김 모 씨·81) 남은 주민들은 다들 “허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갈 데 없는 처지에서 이웃마저 요양 병원으로 떠나거나 세상을 떠나면 사람들과 이어진 실이 끊어지는 듯한 감정이 든다고 한다. “이웃이든, 친구든 한 번 동네를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그렇게 모든 게 끝난다는 생각이 들 때면 허무함이나 쓸쓸함을 느끼지.”(이 모 씨·78) 이웃들이 모이거나 정을 나눌 공간이 없다는 점도 사회적 고립을 부추긴다. 실제 남부민1동 주민들은 경로당 등이 없어 선풍기 하나 없는 야외 전망대에 모여 담소를 나눈다. 여름에는 살인적인 무더위와 겨울에는 살을 베는 추위를 견뎌야 한다. “정부나 부산시에서 빈집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어. 다만 여기 주민들은 이대로 빈집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김 모 씨·73) 글·사진=김준현 기자 [email protected]
[부산 '빈집 SOS'] “5년 뒤 빈집 생각하면 깜깜”
“그동안의 빈집 증가세는 미래를 생각하면 약과입니다. 주민들 나이를 생각하면 5년 이후 빈집 문제는 절정에 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2일 오후 부산 서구 남부민동 한 동네 슈퍼에서 만난 이규청 통장은 앞으로 빈집 문제가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대다수가 고령층이어서 빈집이 생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게 이유였다. 이 통장은 부산 서구 남부민1동 2통 통장을 20년 넘게 맡고 있다. 통장을 맡은 이후 지자체가 실시한 빈집 실태 조사를 일선에서 담당한 그는 빈집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10년 전 270~280세대가 살던 동네였는데 이젠 180세대로 줄었습니다. 주민이 줄어든 만큼 빈집도 생기고 있습니다. 전체의 20% 정도가 빈 상태입니다.” 이 통장은 빈집 정비만이라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남부민1동 2통 경우에는 카페나 숙박업을 하겠다는 매입자가 나타나는 일이 가끔 생긴다. 그는 “우리 동네 빈집 한 곳이 숙박 시설로 변신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정비되면 동네 활기도 조금씩 살아날 것 같다”고 했다. 빈집을 주민이 모이는 시설이나 건강검진이 가능한 장소로 바꾸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빈집 소유주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게 이 통장 판단이다. 소유주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행정 당국의 최대 숙제라는 것이다. 이 통장도 집주인 반대로 빈집 대책이 시작부터 막히는 경우도 여러 차례 봤다. “빈집 소유주 대부분은 원래 주민의 자식들입니다. 혹시 있을 재개발 기대 심리로 빈집을 그대로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자체가 빈집을 정비하려는 의지가 강해도 소유주가 그런 태도면 무언가를 시작하기 참 어렵습니다.” 글·사진=김준현 기자
하단~녹산선 건설사업 본궤도… 명지국제신도시 구간 ‘지하화’
서부산권의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한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사업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건설 절차에 들어갔다. 당초 고가 방식으로 추진하려던 명지신도시 구간은 지하화해 건설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부산시는 국토교통부가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하단~녹산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에서 녹산국가공단까지 13.47km의 노선(11개 역)을 건설해 서부산권의 도시철도망을 완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공사 중인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을 연장해 하단역에서 을숙도와 명지국제신도시를 거쳐 녹산공단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에는 고무바퀴로 된 3량 1편성의 경전철(K-AGT)이 운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확정된 기본계획에는 명지국제신도시 구간(2.3㎞)의 지하화가 포함됐다. 당초 하단~녹산선 명지국제신도시 구간은 고가 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2022년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고가에 경전철이 다니는 고가 철도 방식이 도시 미관과 어울리지 않고, 강서구 도시 비전과도 맞지 않는 만큼 이 구간을 지하화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적지 않았다. 부산시도 이런 방안을 기본계획에 반영해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신청했고, 지하화에 따른 사업비 증액분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사업계획 적정성을 재검토해 이번에 총사업비가 확정됐다. 명지국제신도시를 지나는 5개 역(103~107·역명 미정) 구간 중 104~106역 구간이 지하화 되며, 103~104, 106~107 구간은 지하·지상이 교차된다. 총사업비는 1조 4489억 원으로, 지하화에 따른 추가 사업비 3224억 원이 포함됐다. 재원은 국비 7727억 원, 시비 5151억 원, LH공사의 명지국제신도시 개발이익 분담금 1611억 원으로 마련된다. 하단~녹산선이 신설되면 녹산공단 근로자들의 교통난이 상당 수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29년 말 가덕신공항 건설에 맞춰 신공항에서 부산신항역까지 선로를 연장하고, 하단~녹산선이 부산신항선까지 이어질 경우 공항철도로서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하단~녹산 도시철도 사업은 추가 절차를 거쳐 2026년 착공,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하단~녹산선은 서부산권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고 도시 경쟁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핵심 사업”이라며 “연내 설계 발주 실시를 하고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드파인 광안’ 올 부산 최고 경쟁률 13.1 대 1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들어서는 ‘드파인 광안’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두면서 올해 부산 분양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입지와 브랜드 등이 갖춰져 있다면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다며, 하반기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일 것이라 기대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분양한 드파인 광안의 1순위 경쟁률은 13.1 대 1을 기록했다. 일반 공급 327세대 모집에 1순위에서 4295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인기 타입인 84㎡A의 경우 47 대 1까지 경쟁률이 오르기도 했다. 드파인 광안의 청약 경쟁률은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앞서 지난 6월 분양한 부산진구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의 1순위 경쟁률 7.9 대 1이 최고 수치였다. 부산 전체적으로는 상반기 6302세대 일반 공급에 7528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돼 1.19 대 1의 극도로 저조한 성적표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드파인 광안의 청약 성적표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드파인 광안의 평(3.3㎡)당 분양가는 평균 3370만 원으로 부산 지역 정비사업장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높았다는 말이 많았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입지와 브랜드 등을 갖춘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침체됐던 지역 분양시장에 청신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에서 잇따라 분양이 예정돼 있다. 모든 세대를 중소형으로 구성한 동원개발의 ‘광안센텀 비스타동원’(525세대)은 오는 10일까지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특히 해운대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 들어설 하이엔드 아파트는 다음 달 분양을 예고해 관심이 모인다. 시행사인 백송홀딩스는 이 단지의 이름을 ‘르엘 리버파크 센텀’이라고 확정했다. 기존에는 ‘센텀 르엘 웨이브시티’ 등으로 불렸던 단지로, 부산의 첫 공공기여협상제 대상지다. 이 단지는 최고 67층 높이의 6개 동, 2076세대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되며,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이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50평형대와 60평형대가 각각 500세대씩 공급되는 반면 30평형대는 120세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역시 분양가로, 평당 4000만 원 중후반대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가을 폭염에 설악산 단풍도 ‘지각’
초가을에도 이어진 늦더위로 설악산 첫 단풍이 평년보다 6일 늦게, 지난해보다 4일 늦게 시작됐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이 지난 4일 시작됐다. 평년은 9월 28일, 지난해는 9월 30일 설악산 첫 단풍이 시작된 것에 비해 늦다. 평년은 10월 17일, 지난해는 10월 23일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이뤘다. 단풍 시작의 기준은 산 전체가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단풍 절정은 80%가량 물들었을 때가 기준인데, 보통 단풍 절정은 단풍이 시작되고 약 20일 이후에 나타난다. 기상청은 올해 단풍의 시작이 늦은 이유로 늦더위를 꼽았다. 올해 강원 속초 지역 9월 중순 이후 일평균 최저기온은 17.6도였다. 평년의 15.2도보다 크게 높았다. 또 설악산 단풍 관측지점의 9월 일평균 최저기온은 11.6도로 지난해의 10.4도보다 높아 단풍이 늦게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일 평균기온이 매년 조금씩 높아지면서 최근 3년간 설악산 첫 단풍 시기가 계속 늦춰졌다. 2021년에는 평년과 비교해 2일, 2022년에는 1일가량 단풍이 늦게 시작됐다. 단풍 절정 시기도 계속 늦춰지는 경향이 이어졌다. 설악산 단풍 절정 시기는 평년 대비 2021년은 9일 늦게, 2022년은 4일, 지난해는 6일 늦었다. 기상청은 설악산 등 전국 21개 주요 산의 단풍 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 내 ‘테마 날씨’의 ‘계절 관측’ 코너에서 ‘유명산 단풍 현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현직 경찰관, 경찰청장 탄핵 청원 ‘시끌’
현직 경찰관이 경찰청장 탄핵을 요청하는 게시물을 국민동의청원에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청원에는 최근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시한 지역 관서 근무 개선 방침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담겼는데, 경찰 내부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린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신어지구대 김건표 경감은 6일 <부산일보> 취재진에 지난 2일 오후 2시께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에 ‘경찰과 시민을 죽이는 경찰청장의 지시에 대한 탄핵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김 경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지역 관서 근무 감독·관리 체계 개선 계획’이 공식적으로 시행됐다. 이 대책은 지난 8월 경남 하동군의 파출소 순찰차에서 실종 신고된 40대 여성이 사망한 채 발견된 데 따른 경찰청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현장 경찰관들에게 2시간마다 순찰차 위치와 정차 사유 등을 세세히 기록하게 하고, 무전을 통해 수시로 위치와 업무 상태를 보고하게 했다. 이에 김 경감은 조 청장이 급히 내놓은 대책이 일선 경찰관들을 사지로 내몬다고 주장한다. CCTV와 GPS를 이용해 사무실과 순찰차 내부를 감시하는 방법 등은 경찰관 과로사, 자살, 졸음운전 등을 부추긴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 경감은 “27년간 국민을 지키는 치안 전쟁터에서 근무하며 흉기 난동, 추격전 등에 투입돼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겼다”면서 “경찰은 업무상 위험도가 높아 순직률이 높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도 높은 직종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게 청장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이은 경찰관 죽음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실제로는 지난달 3일부터 조 청장의 지시 사항이 적용됐다. 그대로 따르자니 이건 죽으라는 얘기 같았다. 경찰청장의 탄핵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김 경감은 청장 탄핵을 촉구하고 이번 근무 지시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는 글을 경찰 내부망 등에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청장이 해당 청원을 직접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경찰청장에 내용증명도 발송했다. 김 경감은 “하위직 경찰관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만약 이번 청장의 지시로 경찰관이 죽거나 정신질환을 앓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전국경찰관 직장협의회에 건의해 변호인단을 꾸리고 민·형사상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경감이 국민동의청원에 올린 글은 청원 대상이 되기 위한 최소 요건인 100명 동의를 충족해 현재 비공개 상태로 전환됐으며, ‘청원 요건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검토 과정을 거쳐 청원서가 등록돼 30일 동안 5만 명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과중한 업무에 매우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김 경감이 지적한 사항에 경찰 내부에서는 전반적으로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업무 지시에 대한 반기가 ‘제 살 깎아 먹기’라는 내부 비판도 있다. 하동 순찰차 사망 사건 당시 경찰 업무 태만 실태가 드러나 본청이 감찰 이후 내놓은 재발 방지책이라는 점에서다. 창원의 한 경찰서 직원은 “제대로 일했으면 이런 지시를 받진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 잘못으로 명운을 달리한 피해자를 볼 낯이 없다. 괜히 긁어서 부스럼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문제가 된 경찰서만 시정하라고 할 수도 없을 텐데, 청장 탄핵이 생뚱맞기는 하다”며 “국민적 공감을 얻긴 어려울 것 같다. 내부 고충을 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형사 법정, 차단막 설치하고 방청석 첫 줄도 비운다
전국의 형사 법정 내부 풍경이 바뀐다. 최근 법정에서 잇따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대법원이 피고인석과 방청석을 구분하는 차단막을 시범 설치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2일 ‘법정 보안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전국의 일선 법원에 송부했다. 해당 대책은 크게 검색 단계의 보안 강화, 법정 내부 보안 강화, 보안인력 확충과 역량 강화 등으로 나뉜다. 먼저 법정 보안 강화를 위해 형사 법정 안 차단막 설치를 검토한다. 서울남부지법은 최근 형사 법정 1곳에 아크릴 소재의 투명 차단막을 소송관계인석과 방청석 사이에 시범 설치했다.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들을 보호하고 법정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여러 방안 중 하나다. 차단막 설치 이후 해당 재판정에서 지난달 23일 첫 재판이 진행됐다. 대법원은 서울남부지법의 시범 설치 경과를 보고 전국 법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검사·변호인·피고인석과 가까운 방청석 첫 줄도 비운다. 보안관리대원의 상황 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김성현 기자 [email protected]
부산지하철노조, 11일부터 무기한 파업 예고
지난달 단체교섭 쟁의행위 총투표를 가결한 부산지하철노조가 사측과의 최종 교섭이 결렬되면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부산지하철노조(이하 노조)는 오는 10일까지 노사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6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단체교섭 2차 조정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5일부터 파업을 포함한 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진행한 단체교섭 쟁의행위 조합원 총투표를 87.6% 찬성률로 가결했다. 노조는 그동안 △임금 4.8% 인상 △안전 인력 500여 명 충원 등을 교통공사 측에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임금 1.5%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가 요구한 인력 충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산지하철 노사는 지난 6월 4일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지금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노사 최종 교섭이 부결되면 11일 새벽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최후통첩을 전했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부산지하철노조 이상화 사무국장은 “수차례 걸친 교섭에도 임금 인상률과 인력 충원에서 양측의 의견차가 크다”며 “2019년에 합의 약속된 순차적 인력 충원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일 최종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 날인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회사 재정 여건상 인력 충원은 힘든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최종 교섭이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노사가 최종 합의를 도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부산지하철노조는 2019년 이후 실제 파업에 돌입한 적이 없다. 막판 교섭에서 노사 양측의 의견이 조율되면서 무파업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해에도 10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최종 교섭에서 6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해 총임금 1.7% 인상안을 타결한 바 있다. 한편, 노조는 7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단체교섭 쟁점을 비롯해 최종 교섭과 파업 돌입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음주운전은 살인”… 딸 다혜 씨는 이태원서 음주운전 적발(종합)
문재인 전 대통령 딸인 문다혜 씨가 음주운전을 해 경찰에 적발됐다. 면허 취소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 택시와 부딪히는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씨는 전 남편이 타이이스타젯에 특혜로 취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상태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운전한 문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문 씨는 5일 오전 2시 51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캐스퍼 차량을 몰았고,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문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 기사는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씨 남편이었던 서 모 씨에 대한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올 8월 말 서울에 문 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검찰 수사를 겨냥하며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란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문 씨 음주운전이 알려지자 여당은 6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음주운전을 ‘살인 행위’로 규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비판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이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런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가족이 ‘정치탄압성 수사’를 받는다는 주장을 펴는 도중 문 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안에 대한 질문에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고 답했다. 경찰은 조만간 문 씨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 연봉 1위 해운대구, 서울 평균에도 못 미쳐
부산에 있는 16개 구군 중에서 근로소득자들의 1인당 총급여와 연말정산을 통해 나온 결정세액이 해운대가 부산 평균의 2배를 넘었다. 부산에서 연봉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해운대에 가장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산 전체 평균 총급여는 전국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고 서울에 비해서는 1000만 원 이상 적어 부산에 괜찮은 직장이 많이 없다는 것을 반증했다. 6일 국세청의 지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부산 근로소득자들의 한해 급여총액은 1인당 3824만 원이었고 결정세액은 220만 원이었다. 결정세액이란 연말정산을 통해 근로자들이 최종적으로 내는 세금을 말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봉이 3824만 원 정도면 연말정산을 통해 각종 공제를 받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이런데도 결정세액이 220만 원이라는 것은 고소득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220만 원이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소득자의 비율에 따라 결정세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별로 연봉 평균과 결정세액이 연동돼 움직이지만 정확한 비례 관계는 아니다. 전국에서 1인당 연봉은 서울이 4937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에 비해 1113만 원이 더 많았다. 연봉이 센 대기업이 많은 울산도 1인당 4755만 원에 달했다. 서울은 1인당 결정세액이 479만 원이었고 울산은 337만 원이었다. 전국 평균 1인당 연봉은 4233만 원, 결정세액은 288만 원이었다. 부산은 이보다 많이 못 미쳤다. 이와 함께 부산 16개 구군을 나눠서 살펴보면 해운대구가 연봉 4813만 원에 결정세액이 454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서울 평균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해운대구를 제외하면 다른 구군은 금액이 훨씬 내려갔다. 2위는 강서구로 1인당 연봉 4271만 원에 결정세액은 239만 원이었다. 이어 △동래구 4142만 원, 253만 원 △ 남구 4078만 원, 276만 원 △연제구 3941만 원, 220만 원 △금정구 3882만 원, 242만 원 △수영구 3794만 원, 227만 원 등의 순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중구로 연봉 2764만 원에 결정세액 89만 원이었다. 부산 중구는 급여를 받는 근로소득자가 1만 5071명밖에 안돼 부산에서 가장 적었다. 중구는 남포동 광복동 등이 있는 곳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이 많은 대신 근로소득자가 많이 살지는 않는다. 전국적으로는 서울 강남구가 1인당 연봉 8420만 원에 결정세액 1426만 원이었고 두 번째가 서초구로 연봉 8401만 원에 결정세액 1391만 원이었다. 그런데 이 통계를 ‘거주지역’이 아닌 ‘원천징수지역’으로 바꾸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예를 들어 해운대에 사는 사람도 중구에 직장이 있다면 원천징수는 중구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연말정산 원천징수지역 금액 1위는 중구로 1인당 총급여가 4318만 원, 결정세액 267만 원에 달했다. 반면 해운대는 3473만 원, 205만 원이었다. 한편 2022년 기준으로 부산에서 종합소득세를 낸 사람은 59만 명으로, 1년 수입을 1억 6480만 원으로 신고하고 세금(결정세액)은 463만 원을 냈다.
잡히지 않는 집값…전세·정책대출도 DSR 적용되나
정부의 전방위적 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자 추가 대출규제가 유력해지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추이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추가 조처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9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전달보다 20%가량 줄어들었지만 아직 충분한 감소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9월 전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 원대 초반으로 감소해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의 9조 8000억 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세대출과 정책성 대출, 신용대출이 감소한 덕택이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원동력이 되는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9월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순증 규모는 8월의 8조 2000억 원에 비해 20%가량 줄어드는데 그쳤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하향 안정화하기 위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지난해 기준 5%)보다 낮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하지는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월별 가계부채 순증액 목표치가 5조 5000억 원 내외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월 초중순까지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이 목표 범위를 안정적으로 하회하는지 주시할 계획”이라며 “증가세가 8월 수준으로 다시 확대될 경우 추가 조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이나 정책금융 등으로 확대하거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을 추가 조처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내년 하반기로 미룬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조기 시행,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규제 추가 제도화 등도 검토 대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자율적인 대출 관리 노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은 지난달 30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관리목표치 달성을 약속했다고 금융당국은 전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연간 경영계획에서 올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 관리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보다 3조 3000억 원 늘어난 151조 4000억 원, 신한은행은 3조 원 늘어난 120조 5000억 원, 하나은행은 2조 9500억 원 늘어난 125조 4000억 원, 농협은 2조 원 늘어난 124조 원, 우리은행은 2000억 원 늘어난 115조 4000억 원 내로 관리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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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 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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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칫솔질, 미리 훈련시키면 한결 수월해요"
냥이의 애절한 눈빛, 음식 앞에선 타협하지 마세요
“허리디스크에 좋다는 걷기 운동,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화객선 충돌 직전 크레인부선 견인한 해양환경공단 선원들 '화제'
택시비 40만원 '먹튀'하고 기사에 주먹질한 50대…징역 1년
[포토뉴스] 10월 부산은 축제 중
[부고]이우현(전 부산MBC 대표이사 사장) 씨 별세
야권, 윤 정권 심판 한목소리… 한동훈 일주일 만에 금정 재방문
[속보] 민주 김경지, 10·16 금정구청장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
[BIFF 2024] 오늘의 BIFF (7일)
[BIFF 2024] ‘편견의 벽’ 넘은 류성희 감독 “10년만 버티자, 결심이 결실”
‘영화의 바다’ 가을 부산에 함께 흐르는 ‘공연의 물결’ [BPAM,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트레블로지 스위트 부산 센텀 호텔‘ 지난 26일 오픈, 본격 손님맞이
2024년 제32회 부산진구민 작품공모전 우수작품 시상식 개최
동명대 반려동물산업디자인전공, 한글 모티브로 제작한 패들보드디자인 인기
부산시, 전국체육대회 부산대표선수단 결단식
부산항만공사, ‘제12회 부산국제항만콘퍼런스’ 24일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