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효과'로 확 늘어난 고3 프로선수, 올해는 고2 선수까지… 도입 7년차에 대박난 준프로 제도

김정용 기자 2024. 7. 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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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강원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고등학생 프로선수 붐이다. 올해 K리그는 고등학교 3학년 선수가 6명이나 뛰는데다 그 중에는 빅 리그 직행이 거론될 정도의 대형 유망주 양민혁(강원FC)이 있다. 게다가 고등학교 2학년까지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018년 도입한 준프로 제도로 인해 학업과 프로 조기출장을 병행할 수 있게 된 선수들이다. 구단 산하 유소년팀 소속인 고등학생 선수가 프로팀과 준프로 형태로 계약을 맺으면 연 1,200만 원의 최저수준 연봉을 받으며 소속 유소년팀과 프로 출장을 병행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18년 도입된 제도다.


꾸준히 성장한 제도는 아니었다. 지난 2018년 첫 도입 당시 수원삼성이 박지민, 김태환을 최초 준프로로 등록했지만 두 선수는 준프로 신분으로 경기에 뛰진 못했다. 이듬해 수원삼성의 오현규, 부산아이파크의 권혁규 등 실제 출장하는 선수가 등장했고 준프로 등록 숫자는 4명으로 늘었다. 이후 2020년 등록 3명 중 출장 0명을 거쳐 2021년 등록 9명 중 출장 4명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2022년 등록 9명 중 출장 3명, 지난해 등록 12명 중 출장 3명이었다.


지난해는 정체기였다. 앞서 K리그에 실제 출장한 준프로 선수들은 2019년 오현규, 2021년 수원FC 이영준과 서울 강성진, 2022년 성남FC 김지수와 전북현대 강상윤 등 실제로 전력의 한 축으로 쓰인 경우가 많았다. 오현규, 권혁규, 김지수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유럽에 진출해 있다. 반면 지난해는 등록 숫자만 많을 뿐, 수원FC가 투입했다가 일찍 빼는 식으로 기용한 유망주들 외에는 출장이 힘들었다.


그런데 올해 폭발적으로 숫자가 늘었다. 올해 준프로 등록선수는 16명으로 확 늘었다. 시즌이 겨우 절반 지났는데 프로에서 출장한 선수가 벌써 7명이나 된다.


이 흐름을 선도한 선수는 단연 양민혁이다. 양민혁은 강원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려 5골 3도움으로 나이를 떠나 올해 모든 K리거를 통틀어도 최상위권으로 분류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 자극 받은 구단들이 연달아 준프로 선수에게 프로 기회를 주고 이들이 활약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대전 미드필더 윤도영이 양민혁 다음으로 주목받으며 뛰고 있는 선수다. 서울 공격수 강주혁, 울산HD 수비수 강민우도 교체가 아닌 선발 위주로 기회를 잡아나가고 있다.


올해는 고등학교 2학년 선수까지 등장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 준프로 계약을 맺어 둔 수원 공격수 박승수는 2학년이 된 올해 코리아컵 데뷔전에서 도움, K리그2에서 2경기 1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준프로 출장 선수는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원만 봐도 박승수 외에 준프로 선수가 4명이나 더 있는데, U17 대표팀 사령탑 출신 변성환 감독이 코리아컵부터 준프로 선수를 동시에 여러 명 기용하면서 프로에서도 데뷔시킬 것을 예고했다.


준프로 제도는 애초 구단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2015년 황희찬이 포항스틸러스 유소년팀을 거쳤지만 1군으로 올라가지 않고 오스트리아의 레드불잘츠부르크로 떠나는 등 사례가 생기자 구단들이 유소년 선수를 지킬 권리를 원했다. 이 점과 유망주 출장 기회를 늘리자는 대의가 맞물려 2017년부터 준비된 준프로 제도가 이듬해부터 시행됐다. 여기에 프로연맹의 U22 선수 의무출장 규정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뜸했던 K리그의 유망주 기용이 다시 활성화됐다.


박승수(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주혁(FC서울). 서형권 기자

한때 K리그에서 10대 나이로 뛰려면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이른 프로행 권유를 받은 선수들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주로 FC서울이 보여준 방식이다. 한동안 최연소 출장 1~3위였던 한동원, 정창근, 고명진이 모두 당시 서울(전신 안양LG 포함) 선수들이다.


현재 준프로 제도는 고등학생 유망주에게 일찍 출장기회를 주는 동시에 프로에 곧바로 정착하지 못해도 안전장치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구단은 준프로계약 마지막 해의 6월 30일까지 연말에 프로계약을 제안할 건지 프로연맹을 통해 서면 통지해야 한다. 이는 프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때 대학 진학 등 선수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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