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 판도 바꿀 광선총·광선포, 레이저광선무기시대 개막[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4. 7. 1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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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무인기 잡는 레이저무기, 세계 첫 군에 전력화
레이저무기 저렴한 비용에 정확해‥도입 속도 빨라져
美 실전 배치 사실 뒤늦게 공개…英 개발 시점 앞당겨
中·러 역시 개발 경쟁‥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내 전력화
영국이 개발 중인 레이저 무기 50㎾급‘드래곤파이어(DragonFire)’가 지난 1월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대공 목표를 타격 하는 실험 장면. 영국정부 제공

방위사업청이 적 무인기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세계 최초로 올해 전력화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레이저광선무기 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캠퍼스에서 레이저를 무기에 적용하는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인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양산 착수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레이저 대공무기 전력화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미국, 중국, 독일, 이스라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레이저무기 개발 현황을 조사한 결과는 현재 시험·평가 중인 국가는 있지만, 이를 군에 배치한 나라는 없다"는 게 방사청 설명이다

1977년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영화 속에서 등장한 각종 레이저 무기들은 미래의 무기로 조명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몇 년 전부터 지향성에너지인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해 미국, 영국, 중국, 이스라엘, 러시아를 중심으로 레이저 무기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돼 일부 함정 등에 배치되는 등 레이저무기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레이저 무기가 다른 무기들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일단 ‘빛의 속도(30만㎞/s)’로 발사되기 때문에 미사일이나 드론들은 사실상 회피가 불가능하고, 탄환이나 포탄처럼 포물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직진성’을 가지기 때문에 정확성이 매우 좋다. 출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가성비’도 매우 뛰어나다. 레이저 요격무기는 실탄 기반 대공무기와 달리 전력공급만 충분하다면 빛의 속도로 다수의 표적을 연속적으로 정확하게 요격할 수 있어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체계로 꼽힌다.

레이저무기가 실전에 배치되기 시작한 것은 요 몇년 새 일이다. 현 단계는 눈에 보이는 수㎞ 가시거리에서 드론이나 미사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방어용 레이저무기부터 개발돼 이미 실전배치되거나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

빛의 속도로 발사되는 레이저 무기는 지상레이더에 무인기가 제대로 포착만 된다면 수km 거리에서도 정밀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가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는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꼴로 저렴하고, 전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운용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무기체계다.다만, 악천후 기상에서는 레이저 빔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장비 가동 때 막대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큰 용량의 냉각장치도 필수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발사에서 요격까지 대략 10초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에어로시스템이 연내 실전배치를 목표로 양산에 들어가는 한국형 레이저대공무기 개념도. 한화에어로시스템 제공

◆연내 실전배치될 드론요격용 ‘한국형 아이언빔’ 레이저 대공무기

‘한국형 아이언 빔’으로 불리는 한국형 레이저 대공무기(Laser Based Anti-Aircraft Weapon)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LASER)는 복사의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ADD를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레이저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철판 관통시험에 성공해 무기로 사용 가능한 출력을 확보했다. 방사청은 2019년 ‘레이저대공무기 블록-I’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4년 육군 방공부대 전력화를 목표로 올해 말 전력화를 발표했다. 방사청은 광섬유 속에 능동매질을 지닌 레이저, 즉 광섬유 레이저 방식을 사용해 고정형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중요 시설에 대한 드론 방공작전용이다.

연내 전력화될 레이저요격무기 ‘블록-I’은 20㎾의 출력으로 3㎞이내에서 비행하는 쿼드드론 혹은 고정익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으며, 최근 실전 테스트에서 30대의 드론을 30샷으로 100% 성공률을 보였다. ‘블록-II’는 2030년 이전까지 30㎾급 이동이 가능한 기동형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2030년 이후 부터는 100㎾급 ‘블록-III’ 개발로 중거리 드론 요격능력과 함께 미사일 요격에도 사용되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항공기에도 탑재되도록 만들어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국 드래곤파이어 시험발사 성공…2027년 해군 함정 설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무기의 적기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레이저 무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도 2032년까지 개발하려던 50㎾급 ‘드래곤파이어(DragonFire)’ 레이저 무기를 2027년까지 해군함정에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곤파이어는 이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랜트 샙스 영국 국방장관은 개발 중인 레이저 무기체계 ‘드래건파이어’를 우크라이나에 앞당겨 공급할 수 있다고 최근 밝혀 주목을 끌었다. 방공망이 취약해 러시아군의 드론 파상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생산속도를 앞당겨 공급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애초 영국의 일정대로라면 드래건파이어의 양산 시기는 2032년. 그러다 지난 1월 스코틀랜드에서 공중표적을 대상으로 한 레이저 무기 시험발사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시기가 2027년으로 5년 앞당겨지게 됐다. 샙스 장관은 이 무기가 "전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huge ramificatikns)"이라고 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월 스코틀랜드에서 공중표적을 대상으로 한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드래건파이어가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체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국방부는 드래건파이어가 1㎞ 떨어진 곳에 위치한 1파운드짜리 동전을 맞힐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성능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드래건파이어 1회 발사 비용은 13달러(1만7000원) 정도였다. 드래건파이어 같은 첨단무기가 미사일처럼 값비싼 탄약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전장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샙스 장관의 주장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드래건파이어 등 레이저무기의 성능이 실전에서 입증된 적이 없으며, 운용에 많은 제약이 있는 점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개발해 시험 운용중인 아이언빔.100㎾의 고에너지 레이저 빔을 발사한다. 라파엘사 제공

◆이스라엘 아이언돔 레이저 버전 ‘아이언빔’ 개발

이스라엘은 기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의 레이저 버전으로 아이언돔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차세대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빔’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아이언빔은 100㎾의 고에너지 레이저 빔(High Energy Laser·HEL)을 쏘아 로켓포탄·드론·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신개념 무기다. 아이언빔은 아이언돔이 차단하기 어려운 작은 근거리 로켓·대포·박격포 등을 요격하도록 설계돼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아이언빔은 최대 7㎞ 거리의 미사일부터 로켓·드론 등을 적은 비용을 활용해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표적이 완전히 파괴되기 전까지 레이저로 표적을 계속 추적해야 하므로 동시 요격할 수 있는 표적의 숫자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레이저의 출력을 100∼150㎾ 수준까지 높이거나 레이저를 에너지 손실 없이 8∼10㎞ 이상 거리까지 투사하는 등 여러 보완 기술이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언 빔의 정확한 출력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화학 레이저가 아니라 고체 상태 레이저로 알려져 있으며 목표는 100-150KW급 출력 레이저 2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론 요격을 위해서는 최소 수십 KW가 필요하고 미사일이나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출력이 필요해 앞으로 이 출력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식 명칭이 ‘마젠(Magen)’ 또는 ‘라이트 쉴드’인 아이언 빔은 2014년 2월 11일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이스라엘 방산업체인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즈(라파엘사)’에 의해 공개된 지향성 에너지 무기 방공 시스템이다. 아이언 빔은 이스라엘이 오는 2025년 자국 방어를 위해 배치할 예정이었지만 가자지구 갈등이 심화되자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언 빔이 이르면 2024년 완전한 운용 능력이 갖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이언 빔은 육지와 해상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아이언 돔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요격하기에 너무 가까운 단거리 발사체를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최대 7km 사거리를 가지며 무인 항공기(UAV)도 목표로 할 수 있다. 최근 라파엘사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아이언 빔의 프로토타입을 드론, 박격포, 로켓탄, 대전차 미사일 등 여러 목표물을 차례로 요격하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아이언 빔 시스템은 아이언 돔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레이저가 파괴력도 약할 뿐 아니라 사거리도 의외로 짧기 때문이다.아이언 빔의 1차 목적은 아이언 돔 시스템을 파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드론이나 매우 근거리 표적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기업 블루헤일로가 개발한 드론 격추 레이저 무기. 블루헤일로 제공

◆세계 최고 성능의 미국 레이저 무기

미국도 드래건파이어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레이저) 무기를 수십년간 시험했으며 일부 군함에 이 무기를 탑재해 시험과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의 레이저 무기 기술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위권 수준으로 방사청은 평가했다. 미 해군은 2019년부터 적외선감지기 등 적의 광학장비를 무력화하는 레이저 무기 ‘오딘’을 구축함에 탑재했고, 육군은 2022년 적의 드론을 파괴하는 레이저포 ‘헬리오스’를 실전배치했다. 중국은 유효사거리 800m인 레이저 소총 ‘ZKZM-500’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출력 300kW급 레이저 무기를 개발한 데 이어 2030년대까지 MW(메가와트)급 출력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할 전망이다.

미 해군은 10여 년 전 느리게 움직이는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LaWS라는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함선에 배치한 적이 있다. 그러나, 드론과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는 국가와 단체들이 늘어 나는 데, 레이저의 효과를 그에 대비해 빠르게 증가하지 못했다. 미 해군은 현재 SSL-TM, ODIN, HELIOS라고도 불리는 SNLWS Inc. 1, 그리고 HELCAP의 네 가지 지향성 에너지 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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