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피리 부는 서울 남자’ 린가드, “우린 한가족, 정체성 갖춘 강팀”

입력 2024-07-1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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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특급 에이스 제시 린가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시 린가드(32·FC서울)가 드디어 피리를 불었다.

린가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경기 후반 20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측면에서 강상우가 띄운 정확한 크로스를 영리한 헤더로 연결해 골문을 뚫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린가드가 K리그 첫 필드골이자 시즌 2호 골을 터트린 뒤 피리를 부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자 1만5000여 관중이 열광했다. 꽤 길었던 실전 공백으로 조금은 답답했던 시즌 초반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린가드가 살아나면서 서울도 힘을 내고 있다. 8승6무8패, 승점 30으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5위 수원FC(승점 37)와 거리가 아직은 멀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2019시즌을 끝으로 파이널라운드를 상위그룹에서 보낸 적이 없는 서울이기에 에이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잉글랜드국가대표로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월드클래스’ 특급스타는 존재만으로도 상대에게 적잖은 두려움이다. 누구보다 볼 감각이 좋고, 밀착 맨마킹을 해도 1~2명쯤은 쉽게 따돌리는 개인기는 K리그에선 따라올 자가 없다.

린가드는 장밋빛 내일을 확신한다. “우린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 작고 쉬운 실수로 패하는 경기가 시즌 초엔 자주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단단해졌고,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 모두 인지하고 있다. 우린 강팀이 됐다”고 강조했다.

EPL 무대를 함께 누빈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물려받은 주장으로서도 한 마디를 빠트리지 않았다. “플레이와 임무는 바뀌지 않았으나 (주장이 된 뒤) 책임감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팀원 모두가 리더이자 한가족”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이 린가드를 만족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린가드가 온다고 하니 주변에선 많이 걱정했다. 사업하러 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난 내 사람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이미 기대치의 80% 선까지 다다랐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경험을 주변에 전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동료들도 린가드에게 엄지를 치켜세운다. 팔로세비치는 “린가드가 거만하고 다른 선수들과 식사하는 것도 꺼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의외의 소탈함에 놀랐다고 밝혔다.

린가드도 김 감독을 절대 신뢰한다. 탁월한 전략가이자 주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묘한 매력을 지닌 지도자다. 린가드는 “(김기동 축구는) 정체성이 분명하다. 원하는 바가 명확하다. 전술을 이해하는 데 혼란이 없다. 특정 포지션에 집중하기보다 팀 전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잘 알려준다. 그러면서도 좋은 매니지먼트 능력이 있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열린 사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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