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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사라진 '개고기' 북한에선 '명품 요리'…1호의 '애착'도 선전


송고 2024-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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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명요리'에 단고기 등심찜 등록…"빛 잃을 뻔한 민족음식"
김일성, 김정일 등 모두 개고기 애호가…北 매체들 홍보

조선요리협회 월간지에 소개된 '단고기 등갈비찜' ('조선요리'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식용이 금지될 '개고기'가 북한에서는 아직도 '민족음식'으로 불리며 여름철 '명요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조선요리협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조선요리'는 최근 "조선 명요리, 이름난 식당 요리들이 새로 등록됐다"며 명단을 공개했는데 그중 최고 권위인 조선 명요리 부문에 평양단고기집의 '단고기(개고기) 등심찜'이 유일하게 등록됐다.

북한에서는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고 해서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른다.

'조선요리' 2024년 2호에 실린 '참다운 민족애를 깨달은 날' 제하의 글에서는 평양단고기집 일꾼들이 지난 2010년 3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름을 받고 단고기 음식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동행해 단고기 요리를 극찬했다고 한다.

한 달 뒤인 4월 또다시 평양단고기집 요리를 찾았다는 김 총비서 부자는 역시 대단히 만족해하며 일꾼들에게 선물을 주고 기념사진까지 찍어주었다고 잡지는 전했다.

조선요리는 "돌이켜보면 역사 기록에만 올라 빛을 잃고 사라질 뻔했던 단고기 요리를 찾아내시어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으로, 온 세상이 다 아는 인기 요리로 빛나게 해주신 분은 어버이 수령(김일성 주석)과 위대한 장군(김정일 위원장)"이라며 단고기 요리가 '민족 요리'로 자리 잡은 이유가 선대 지도자들 덕분이라고 선전했다.

이어 "한 나라 민족의 전통음식에는 그들이 창조한 역사와 문화, 미래가 담겨 있으며 오늘날 그에 대한 관점과 태도는 함다운 애국과 매국을 가르는 시금석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엔 '전국 단고기 요리 경연'도 열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2일부터 나흘간 수도 평양의 여명거리에서 경연을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연은 '단고기 요리의 과학성과 예술성을 보다 높은 수준에 끌어올리고 지방의 특색을 더 잘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경연에 참가한 모든 단위는 단고기국과 단고기 내포(내장) 볶음, 단고기 갈비찜을 출품했다고 한다.

경연 심사자는 "단고기 요리에서는 고기의 핏물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며 3차에 걸치는 핏물뽑기를 진행하고도 특정한 부위들에 대해서는 핏물을 더 말끔히 제거해야 요리의 맛이 좋아진다"라고 조언했다.

북한에서 열린 '단고기(개고기) 요리 경연'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email protected] © News1 김정근 기자

아울러 조선요리협회는 경연을 진행하면서 단고기 요리에 대한 심사도 특색있게 조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음식을 직접 만드는 요리사들이 각 단위의 요리들을 맛보면서 서로의 우결함을 정확히 파악하게 하였고 이 과정이 경연에 참가한 단위들의 경험을 교환, 공유하는 계기로 되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날로 높아가는 인민들의 문화 정서적 요구를 원만히 충족시키고 민족 음식 발전에 적극 기여하려는 참가자들의 높은 열의 속에 진행된 전국 단고기 요리 경연은 우리의 우수한 요리기술을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라고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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