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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임성근 혐의 없음"…박정훈·야당 "그래서 특검 필요" [스프]

0708 이브닝 브리핑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경찰 수사는 일단락됐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외압 의혹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특검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수사가 진행되거나 추진되고 있는데, 이런 수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보다 정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본질은 묻히는 분위기입니다.
 

임성근은 왜 혐의에서 빠졌나?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해병대원 사망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제11포병대대장이 임의로 수색 지침을 변경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수색 지침은 '수중이 아닌 수변에서, 장화 높이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제11포병대대장이 사고 전날 "내일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라고 사실상 수중 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이 이러한 일을 인식하지 못했으니까, 직권남용이나 업무상 과실치사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논리입니다.

즉, 임성근 사장장으로서는 ▶ 제11포병대대장과 직접 소통하고 지시하는 관계가 아니었으며 ▶ 비록 부하들에게 작전 수행을 지적하고 질책을 했어도 제11포병대대장이 임의로 지침을 변경할 것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제기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모두 문제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인 내린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수색 지침대로 군사 교범상 '의심 지역 집중 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게 면밀히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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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바둑판 수색 지시가 위험성 증대한 행위가 아닌가요?
▶ 경찰: 수색 지침을 보고 받은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입니다. 군 교범에도 나와 있는 면밀한 수색 지침 용어입니다.

            또, 채 상병 사고 당일 '장화 높이 수중 수색' 사진을 촬영해 보도한 언론 기사 스크랩을 보며 "훌륭하게 공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구나"라고 한 것은 공보 활동과 관련한 당부로 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없어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없으며, 수색 작전과 관련한 그의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할 뿐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경찰 논리는 부대 운영과 관련한 임 전 사단장의 총괄 관리 책임은 있지만, 사건 전후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채 상병 사망의 책임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정훈 측 "면죄부 주는 수사"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 측이 즉각 반발했습니다. 박 대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에서 "경북경찰청이 사단장을 송치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단은 경북경찰청이 여단장을 송치하면서 제시한 '인과관계에 대해 법원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근거가 사단장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이 신속기동부대장이었던 박 모 대령에 대해서는 "관리감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기로 했는데요, 박 대령 변호인단은 이런 판단이 사단장에게도 적용돼야 하는데 경찰이 차단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변호인단은 "결국 경북청의 수사 결과 발표는 특검이 왜 필요한지를 잘 보여줬다"며 "조속히 특검이 발족해 해병 사망이 누구의 책임이고 누가 왜 해병대 수사에 개입했는지 낱낱이 규명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송치 대상에 포함된 전 해병 제7포병대대장 이용민 중령 측도 "사단장에게 책임이 없다는 (경찰 판단의) 근거는 모두 사단장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사실상 임성근 변론요지서다", "경북경찰청이 기어이 임 전 사단장에게 면죄부를 쥐여 줬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권한 밖 지시도, 현장 지도도, 질책과 압박도 모두 사실로 인정해놓고 교묘하게 법리를 틀어 임 전 사단장이 법원의 판단조차 받을 필요 없다는 결론을 만든 경찰이 오늘의 일을 반드시 책임질 날이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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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예비역연대도 입장문을 내고 "채 해병이 순직한 지 1년이 된 시점에 내어놓은 수사 결과가 참담하다"며 '부실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경북경찰청 또한 그 수사 대상", "7여단장 참모를 희생양으로 삼아 임성근 전 사단장으로부터 눈을 돌리려는 것", "특검과 국정 조사의 필요성이 더 명백해졌다"고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임성근 "기자들도 허위 사실 정정해달라"

대통령실과 임 전 사단장 측은 반격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이 밝힌 실체적 진실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과는 많이 다르다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해서 사실관계를 빨리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동안 진상을 밝히기 위해 제가 경험한 바를 있는 그대로 말했지만, 많은 분이 제 주장은 무시하고 허위 사실에 기초해 저와 해병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그간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발표한 분들은 조속히 주장을 정정한 다음 그 정정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해달라"며 "허위 사실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분들을 상대로 형사 및 민사 소송 등 권리구제 조치를 빠짐없이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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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즉, 경북경찰청이 확인한 사실을 토대로 기존의 글을 정정하고, 기존의 글의 취지와 내용이 제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는 2024. 7. 20.까지 저에게 사과의 뜻을 개인적, 공개적으로 표시를 요청)함으로써 극히 불완전, 불충분하나마 저와 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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