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하고싶은데 할 곳이 없어 주절주절 적어보려합니다.
저는 30대 여자이고 저희 친정은 정말 가난합니다.
어릴때부터 가난했던 것같아요.
심지어 집안에는 화장실이 없었어요.
밖으로 나가야지 화장실이 있었고 그마저도 변기 달랑 하나
씻는건 집안 부엌에서 겨우 씻었어요.
대표적인 예로 저는 생일 케이크를 20살 대학생때 처음 받아봤습니다.
어릴때는 생일이 정말 특별한날인데 저는 그날이 너무 싫어요.
친구들이 생일파티 하자고 말할때 집에서 가족들끼리 파티한다고
미안하다며 서둘러 집에와서 혼자 숨죽여 울었습니다.
그때 당시엔 생일 당사자가 한턱을 내야하는 분위기였고
우리집은 가난했고 나는 용돈이란게 없었기에 친구들과 생파는 꿈에도 못꿨죠.
생일케이크는 무슨.... 생일선물도 받아 본적 없고..
미안하다 내년엔 꼭~ 이라는 말도 더이상 미안했던지
엄마가 말 없이 끓여놓은 미역국이 너무나도 싫었던 시절이있었어요.
대학가지말고 공장에 취업하라는 말을 거절한 채
등록금 대출을 받아 굳이 집과 멀리 떨어진 대학으로 진학했어요.
그때 대학교 친구들에게 생일 케이크를 받아보았는데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나의 생일케이크라니..
그 친구들은 아직까지도 제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죠.
그때의 분위기 냄새 모든걸 잊지 못해요.
등록금 대출은 받았어도 대학생활은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거짓말 같지만 점심 먹을 돈이 없어서 물만 마셨던 날이 많아요.
친구들에게는 다이어트 한다고 했지만 배가 너무 고팠고
어느날은 친구에게 연락해서 만원 이만원을 빌렸습니다.
그걸로 라면 몇등분을 해서 버티고 버텼어요.
그 만원 이만원도 한달뒤 알바비 받으면 갚을 수 있었죠.
방학을 하거나 명절때 모두들 본가에 돌아갔지만 본가에 갈 차비조차 없었던지라
친구들에겐 집으로 간다며 거짓말 하곤 혹여나 들킬까봐
밤에 불도 안켜고 숨죽여 지낸적도 있었어요.
등록금 대출할때 생활비 대출도 같이 받았지만
그 역시도 집으로 보냈어야 했고
눈뜬시간=알바하는시간 이였던 저는 한달내내 벌어서 받은 알바비
그 중에 반토막은 집으로 또 보냈어야 했지요.
남은 반토막에서 월세내고 전공책 사고 등등.. 남는것도 없었어요.
꾸미는건 생각도 못했고 그 이쁜 나이에 연애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죠
그런 시절을 보내고 어찌어찌 취업해서 월급을 받으니
알바비랑은 단위가 다르더군요.
좋았어요.
사람답게 사는것 같더라구요.
치킨을 내가 시켜먹을 수 있었던날 손 떨렸어요.
그림 그리는걸 좋아했는데 물감,붓 살 돈이 없어서 못했던 나의취미
좋은 도화지도 구매해서 그림도 그리고
색깔도 더 이상 섞어서 만들지 않고 원하는 색상 물감도 구매했어요.
이게 사는건가? 인생 재미있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가 직장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저의 친정이 부담스러울수 있는 상황임에도 기꺼이 저를 받아주었고
결혼해서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네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기에서 샤워라니
일상의 사소한부분 하나하나가 행복이였고
그런 저를 남편은 부끄러워하지않고 오히려 귀여워 해주었어요.
그런데 그런 귀여움도 한두번이겠죠.
시간이 갈수록 친정집에 나가는 돈들이 부담이 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남편의 눈치가 보이고
남편은 말은 안했지만.. 아니 언뜻 무심결에 나오는 말들에서
많이 부담이 되는구나..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느껴졌어요.
결국 몇일전 친정집에서 큰 사건이 일어났네요.
돈이 없다 없다 하더니 결국 대부업체에 돈을 빌렸고
이자에 이자가 붙고..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고..
결국 가족들에게까지 연락이 왔더라구요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무서운 일들이 일어났어요.
법적으로 이렇게 못하게 되어있지 않나 불법아니냐 소리치고 난리였어요.
남편 회사에까지 다녀간것 같더라구요.
아이도 이제 막 태어났고
나의 인생에서 가장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인데
왜 거짓말 같은 일들이 왜 나에게 자꾸 일어나는지
지옥같던 시절들 다 이겨낸줄 알았는데 왜 또 이러는지
사람답게 살고싶은데 왜 이렇게 힘든건지
남편 얼굴 볼 자신도 없고
우리 가족이 너무 밉고 싫은데 방법이 없으니 속이 곪아 죽을것같습니다.
어디 속 터놓고 말할곳도 없네요.
친구들에게 말하기엔 너무 부끄럽잖아요.
숨긴다고 숨겨지는 가난은 아니지만 친구들에겐 이런 과거 말 못 했어요.
살려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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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한지가 20년이 넘은 것 같은데 이런 주작은 늘 봐왔던거라서 별 감흥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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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회사에서 돈 빌렸다고
집에 찾아오고
직장 찾아가던 시대는 이미 진작에 사라진지 오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