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부인 조사에 검찰 내부 갈등…앞으로 전망은? [뉴스in뉴스]
입력 2024.07.26 (12:34)
수정 2024.07.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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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조사 방식은 물론, 조사 이후 검찰총장 보고 과정을 두고 여러 갈등이 표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요.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김 여사 조사가 이뤄진 게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논란이 됐던 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김건희 여사는 지난 토요일 오후 1시 반부터 다음날 새벽 1시 20분까지 12시간 가까이 비공개 조사를 받았습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서울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였습니다.
부장검사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고가 가방 수수 의혹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이 조사 방식을 두고 말이 많았죠?
[기자]
네, 이원석 검찰총장은 원칙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사팀의 실무판단 하에 출장조사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거죠.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검사들은 휴대폰을 반납해 지휘부와 연락두절 상태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사상 최초의 현직 영부인 조사이기에 경호와 보안 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를 선택했을 뿐 특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원석 총장은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기자]
네, 조사시기나 방식을 사전에 전혀 보고받지 못한 이 총장은, 밤 늦게 이같은 조사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출근길엔 작심발언을 쏟아냈죠.
직접 들어보시죠.
[이원석/ 검찰총장/지난 22일 :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어 이 총장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면보고를 받으며 수차례 질책하고,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조사를 하는데 검찰총장에겐 사전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이 지검장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던 상태였던 것이었습니다.
과거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이것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은 이 때문에 주가조작 사건을 중앙지검장 책임 하에 조사하고,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한 후 유선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현직 영부인 조사에서 '사후보고'는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하고도 세 시간이 넘게 지나서 보고가 이뤄졌다면서요?
[기자]
네, 당일 김 여사의 조사 상황을 보면, 1시 반부터 7시 무렵까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저녁식사를 했고,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는 8시쯤 시작됐습니다.
수사팀은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 직전 조사를 준비하러 간다며 이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고요.
하지만 이 지검장은 11시 16분이 돼서야 이 총장에게 보고를 합니다.
세시간 가량 늦어진 셈인데, 의도적인 보고 지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다만, 이 지검장은 고가 가방 의혹 조사를 받겠다는 김 여사 측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황서 수사팀과 연락도 힘들어 다소 보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검찰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중앙지검 수사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됐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해서 조사를 한 죄밖에 없는데 감찰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억울하다는 거죠.
고가 가방 수사 실무를 맡은 김경목 부부장은 사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사팀을 제외한 일선 검사들 가운데서는 이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건 둘째치고 보고를 패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거나,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일 수록 총장의 말 처럼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죠.
[앵커]
검찰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건가요?
[기자]
"검찰이 쪼개졌다"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다고 보이는데요.
실제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이 감정적인 충돌을 한 것은 맞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 총장은 즉각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의를 표한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는 직접 연락하고 설득해 사의를 만류했고, 대검의 진상조사도 감찰이 아닌 '진상파악'에 불과하다며 중앙지검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죠.
이창수 지검장도 여러차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수사팀을 다독이며 갈등 봉합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어제는 대검과 중앙지검이 동시에 이 지검장의 정례 대면 보고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 했다고 밝혔죠.
일단은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간 셈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조사 방식은 물론, 조사 이후 검찰총장 보고 과정을 두고 여러 갈등이 표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요.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김 여사 조사가 이뤄진 게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논란이 됐던 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김건희 여사는 지난 토요일 오후 1시 반부터 다음날 새벽 1시 20분까지 12시간 가까이 비공개 조사를 받았습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서울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였습니다.
부장검사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고가 가방 수수 의혹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이 조사 방식을 두고 말이 많았죠?
[기자]
네, 이원석 검찰총장은 원칙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사팀의 실무판단 하에 출장조사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거죠.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검사들은 휴대폰을 반납해 지휘부와 연락두절 상태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사상 최초의 현직 영부인 조사이기에 경호와 보안 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를 선택했을 뿐 특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원석 총장은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기자]
네, 조사시기나 방식을 사전에 전혀 보고받지 못한 이 총장은, 밤 늦게 이같은 조사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출근길엔 작심발언을 쏟아냈죠.
직접 들어보시죠.
[이원석/ 검찰총장/지난 22일 :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어 이 총장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면보고를 받으며 수차례 질책하고,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조사를 하는데 검찰총장에겐 사전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이 지검장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던 상태였던 것이었습니다.
과거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이것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은 이 때문에 주가조작 사건을 중앙지검장 책임 하에 조사하고,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한 후 유선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현직 영부인 조사에서 '사후보고'는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하고도 세 시간이 넘게 지나서 보고가 이뤄졌다면서요?
[기자]
네, 당일 김 여사의 조사 상황을 보면, 1시 반부터 7시 무렵까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저녁식사를 했고,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는 8시쯤 시작됐습니다.
수사팀은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 직전 조사를 준비하러 간다며 이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고요.
하지만 이 지검장은 11시 16분이 돼서야 이 총장에게 보고를 합니다.
세시간 가량 늦어진 셈인데, 의도적인 보고 지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다만, 이 지검장은 고가 가방 의혹 조사를 받겠다는 김 여사 측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황서 수사팀과 연락도 힘들어 다소 보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검찰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중앙지검 수사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됐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해서 조사를 한 죄밖에 없는데 감찰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억울하다는 거죠.
고가 가방 수사 실무를 맡은 김경목 부부장은 사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사팀을 제외한 일선 검사들 가운데서는 이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건 둘째치고 보고를 패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거나,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일 수록 총장의 말 처럼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죠.
[앵커]
검찰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건가요?
[기자]
"검찰이 쪼개졌다"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다고 보이는데요.
실제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이 감정적인 충돌을 한 것은 맞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 총장은 즉각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의를 표한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는 직접 연락하고 설득해 사의를 만류했고, 대검의 진상조사도 감찰이 아닌 '진상파악'에 불과하다며 중앙지검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죠.
이창수 지검장도 여러차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수사팀을 다독이며 갈등 봉합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어제는 대검과 중앙지검이 동시에 이 지검장의 정례 대면 보고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 했다고 밝혔죠.
일단은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간 셈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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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7-26 12:34:41
- 수정2024-07-26 13:06:46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조사 방식은 물론, 조사 이후 검찰총장 보고 과정을 두고 여러 갈등이 표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요.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김 여사 조사가 이뤄진 게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논란이 됐던 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김건희 여사는 지난 토요일 오후 1시 반부터 다음날 새벽 1시 20분까지 12시간 가까이 비공개 조사를 받았습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서울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였습니다.
부장검사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고가 가방 수수 의혹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이 조사 방식을 두고 말이 많았죠?
[기자]
네, 이원석 검찰총장은 원칙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사팀의 실무판단 하에 출장조사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거죠.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검사들은 휴대폰을 반납해 지휘부와 연락두절 상태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사상 최초의 현직 영부인 조사이기에 경호와 보안 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를 선택했을 뿐 특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원석 총장은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기자]
네, 조사시기나 방식을 사전에 전혀 보고받지 못한 이 총장은, 밤 늦게 이같은 조사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출근길엔 작심발언을 쏟아냈죠.
직접 들어보시죠.
[이원석/ 검찰총장/지난 22일 :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어 이 총장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면보고를 받으며 수차례 질책하고,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조사를 하는데 검찰총장에겐 사전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이 지검장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던 상태였던 것이었습니다.
과거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이것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은 이 때문에 주가조작 사건을 중앙지검장 책임 하에 조사하고,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한 후 유선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현직 영부인 조사에서 '사후보고'는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하고도 세 시간이 넘게 지나서 보고가 이뤄졌다면서요?
[기자]
네, 당일 김 여사의 조사 상황을 보면, 1시 반부터 7시 무렵까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저녁식사를 했고,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는 8시쯤 시작됐습니다.
수사팀은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 직전 조사를 준비하러 간다며 이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고요.
하지만 이 지검장은 11시 16분이 돼서야 이 총장에게 보고를 합니다.
세시간 가량 늦어진 셈인데, 의도적인 보고 지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다만, 이 지검장은 고가 가방 의혹 조사를 받겠다는 김 여사 측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황서 수사팀과 연락도 힘들어 다소 보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검찰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중앙지검 수사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됐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해서 조사를 한 죄밖에 없는데 감찰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억울하다는 거죠.
고가 가방 수사 실무를 맡은 김경목 부부장은 사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사팀을 제외한 일선 검사들 가운데서는 이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건 둘째치고 보고를 패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거나,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일 수록 총장의 말 처럼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죠.
[앵커]
검찰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건가요?
[기자]
"검찰이 쪼개졌다"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다고 보이는데요.
실제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이 감정적인 충돌을 한 것은 맞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 총장은 즉각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의를 표한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는 직접 연락하고 설득해 사의를 만류했고, 대검의 진상조사도 감찰이 아닌 '진상파악'에 불과하다며 중앙지검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죠.
이창수 지검장도 여러차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수사팀을 다독이며 갈등 봉합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어제는 대검과 중앙지검이 동시에 이 지검장의 정례 대면 보고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 했다고 밝혔죠.
일단은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간 셈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진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조사 방식은 물론, 조사 이후 검찰총장 보고 과정을 두고 여러 갈등이 표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요.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김 여사 조사가 이뤄진 게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논란이 됐던 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김건희 여사는 지난 토요일 오후 1시 반부터 다음날 새벽 1시 20분까지 12시간 가까이 비공개 조사를 받았습니다.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서울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였습니다.
부장검사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고가 가방 수수 의혹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이 조사 방식을 두고 말이 많았죠?
[기자]
네, 이원석 검찰총장은 원칙대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사팀의 실무판단 하에 출장조사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거죠.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검사들은 휴대폰을 반납해 지휘부와 연락두절 상태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사상 최초의 현직 영부인 조사이기에 경호와 보안 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를 선택했을 뿐 특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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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총장은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기자]
네, 조사시기나 방식을 사전에 전혀 보고받지 못한 이 총장은, 밤 늦게 이같은 조사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출근길엔 작심발언을 쏟아냈죠.
직접 들어보시죠.
[이원석/ 검찰총장/지난 22일 :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어 이 총장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면보고를 받으며 수차례 질책하고,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조사를 하는데 검찰총장에겐 사전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이 지검장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던 상태였던 것이었습니다.
과거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이것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은 이 때문에 주가조작 사건을 중앙지검장 책임 하에 조사하고,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한 후 유선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현직 영부인 조사에서 '사후보고'는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고가 가방 수사를 시작하고도 세 시간이 넘게 지나서 보고가 이뤄졌다면서요?
[기자]
네, 당일 김 여사의 조사 상황을 보면, 1시 반부터 7시 무렵까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저녁식사를 했고,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는 8시쯤 시작됐습니다.
수사팀은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조사 직전 조사를 준비하러 간다며 이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고요.
하지만 이 지검장은 11시 16분이 돼서야 이 총장에게 보고를 합니다.
세시간 가량 늦어진 셈인데, 의도적인 보고 지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다만, 이 지검장은 고가 가방 의혹 조사를 받겠다는 김 여사 측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황서 수사팀과 연락도 힘들어 다소 보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검찰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중앙지검 수사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됐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해서 조사를 한 죄밖에 없는데 감찰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억울하다는 거죠.
고가 가방 수사 실무를 맡은 김경목 부부장은 사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사팀을 제외한 일선 검사들 가운데서는 이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건 둘째치고 보고를 패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거나,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일 수록 총장의 말 처럼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죠.
[앵커]
검찰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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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쪼개졌다"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다고 보이는데요.
실제로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이 감정적인 충돌을 한 것은 맞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 총장은 즉각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의를 표한 김경목 부부장검사에게는 직접 연락하고 설득해 사의를 만류했고, 대검의 진상조사도 감찰이 아닌 '진상파악'에 불과하다며 중앙지검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죠.
이창수 지검장도 여러차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수사팀을 다독이며 갈등 봉합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어제는 대검과 중앙지검이 동시에 이 지검장의 정례 대면 보고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 했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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