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한 직장에 7년 넘게 일한 30대 직장인 입니다. 몇 주 전 새로운 신입을 뽑았는데, 정말 이 신입 때문에 미치기 일보 직전이예요. 저는 의학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 신입이 성인 ADHD가 아닌가....하고 진심으로 의심이 들기 직전입니다. 너무 답답하고 짜증나고 더 이상 호소할 데도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어 판에 말하고자 합니다. 안 그러면 제가 홧병 걸려서 미치겠어요. 우선 상황을 설명하자면.... 저는 지방의 모 업체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나름 경력도 챙겨서 한 팀에 팀장으로 있습니다. 저희 팀은 본사에서 물건을 발주하면 알맞게 나갈 수 있도록 서류 작업을 하고 문의나 항의가 있으면 그걸 응대하는 일을 합니다. 팀장인 저, 그리고 아래에 두 명의 여직원이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배달 물량이 폭증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본사에 증원 요청을 했고 현재 문제의 신입 직원이 들어왔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두살 어리지만, 직업 경력이 적고 무엇보다 경력이 짤막짤막해서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만 한 명이라도 더 급한 상황인데다 본인이 나름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해서 안심하고 팀으로 들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저희 팀도, 저도 짜증나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아래 글을 읽고 과연 누구 잘못인지 한번 판단해보시고... 혹시 비슷한 사원이 있었다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말씀주세요. 1. 목소리 큼. 사소한 것도 호들갑을 떰. 처음에 입사했을 때, 유독 크게 인사해서 처음에는 인사성이 밝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소한 것도 목소리를 크게 냅니다. 가령, 점심시간이라면 보통 '식사하시죠' '점심 먹으러 나가요' 이렇게 말하는게 보통인데 '와~ 점심시간이다! 밥! 밥 먹자!' 라고 소리를 치거나 '배고파! 배고프다! 밥 먹자!' 이렇게 옆 사무실이 들을 정도로 소리칩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러 가도 커피! 커피! 커커커피! 이렇게 소리를 꽥꽥 지릅니다. (아이들이 신이 나서 소리치는 정도의 데시벨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제가 깜짝 놀라서 주의를 주자 본인은 그냥 감정에서 우러나오는대로 솔직히 말한 거고 이게 문제가 있는 거냐고 되묻더라구요. 그리고 저희 사무실이 사무직이라 다들 집중하면서 일하는데 본인이 혼자서 '와! 날씨 좋다! 놀러가고 싶어!; 라던가 '3시간 있으면 퇴근이다!' 이런 소리를 냅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냥 밝은 사람인가 싶은데 2.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 저희는 발주한 물건 서류 작업을 하는데 이게 외국에서 건너온 물건의 경우 한국어 발음으로 표기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소하게 차이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다고 딱히 문제되는 건 아니고 크게 신경 쓰는 경우가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 물건 서류를 정리하던 이 직원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나 봅니다. 직원 - 이거 E인데 왜 '어'로 발음이 됐어요? 나 - 처음 번역한 사람이 그렇게 썼어요 직원 - 아니죠. E는 '에'로 해야죠. 나 - 그런가요? 하지만 저희 부서는 그런걸 결정하는 부서가 아니고, 아무도 신경 안서요. 직원 - 아닌데, 틀렸는데....E니까 에로 써야 하는데.....(내 말 안들음) 한참 후 직원 - (발음 기호를 가져다 보이면서) 봐요!! '에'로 발음하는 것 밪다니까!! 외국인도 '에'로 발음하잖아요!! 나 - 그래요? 그래서 맞긴 일은 했어요? 직원 - 아뇨...그래도 이건 '에'가 맞으니까 다 '에'로 고쳐야 해요. 다시 말하지만 저희는 지정한 물건을 분류하고 서류작업을 하는 곳이지 물건의 명칭이나 번역 문제를 가지고 트집 잡을 권리도, 수행할 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끝까지 이런 것에 트집을 잡으세요.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나 - (어떤 모델 사진을 주면서) 이 사진을 홈페이지 전면에 게시해주세요. 직원 - (사진을 보고) 이 모델이 입은 반팔에 있는 외국어 단어가 뭔가요? 나 - 잘 모르겠어요. 본사에서 그냥 준거라....어쨌든 올려주세요. 한참 후 직원 - 아~ 찾았어요! 라틴어로 무슨 무슨 뜻이 있다네요. 나 - 그래요? 홈페이지에 게시해주세요. 직원 - 어떤 가수가 부른 노래 있죠? 그게 이 반팔에 있는 단어랑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있고....(내 말안 들음) .....모든 일이 이런 식입니다. 어떤 일을 지시하면, 제대로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요. 정말 사소하거나 자신의 흥미를 끄는 것에만 집착하고 업무 시간 대부분을 그것을 처리하느라 소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알아낸 내용을 한참이고 신나게 떠듭니다. 물론 본래 일은 전혀 안하고요. 3. 사소한 대화에도 끼어 들려고 한다. 우선, 저는 여기서 나름 팀장 직급을 가지고 있고 아래 직원들과도 몇년 동안 호흡을 맞춰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업무 이야기를 하다보면 일반인들은 모를 수 있는 단어나, 회사 은어를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은 다른 직원들과 하는 대화에 끼어 들고 물어보려고 안달을 냅니다. 가령, 이번에 배달에 물이 새서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자 차장과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나 - 배달에 문제가 있다고 AS 들어왔어요 차장(제 아래 직급) - 아, 그 배달건이요? 어떤 지역에서 문제가 있어서,.... 문제의 직원 - 무슨 문제인데요? 차장 - 거기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나 - 아, 그래서 문제가 있는 걸까? 직원 - 누가 뭐라고 했어요? 나 - 아니, 물건 받았던 고객이.... 직원 - 어떤 고객인데요? 이렇게 대화에 다짜고짜 끼어들어 모든 맥락에서 질문을 합니다. 궁금할 수 있다고 이해는 할 지언정, 지금 맥락상 자신이 질문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전혀 이해를 못하는 눈치입니다. 심지어 고객과 통화를 하는데도 끼어듭니다. 나 - (통화하면서) 아, 그 문제요~ 홈페이지 위를 보시면~ 직원 - (갑자기 전화 내용을 듣고) 왼쪽이요? 오른쪽이요? 나 - (무시하고) 거기에 보이시는 게시판을 이용해주시면 되는데요 직원 - 어디요? 왜 말 안해줘요? 이런 식입니다. 본인은 그냥 남이 말하는 걸 듣고 궁금해서 물어본거라고 해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너무 부족한 듯 싶습니다. 4. 그 놈의 말, 말, 말!!!!!!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두서 없이 말이 정말 많습니다. 일하려고 앉아 있으면 쉼 없이 말을 시킵니다. 그러데 그게 영양가 있는 대화가 아니에요. 내가 무슨 드라마를 봤는데, 그 드라마 남배우가 누구고....그게 자신이 좋아했던 넘자랑 닮았고.....그러고보니 대학때 이맘 때쯤 축제를 했을 텐데.....아~ 축제 가고 싶다....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몇시간 내내 풀어냅니다. 아무도 듣고 싶지 않는 이야기를요... 거기다 뜬금 없이 이야기를 너무 잘겁니다. 바빠 죽겠는데 자기 머리가 어떻고~ 주말인데 뭐했냐고 묻고~ 눈치가 없어서 숨이 막혀요. 심지어 물품 배송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저랑 다른 직원들이 전화 돌리고 정신 없이 고생하고 다니는데, 자기 머리 펌이 어떠냐고 묻고, 혹시 산티아고 여행 가본 적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뭘 어쩌라는 건지..... 5. 이상한 소리를 냅니다. 저희 사무실은 사무직인지라 일에 집중하면 컴퓨터 자판 소리만 납니다. 근데 이 직원은 심심하면 그걸 못견디겠는지 입으로 이상한 소리를 내요. 지우지지지죠지지지지지 치치치치치치치치치치치 키키키키키키킼키키 뭐 이런 소리? 정말 두서 없고, 심지어 노래를 섞어서 음을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자신은 그냥 너무 조용해서 심심해서 그런거래요.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랍니다. 제가 정신 산만하다고 뭐라고 했더니, 저한테 갑질하느냐고 따져요.... 6.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요. 본인도 조절을 못합니다. 일단 저희는 전화 응대를 하는 곳이고, 그 중에는 갑질이나 폭언을 하는 사람도 없잖아 있습니다. 저는 나름 경험이 쌓여서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돌리거나,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지시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직원이 어떤 진상과 얽혔고, 이것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게 됐습니다. 이후 그 직원은 눈물을 펑펑 터트렸고, 어찌 어찌 해서 그 과정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잘 지내다가도 진짜 뜬금 없이 '그때 생각이 나서 머리가 아파요...' 라고 하거나 '머리가 이상해요. 자꾸 그때 생각이 나요!'라면서 울기 시작합니다. 불쾌한 감정이 드는 건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게 며칠에 걸쳐서 뜬끔 없이 떠오르고 본인 말로는 운전하다가도 이런 일이 터져서 주차하고 울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감정 기복이 일어나면 모든 일은 올스톱.... 심지어 주말에 그냥 그때 생각이 나서 기분이 안좋았다고 월요일에 안나와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회사에 안나와서 전화를 걸어보니 죽을 것 같은 목소리로 '그때 생각이 나서 일하기 힘들다' 이러고 맙니다. 또 어쩌다가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 뒤로는 뜬금 없이 그때 일을 거론하면서 깔깔 박장대소를 터트립니다. 맥락이나 구분 없이요.... 그냥 엑셀 작업하다가 '저번에 그 일 있었잖아요! 너무 좋았어요!'하면서 몇초간 미친둣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7. 나는 그래도 피해자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분이 자신의 문제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을 인지하고 양해를 구한다면 저는 얼마든지 요령것 도와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나는 어찌됐든 피해자다!!!' 이 의식에 사로잡혀 계세요. 여직원들만 있다보니 모두가 합심해서 자신에게 텃새를 부리거나 감정기복 심하고 심심한 걸 못참는 자신을 왜 이해를 못해주냐는 거죠. 심지어 자신은 활기차고? 유쾌하게? 살고 싶은데 우리가 너무 우울해서 못따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걸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다른 사무실까지 가서 이 소문을 본인 입으로 쫙 퍼트리고 다녔거든요. 문제는 그 사무실도 몇번인가 이 직원과 눈인사를 했는데 그 뒤로 자신들에게 수다를 떨러 와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저는 언젠가 성인 ADHD에 대한 뉴스를 방송에서 본 적 있었는데....그게 이 직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 있는 분들의 솔직한 자문을 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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