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버리고 온게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저는 쓰니 '심정' 100퍼센트 이해해요.
얼마나 쌓였으면 그랬을지를요.
하지만 행동은 결코 잘한 행동이 아니라는거.
우리 엄마도 그러거든요.
나랑 동생 초등학생 때 아빠 가정폭력 때문에 도망치듯 집 나와서 6개월 동안 삼촌 집에 얹혀 살았어요.
삼촌 집에 얹혀 살면서 이혼 소송 진행해서
서울에 전셋집 얻기도 빠듯한 돈 받았거든요?
근데 갑자기 2천만원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은 아직 삼촌네 집에 얹혀 살고 있었고
우리가 살 집은 아직 구하지도 못했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도 2천만원이 큰 돈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고 특히나 형편 안 좋았던 우리집에는 더욱 큰 돈이였어요.
그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는 진짜 말로 못해요.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화난게 아니라 배신감이 드는 기분이었어요.
남들이 보면 자기도 안 좋은 형편에서 2천만원이라는 돈을 기부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근데 자기가 그 사람의 가족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답답함을 넘어서 그냥 화가 납니다.
지금은 엄마가 고아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애들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한 50만원?
받는 월급에서 10만원 정도를 애들 생일상이랑
생일 선물 사는데 쓰더라고요.
제가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걔네도 정부 지원금 받아서 다 먹을거 먹는다고 그러니까 안타까운 애들이라 그렇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고아원에 있는 애들이 먹는 밥 보면 우리집보다 잘 먹더라고요 ㅋㅋㅋㅋ
또 제가 이제 고1인데 남들 여러개씩 다니는 학원 지금은 수학 하나 다니고 있어요. 물론 다니는 게 어디에요. 그런데 영어 성적이 안놔와서 걱정이라 영어 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말도 못꺼내요.
그리고는 그냥 인강 들으면서 공부하라고.
요즘 인강이 얼마나 잘나오는데 학원에
돈을 30만원씩 쓰냐고 그러대요.
지금 말한건 2개 밖에 안되는데 뭐 평소에 어려운 사람 보면 지갑에서 돈 꺼내주고 할머니들 채소 파시는거 보면 사주는건 기본이에요.
처음에야 심성착한 엄마지 우리도 없는 형편에 계속 그러면 진짜 지긋지긋하고 신물 납니다.
가끔은 진짜 우리 가족을 생각하면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성인되면 독립할거고 엄마랑 연을 끊지는 않더라도
자주 보고 싶지는 않아요. 착한척하는 엄마 버리고 왔다는 쓰니 한테 무조건 욕만 하시는 분들,
진짜 자기가 안 당해보면 모르는거에요.
추가)) 자꾸 그글 쓰니가 엄마를 강릉에 버리고 온거는 아니라고 하시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일은 충분히 잘못됐죠. 하지만 그 쓰니분도 이미 여러번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니까 폭발한거겠죠. 저는 두분다 잘못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한번도 원글 쓰니 행동이 잘못되지 않은 행동이라고 한 적 없으니까 댓글로 그게 얼마나 정도를 넘은 행동이니 패륜아니 하는 댓글좀 쓰지 마세요. 저도 충분히 잘못된 행동이라는거 압니다.
추가)) 제가 못한 말을 대신 마저 써주신 댓글의 일부분을 복사해왔습니다. 진짜 잔잔한 짜증이 아니라 정신병에 걸릴거 같아요. 진짜 미칠거 같습니다.
몇백 몇천만원도 아니고 하나하나 사건을 꼽아보면 꼴랑 몇천원 몇만원 별거아닌듯 한데 어릴때부터 정서적학대마냥 꼬박꼬박 쌓임ㅋ 짜증나서 어머니를 버리냐? 하는데 짜증정도가 아니라 딸은 정신병정도로 쌓인거임
추가)) 일단 긴 글 읽어주셔서들 감사합니다. 위에서 제가 정신병 걸릴 거 같다고 한 이유는 단지 돈 퍼주는게 싫어서가 아닙니다. 진짜 미치겠는 건 모든 상황에서, 생판 남인데도 저한테 헌신을 요구해요. 저나 동생이 쥐고 있는거 마음대로 뺏어다 다른 사람한테 주고, 기부하는 곳에 보내고 하는게 한 두번이 아니에요. 그런데 자기는 착한 일의 모범을 보여준건 줄 알아요 제가 왜 그렇게 호구 같이 사냐고 화내면 오히려 제가 마음씨 나쁜 빡빡한 년이 됩니다. 나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는데 매일 그런 취급 받고 사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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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안되고 남한테만 착하면 그건 일종의 콤플렉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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