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스 역투 최정 솔로포, 그러나 패배…경기 후반 모든 게 꼬인 SSG, 그렇게 시즌이 끝났다 [수원 현장]

유준상 기자 2024. 10. 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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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KT가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SSG에 4:3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9회초 SSG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가 주축 선수들의 활약에도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2024시즌을 마감했다.

SSG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3-4로 패배하면서 정규시즌 6위를 확정했다.

'하루살이 랜더스'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SSG는 일주일 넘게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한 경기라도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쳤고, 시즌 후반 4연승을 달리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KT와 5위 결정전에서 만나게 된 SSG는 전날까지 정규시즌 경기를 소화한 만큼 숨을 고를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SSG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필승조 소모를 최소화한 뒤 수원으로 이동했고,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6회말 수비를 마친 SSG 선발투수 엘리아스가 기뻐하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8회초 1사 SSG 최정이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선발로 나선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1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선제 솔로포를 내줬지만, SSG는 3회초 정준재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1-1 균형을 맞췄다. 5회초에는 최정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그 사이 엘리아스는 안정감을 찾았고, 2회말부터 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나흘 쉬고 마운드에 올라와 부담을 느낄 법도 했지만, 공 하나에 모든 걸 쏟았다. 6회말에도 전광판 기준 154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최종 성적은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추가점까지 나왔다. 키움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린 최정이 8회초 1사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두 팀의 격차는 2점 차까지 벌어졌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7회말 수비를 마친 SSG 노경은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8회말 무사 1루 SSG 김광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7회말부터 마운드를 책임진 노경은이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 이숭용 SSG 감독은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노)경은이를 2이닝까지도 끌고 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눈앞에 있는 5위 결정전에 모든 걸 걸어야 했던 SSG로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사령탑의 이야기와 다르게 노경은이 조금 일찍 내려갔다. 노경은이 8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내주자 SSG 벤치가 곧바로 움직였다. 노경은의 투구수는 16개였다. 7회말부터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던 김광현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김광현은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7구를 던졌고, 이후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아무리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력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기존 필승조 자원이었던 조병현이나 이날 1군으로 올라온 이로운 등 좀 더 확실한 불펜 카드가 있었다. 더구나 경기 전 이 감독이 김광현을 중간에 투입할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이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를 내준 데 이어 무사 1·3루에서 로하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헌납하면서 경기의 흐름이 KT 쪽으로 넘어갔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꿨던 SSG 더그아웃의 분위기가 홈런 한 방에 가라앉고 말았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KT가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SSG에 4:3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9회초 1사 1루 SSG 추신수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KT가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SSG에 4:3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9회초 1사 1루 SSG 추신수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하게 한 장면이 나온 건 9회초였다. 박성한의 삼진, 오태곤의 안타 이후 신인 정현승의 타석에서 대타 추신수가 등장했다. 올해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낸 추신수는 전날 키움전에서 대타로 나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감사함을 전했고, 2루수 땅볼로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을 마무리했다. 추신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또 선수 본인이 원치 않았던 만큼 5위 결정전과 포스트시즌 출전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그렇게 추신수의 시즌이 끝난 듯했지만, 이튿날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기 전 추신수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감독이 "전날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다"면서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SSG가 이날 투수 최현석을 미출전 선수로 분류한 것도 추신수의 교체 출전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추신수는 초구, 2구 볼을 차례로 골라냈지만, 3구와 4구 파울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결국 5구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휘두르면서 삼진을 당했다. 5위 결정전 기록이 정규시즌 성적에 반영되진 않지만, 이 타석이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타석이었다.

오태곤의 도루, 박영현의 폭투로 2사 3루를 만든 SSG는 최지훈의 삼진으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5위로 시즌을 마쳤다면 하루라도 더 야구를 할 수 있었지만, 이날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KT가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SSG에 4:3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경기종료 후 SSG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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